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동맹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국인 사망자가 40만명이 넘은 어려운 상황에서 분노를 수습하고 단결하자는 호소도 나왔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가 올린 바이든 당선인 취임사 전문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여기 국경 너머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내 메시지가 있다"면서 동맹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동맹을 복원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며 "어제의 과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오늘 그리고 내일의 과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끝내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우리는 평화, 발전, 안전을 위해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나 한반도 문제를 별도로 언급하진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상당 부분을 서로를 향한 적대감을 거두고 단결하자고 촉구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주의가 소중하다는 걸 다시 배웠다. 민주주의는 깨지기 쉽다"며 "불과 며칠 전 폭력이 의회의사당의 기반을 흔들려고 했던 이 성지에서 우리는 지난 2세기 이상 그래왔듯이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수행하기 위해 한 국가로서 모였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양당의 전 대통령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취임식에 빌 클린턴, 조지 W.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를 깨고 불참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역사상 지금 우리가 처한 것보다 더 많은 도전을 받거나 더 힘든 시간을 보낸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한 세기에 한 번뿐인 바이러스가 조용히 전국을 휩쓸고 있다. 미국은 일년 동안 2차 세계대전에서 잃은 만큼의 생명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수십만개의 사업장이 문을 닫았다"며 "인종 정의에 대한 외침이 우리를 움직였다. 모든 이들을 위한 정의의 꿈은 더는 미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이제 정치적 극단주의, 백인 우월주의, 국내 테러리즘의 등장은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이며, 우리는 이것들을 물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도전을 극복하려면, 영혼을 회복하고 미국의 미래를 담보하려면 말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며 "민주주의에서 가장 이루기 힘든 것을 필요로 한다. 바로 단결,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단결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어리석은 판타지처럼 들린다는 걸 안다"며 "우리를 분열시키는 힘이 깊고 실재한다는 걸 알지만 새로운 게 아니란 것도 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역사는 우리가 평등하게 만들어졌다는 미국의 이상과 추악한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투쟁해왔다"며 "전투는 반복되며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내전, 대공황, 세계 대전, 9·11 테러 사건을 통해 그리고 투쟁, 희생, 좌절을 통해 우리의 선한 본성이 항상 승리했다"며 "그리고 우리는 지금 이걸 할 수 있다. 우리는 서로를 적이 아닌 이웃으로 볼 수 있고, 위엄과 존경으로 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말을 똑똑히 들어달라. 의견 불일치가 분열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며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걸 약속한다.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맹세하건대 나를 지지한 사람을 위해서 싸우는 만큼, 나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도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어두운 겨울을 견뎌내기 위해 우리의 모든 힘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바이러스의 가장 치명적이고 힘든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정치는 제쳐두고 이 팬데믹(전 세계적인 유행병)을 마침내 '하나의 국가'로서 직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