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신임 사무총장 강대흥 선교사는 27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전폭적 지지를 받아 사무총장이 된 것이 아니라 회원의 1표 때문에 된 만큼, KWMA에 속한 한 단체, 한 단체를 귀하게 생각하고 화합을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노량진 CTS빌딩 13층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강 신임 사무총장은 지금까지의 사역 소개와 함께 향후 4년 임기 동안 한국선교의 건강성을 높이기 위한 크고 작은 구상을 밝히고, KWMA 회원단체의 화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섬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또 앞서 문제 제기가 된 KWMA 거버넌스 및 정관의 합리적 개정에도 노력을 기울여 더이상 행정적 흔들림이 없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34년간 예장합동총회 세계선교회(GMS) 태국 선교사로 활동하고 GMS 사무총장, 한인세계선교사회(KWMF) 대표회장, 아시아기독교연구원 원장, 방콕포럼 코디네이터 등으로 활동한 강대흥 신임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사무총장 선거에서 출석인원의 과반수(141표 중 71표)보다 1표가 적은 70표를 얻어 선출되지 못했다. 그러나 22일 열린 속회총회 재투표에서는 출석인원의 과반수(128표 중 65표)보다 1표 많은 66표로 당선됐다.
이날 강 신임 사무총장은 “KWMA는 교단선교부와 전문 선교단체를 섬겨 산하 회원단체가 사역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돕는 단체”라며 “특별히 코로나 시대를 맞아 한국선교사들이 국내에 많이 돌아와 있는데, 선교사와 교회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정확하게 선을 그어주고 방향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방향을 정해 나가려면 선교와 관련된 지역교회 목사, 선교단체 리더, 현장 선교사와 선교학 교수들이 모여 선교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예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동 등에서 각자 경험한 이슬람 선교가 다르기 때문에 이슬람을 보는 관점에 따라 ‘매파’ ‘비둘기파’로 나뉜다면, 한국교회의 전체적인 이슬람 선교 방향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선교지 이양 이슈와 관련해서는 “현재 한국교회가 가진 주요 인프라가 과거 외국 선교사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물려준 것인 만큼, 한국선교사들도 현지교회에 건강하게 이양한 사례를 알리고 샘플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선교사는 “이처럼 주요 이슈마다 타협을 만들어 한국교회 선교가 건강하게 나아가는 데 쓰임을 받고 싶고, 그 일을 하고 싶어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했다”면서 “저희가 가진 모든 네트워크와 자원을 동원해 선교단체가 기쁘게 잘 사역할 수 있도록 돕는 촉매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뿐 아니라 “미국, 유럽식 선교 모델은 너무 고비용이 들기 때문에 글로벌 사우스(제3세계) 교회가 한국교회를 기준으로 할 선교 모델을 보여주어 글로벌 사우스 선교운동을 열심히 돕고 섬기려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시대를 극복할 선교적 전략으로는 △국내 250만 외국인 이주민·다문화 사역 활성화 △지역교회의 선교적 목회 지원 △귀국 선교사 격려 시스템 구축 등을 언급했다.
이주민·다문화 사역과 관련해서는 기존 ‘이주민 사역자’ 명칭을 ‘언어권 선교사’로 바꾸어 해외 선교사와 같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실제 교회가 이들을 파송하고 후원할 수 있도록 격려하겠다고 했다. 태국에서 태국인 사역을 하는 경우만 태국 선교사가 아니라 한국이나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태국인 사역을 하는 선교사도 태국 선교사로 부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역교회 선교 동원과 관련해서는 “주일마다 교회에서 목사님이 말씀을 전하므로 목사님만 생각이 바뀌면 한국교인 전체가 선교 훈련을 받을 수 있다. 또 목사님 생각만 바뀌면 이미 한국 전체에 수많은 선교센터가 있는 것”이라며 “목사님들이 선교적 목회를 할 수 있도록 전문 선교단체와 교재를 만들어 불특정 다수가 아닌 일대일로 모셔 불교권·이슬람권·힌두권 등에 대한 이해를 심어주려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교회 목회자가 교인들을 선교적으로 훈련시키도록 하고, 선교단체와 교회가 유기적 관계를 이루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강 신임 사무총장은 “코로나로 인해 당분간 해외에 나가기 어렵고, 한국교회가 어려움을 당하고 있어 어떻게 교회가 건강해지고 사회적으로 존중받을지, 선교적으로는 어떻게 할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귀국 선교사들이 많은데, 이분들이 어려움을 당할 때 한국교회의 흐름을 주도하여 위로받고 격려받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사무총장 임기 내에 △지역교회 목사, 선교단체 리더, 현장 선교사, 선교학 교수가 소통하며 합의를 만드는 시스템 구축 △30대, 40대, 50대 리더십 그룹을 세워 양육하고 네트워크를 만들어 미래 선교 리더십 대비 △코로나 시대에 선택과 집중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해 KWMA가 향후 2년간 우선순위로 진행할 아젠다와 선교적 합의를 만들어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파송 선교사들의 소리를 경청하여 흐름이 만들어지면 정책을 만들어 돕고 △선교사 자녀(MK)나 목회자 자녀(PK), 제3문화 아이들(TCK)이 헌신하고 양육 받을 플랫폼을 만들어 일정 기간 훈련하여 사역할 수 있도록 돕는 계획도 제시했다. 또 △선교사에 쉼터로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세금 부과에 대해 정부와 대화 채널을 만들어 선교단체에 유익이 되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 감염 확산과 신학 사상 등이 논란이 된 KWMA 회원단체인 인터콥과 관련해서는 “앞서 2011년 2013년 지적을 받아 KWMA의 신학 지도를 받은 적이 있고, 2018년에도 2년간 회원 활동이 정지되고 신학 지도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한 번 더, 세 번째 지적을 받게 되면 그 다음은 없는 것이어서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강 신임 사무총장은 “어쨌든 인터콥에 대한 제 생각은 두 가지”라며 “첫째 ‘인터콥이 신학적으로 옳으냐’인데, KWMA는 신학적으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 위해 모인 단체가 아니고 어떻게 하면 한국교회가 선교를 잘할지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단체다. 현재 KWMA 본부는 각 교단에 공문을 보내 인터콥에 대한 생각을 수렴하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강 신임 사무총장은 “둘째 (인터콥에 관해) 신문에 오르내리는 팩트와 관련돼 있는데, 심사가 필요하고 정밀 조사를 해야될 것”이라며 “인터콥을 두둔하고 싶은 마음도, 무조건 정죄하고 싶은 마음도 없으며 저와 인터콥과 관련된 것도 아무것도 없으므로 바르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생각하더라도 공정하다는 느낌을 가져야 하는데 자료와 팩트가 모이는 대로 정책위원회의 이야기와 인터콥의 해명, 운영이사회, 선교계 어른들의 이야기도 듣고 최종적으로 공청회를 하여 법인이사회에 올려 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KWMA는 1월 29일 법인이사회, 운영이사회, 정책위원회 등을 망라한 거버넌스 TF팀의 첫 모임을 갖고,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강 신임 사무총장은 “추후 공청회를 통해 누가 봐도 합리적인 정관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