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등 아동학대에 대한 한국교회의 책임

교회일반
선교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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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신대 전 총장 고세진 박사. ©기독일보DB

십육 개월 된 정인이가 양부모에게 살해 당한 사건을 두고, 입양에 대한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이건 입양문제가 아니다. 친부모에게 당하는 아이들이 몇 백 퍼센트 더 많기 때문이다. 정부관료들이건, 종교지도자들이건, 이 문제를 가지고 입양문제를 어렵게 만들어서 가정과 부모가 필요한 어린 아이들을 궁지로 몰아넣지 말기를 강력히 주문한다.

이 문제의 핵심은 인륜과 기독교 신앙의 실패이다. 그 중심에는 한국교회(천주교+개신교)의 실패와 만회해야 할 책임이 있다. 왜 그런가?

1. 정인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2016년으로 가보자.

정인이를 죽인 양부모는 양쪽이 다 목사의 자제들이다. 그런데 목사 부부가 직접 딸을 죽여서 방 구석에 놓고 이불을 덮어 11개월 동안 방치하여 미이라가 되게 한 처참한 사건을 기억하는가?

2016년 2월에 A는 중학생 딸 B(13)를 새벽에 5시간이나 철봉과 빗자루로 때려서 죽게 하였다. B는 초등학교 6년을 개근한 성실한 아이였다고 한다.

A는 S신학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서 S신학대에서 겸임교수가 되었고 동시에 부천 H교회의 담임목사로 시무하는 중이었다.

그는 경찰 조사 중에, 죽은 딸을 놓고 기도를 하면 부활할 줄 알고 시신을 11개월 동안 방안에 방치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시신 썩는 냄새가 나니 향초와 방향제를 집안 여기저기에 두어서 악취를 없애려고 했다고 한다.

A의 말을 듣다 보면, 한국의 정상적인 신학대학을 나오고 그 교단에서 교수와 목회를 하는 자가 사이비 종교지도자나 무속인이나 유사종교인도 하지 않을 소리를 하고 있다는 분노가 터져 올랐다.

자유주의 신학의 첨단에 서 있는 독일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A가 아무런 신학공부를 하지 않은 무당도 하지 않을 처참한 짓과 소리를 하고 있었으니, 차마 귀를 열고 듣고, 눈을 떠서 볼 수 없는 악마의 작태이었다.

여기에서 우리가 이것은 어떤 신학교와 어떤 교단에서 일어난 하나의 헤프닝이라고 하면 안 된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신학과 행위의 현주소를 들여 다 보게 하는 창문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목사이며 신학교 교수인 자가 자기 딸을 살해하고 방에 방치하여 시체 썩는 냄새를 맡아가면서 거의 일 년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이를 찾던 경찰 조사로 발견이 안 되었다면, 그는 2년이고 3년이고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그래야 살인죄가 드러나지 않을테니까.

더 길게 여러 소리로 논설을 펴고 싶지 않다. 이 사건은 한국 개신교의 수명이 다했다는 증거이다. 개신교의 신학자가 도덕율을 가르치는 유생만도 못하고 윤회설을 설파하는 중만도 못하게 악마적으로 타락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 이런 저런 목사들이 말로만 사과를 하고 넘어 간 것이 잘못이다. 온 한국교회가 환골탈태하는 회개와 갱신을 몇 날 몇 달이건 했어야 하는데, 싸구려 말 몇 마디로 지나갔다. 그러니 정인이 사건이 터졌다. 이런 식으로 다른 곳들에서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이 반성경적, 반기독교적 범죄를 저지르는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말 몇 마디로 덮은 것은 여호와/야웨 하나님을 우롱한 행위들이었다.

그런 위선을 넘어서 악마의 본성을 가진 자가 학생들을 가르쳤으니, 어찌 그런 신학교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 신학교만 그런가? 다른 신학교들이 반성경적, 반기독교적인 짓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교회를 원망하거나 폄하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빨리 원래 예수께서 원하셨던 자리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에 가슴 아프게 잘못을 되짚어 보는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그때 받은 충격을 해소할 길이 없어서, A와 잘 아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 왔는지를 탐문하고, 한국교회가 어떻게 해야 예수가 원하는 길로 돌아 올 수 있을지 고민하고 반성하고 몸부림을 쳤었다. 결국 A는 20년 징역, 그의 마누라는 15년 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5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 양의 묘지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뉴시스

2. 이제 2021년 벽두를 강타한 정인이 사건을 보자.

이 사건의 핵심은 입양문제가 아님을 다시 강조한다. 핵심은 교회의 비윤리성과 목회자들의 타락, 즉 한국교회의 실패에 기인한다.

어느 종교나 평신도들은 순수하다. 사제들이 시키는 대로 기도하고 헌금하고 봉사한다. 문제는 그들의 지도자들, 목사, 신부, 중, 사제, 이런 사람들이다. 그들의 타락은 그 종교를 수직으로 추락시킨다.

정인이의 사진을 보면, 총명한 아이인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기껏해야 한살 밖에 안 된 이 연약하고 부드럽고 귀여운 아이를, 그렇게 앙상한 뼈만 남게 굶기고, 그렇게 온 피부가 검게 멍들게 때리고, 그렇게 쇄골이 부러지게 패고, 그렇게 대장이 파열되고 췌장이 절단되게 짓밟고, 그렇게 잔인하게 죽였다니, 그 양부모가 악마가 아니라며 어찌 그럴 수가 있었겠는가? 그 아기가 철천지 원수라도 그렇게는 할 수가 없는 것인데.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너무나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 양부모는 불교인인가? 아니. 유교인인가? 아니. 무당인가? 아니. 유사종교인인가 아니면 사이비 종교인인가?

그러면 뭔가? 개신교 목사들의 자녀들이다. 정인이의 양모 C의 아버지는 H시 기독교연합회 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장로교 소속 Y교회 담임목사인 D목사이며, 그의 어머니는 그 교회 소속 어린이집의 원장이라고 한다.

정인이의 양부 E 역시 한 교회의 목회자 아들이라고 한다.

두 사람은 유명한 개신교계 대학인 H대 출신인데, C는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하였고 E는 상담심리학부를 졸업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양부는 한 기독교 방송에서 행정직원이었다.

위에서 본 신학대학 교수가 딸을 살해한 것과 합쳐 보자, 이제는 신학대뿐만 아니라 개신교계 일반 대학에서도 악마적 살인자들이 연계됨을 볼 수 있다. 또 장로교, 성결교, 침례교 등 한국의 정통교단이라고 하는 교단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기독교 방송도 나타난다. 교수, 목사, 목사의 자녀들이 망라되었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신학교, 교회, 언론계를 포함하는 전 분야에서 총체적인 타락이 깊어진 것을 나타낸 것이고, 일부인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악마적인 행태가 드러난 것이다.

양부모가 짐승 이하인 것은, 그렇게 아이를 학대하면서도 EBS 방송의 "어느 평범한 가족"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천사 같은 부모 코스프레를 했고 입양했다고 칭찬받는 일에 골몰했다는 것이다. 오른손이 하는 착한 일을 왼손도 모르게 하라고 한 예수의 말씀을 알고는 있었을 것이다.

영장실질심사에서는 양부가 "하나님만이 인간을 심판할 수 있기에 인간이 인간을 심판할 수 없으므로 그 누구도 자신을 심판할 수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이것은 기독교 신학을 알고 있는 자가 그것을 비틀어서 자신을 변호하는 도구로 쓴 것이다.

사실인지 아닌지, 더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린다. 양부모가 정인이를 입양한 것은 2자녀 혜택 특별대출금을 받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일부는 이미 돈 때문에 썩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인데, 만약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들은 아이의 생명을 돈과 바꾼 것이다. 예수는 죽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주었는데, 이 인간들은 돈을 얻기 위해서 아이의 생명을 노략질 한 것이다.

양모의 친정아버지 D목사는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딸과 사위가 저지른 일에 왜 내가 욕을 먹어야 하느냐?"고 대거리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변호사를 10명이나 선임을 했는데, 시민들의 항의로 변호사들이 선임을 취소했다고 한다.

자, 이제 잘 알려진 교회 지도자들이 말로 하는 사죄가 시작되었다. '정인아 미안해'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가슴이 아프다, 정인이의 죽음이 안타깝다, 정인이의 양부모가 기독교인이라서 참담한 심정이고 사죄한다 등등.

또 이렇게 말로 덮고 지나가고, 한국교회는 더욱더 지옥의 밑바닥을 향하여 추락하여 갈 것이다.

이 사건도 역시 한국교회의 실패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양적인 팽창과 물질적인 화려함을 목회 성공의 바로미터로 여기며 지나온 30년이 마침내 한국교회를 구렁에 처박았다. 그것은 승객들의 잘못은 조금이고 운전을 한 지도자들의 거대한 잘못이다.

가슴 아프다는 말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감성적으로 터치하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학대 받아 숨진 것으로 알려진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시민들이 호송차량의 앞을 막으며 사형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3. 한국교회의 실패를 만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위의 두 가족 살인 사건들은, 한국교회 신자들의 삶이 예수가 원하는 방향에서 이탈하여, 비뚤어진 신학, 영민하지만 잔머리 굴리는 궤변, 물질 만능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악마적 성향으로 숙성, 인간의 목숨을 제물로 삼는 사기술, 자식의 잘못에 가책을 못 느끼는 부모, 교회는 다니지만 샤머니즘만도 못한 생활규준, 신학자나 일반인이나 구분이 안 됨, 목사 가족이나 불신자 가족이나 구분이 안 됨, 철저한 회개와 갱신과 새로워짐이 없이 말로 방치는 처세술로 도배된 교회 지도자들의 모습, 성령을 말하나 악마와 동행하는 신앙생활, 여호와 하나님을 무서워하지 않는 자기중심주의, 예수를 이용한 명예 벌이와 밥벌이와 축재 등 이런 것들이 백화점진열대처럼 종합적으로 드러난 현상이다.

우리는 시급히 다음과 같이 해서 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로 복귀해야 한다.

(1) 이제 한국교회, 이 경우에는 개신교회의 목사들은 일치단결하여 앞으로 100일 동안 참회 기도와 갱신 집회를 하고 신자들을 잘못 가르치고 교회를 잘못 인도한 죄를 자복하고 용서받아서 새로운 사명자로 거듭나야 한다.

(2) 물질과 번영을 주제로 한 설교를 중지하고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것만을 설교해야 한다.

(3) 신학교 지원자들을 철저하게 검증하여 주의 종이 될 만한 사람을 입학시키고, 목사가 되는 단계에서도 확실하게 검증해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교회가 살길이다. 이제 개신교는 마르틴 루터를 필두로 기독교개혁이 일어났던 때의 천주교만큼 타락했다. 아니 어쩌면 더 타락했는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자정 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개신교회도 타도되어야만 한다. 존재가치를 상실한 교회는 하나님이 뱉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교회를 나의 어머니로 생각한다. 이제 나의 어머니가 병들었다. 나는 병든 어머니를 버릴 수 없다. 어떻게 하던지 명의를 들이대어 어머니를 살려내 건강하시게 해야 한다. 그게 아들의 의무이다.

내 어머니인 교회를 병들게 한 자들은 목사들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병든 어머니를 살려낼 명의도 목사들이다. 그러므로 나는 목사들에게 간절히 요구한다. 이쯤에서 정신 차리고 어머니를 살리자고.

이것은 이제 더이상 "미안해" 하고 넘어 갈 일이 아니다.

양심적인 목사들의 적극적인 반응을 기대한다.

“너의 눈으로 너 자신을 지혜롭다고 여기지 말라. 여호와를 두려워하고 악을 차단하라”(잠언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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