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천2백만건 낙태… 전염병 사망자 훨씬 웃돌아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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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지난해 1월 18일 워싱턴 D. C.에서 열린 낙태 반대 집회인 ‘생명의 행진’. ⓒMarch for Life

2020년 한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약 4천2백만 건의 낙태가 발생했으며 이는 전염병 사망자 수인 1천3백만 명을 훨씬 웃도는 숫자라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도미터(Worldometer)에 의하면,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수행된 낙태 건수는 4천만 건이 넘었다. 낙태에 관한 월도미터의 통계는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새해 전날, 인터넷 아카이드 도구인 ‘더 웨이백 머신’(The Wayback Machine)에 의해 찍힌 월도미터의 마지막 스냅샷에 따르면, 연간 4천260만 건의 낙태 시술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해, 2020년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1천3백만 명이었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820만 명, 흡연과 음주로 인한 사망자는 각각 510만 명, 250만 명을 기록했다.

좁스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사망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80만 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40만 명,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0만 명이었다. 낙태를 제외한 2020년 전 세계 사망자 수는 5천900만 명이었다.

CP는 “낙태가 또 다른 통계가 아닌 사망 원인으로 간주된다면, 2020년 전 세계 사망자 수는 1억 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월도미터에 따르면 2019년에는 4천240만 건의 낙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는 전 세계적인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낙태 찬성단체인 구트마허연구소(Guttmacher Institute)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미국에서 약 86만2천320건의 낙태가 이뤄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같은 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64만7천457명이었다. 당시 낙태를 제외한 미국인의 총 사망자 수는 281만3천503명이었다.

세계 각국은 낙태에 대해 양극화된 접근을 취하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 의회는 임신 첫 14주 안으로 선택적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과거 아르헨티나는 여성이 강간을 당하거나 임신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했다.

2020년 10월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기형인 태아의 낙태를 허용하는 법률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폴란드에서 강간, 근친상간, 어머니의 생명이나 건강이 위험에 처했을 경우에만 낙태를 합법화하는 효과가 있었다.

입소스가 작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낙태에 대한 세계적 추세를 추적하기 시작한 이후 대부분의 국가에서 낙태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낙태에 대한 지지율은 2014년 72%에서 2020년 70%로 떨어졌다.

낙태에 대한 지지율이 가장 크게 감소한 국가는 독일로 9%가 줄었다. 스웨덴,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도 낙태에 대한 지지율이 줄었다. 반면 벨기에, 호주, 캐나다, 아르헨티나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낙태에 대한 지지율이 증가했으며, 특히 한국의 경우는 20% 가까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