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조직신학)가 지난 27일 TGC 코리아 복음연합 홈페이지에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것을 믿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창조하셨고 그의 거룩하신 뜻에 따라 섭리하신다는 것에 이미 포함된 것이지만 인간의 창조와 그들에 대한 섭리를 따로 말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이전 신앙고백서들도 하나님의 창조 일반에 대해서 말한 후에 다시 인간의 창조에 대해서 말한다”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과거의 진정한 신앙인들은 인간 창조를 창세기 기록에 따라서 믿고 고백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간들을 땅의 고운 흙으로부터 만드셨다는 말이나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만드셨다는 말은 모두 창세기에 기록된 말이다. 창세기 기록을 믿지 않으면 인간 창조에 대해서 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그렇게 말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말이 된다”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땅의 고운 흙을 사용하셔서 성경 가운데서 유일하게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언급되는 인간을 만드신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 우리들은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그 구성 요소들이 결국 땅의 있는 모든 요소들과 같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과연 창세기가 말하고 있는 것이 매우 정교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초의 남녀가 창조의 여섯째 날 맨 마지막 피조물로 만들어졌음을 창세기 1장에서 배운(27절, 31절) 우리는 그 마지막 창조의 과정의 구체적인 모습을 창세기 2장에서 배우게 된다”며 “먼저 땅의 고운 흙으로 남자(아담)을 지으시고(창 2:7) 그로 하여금 동물들과 새들의 이름을 짓는 일을 하게 하시고(창 2:18~20), 그 가운데서 자신이 홀로 있음과 ‘그에게 상응하는 돕는 자’(우리 말 돕는 배필의 더 정확한 표현)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시고, 깊이 잠들게 하신 후에 갈빗대 하나를 취하여 여자를 만드셔서(21절) 그 남자(아담)에게 이끌어 와(22절) 그들이 혼인하게 하시고, 이를 기점으로 하여 이후로는 ‘남자가 그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찌로다’라고 선언하여(창 2:24) 혼인 제도도 하나님께서 만드셨음을 창세기 2장에서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땅에 성자께서 성육신하여 오셨을 때, 사람들의 이상한 질문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이 구절을 인용하시면서 사람을 지으신 이가 본래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지으시고 말씀하시기를 ‘그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 하신 것을 읽지 못하였느냐?라고 질문하신 일이 있다(마 19:4~5)”며 “예수님께서 창세기 1장의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는 말씀과 2장의 말씀을 다 그대로 받아들이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예수님을 따라서 창세기 1장과 2장의 기록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하나님께서 여기서 말씀하신대로 본래 사람을 지으셨다는 것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셨음을 믿는다는 것은 이렇게 창세기의 기록을 그대로 믿는다는 것과 같이 간다. 더 놀라운 것은 최초의 사람들만 그렇게 놀랍게 만드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을 사용하셔서 오늘도 창조하시는 새로운 사람들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드시는 그 놀라운 인간 창조의 일이 계속된다는 것”이라며 “최초의 남자(아담과) 여자를 창조하시고 그들을 혼인하게 하신 하나님께서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는 말로 명령(creation mandate)하시면서 복주셨다(the benediction of God). 이 명령과 복 주심에 따라 남자와 여자가 혼인하여 생육할 때에 새롭게 창조되는 아기들도 모두 하나님께서 친히 창조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초의 창조 때에 땅의 고운 흙을 사용하셨던 것처럼, 이제는 더 인격적인 존재들인 부모될 이들을 사용하시지만 그들이 제2의 원인으로 작용해도 결국 개별적인 인간 생명은 다 하나님께서 친히 창조하시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우리들은 정자와 난자가 합하여지는 그 때부터를 인간 생명의 시작으로 보며, 결국 자궁 외 임신처럼 어머니와 자녀의 생명 모두가 위태로운 때 외에는 모든 낙태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인간 복제, 그 위험한 도전’ 이승구, 2006). 그래서 우리들은 인간 영혼은 다 하나님께서 직접 창조하신다고 보는 견해가 가장 적절하다. 하나님은 참으로 ‘모든 영의 아버지’(히 12:9)이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와 같이 놀랍게 창조된 사람을 기독교 전통에서는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이라고 한다. 이것도 창세기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셨다고 하신 말씀을 따라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라며 “창세기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라고 하신(창1:26) 말을 따라 기독교에서는 우리들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다고 말한다”고 했다.
또 “이 때 형상과 모양이라는 말을 이전 교부들이나 천주교회처럼 각기 다른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일종의 병행법적인 표현으로 보면서 같은 것을 지칭하는 것을 보는 것이 창세기에 대한 유대인 해석자들을 따르는 종교개혁의 전통”이라며 “그리고 다른 존재가 그렇게 고귀한 명칭으로 불린 일이 없고 오직 사람만이 이런 식으로 창조되었음을 확인하고서 우리들은 오직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한다. 이는 이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대로 단순히 인간은 고귀한 존재라고 말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오직 기독교 전통에서만 그 인간의 고귀성을 하나님의 형상에서 찾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할 때만 인권(人權)을 제대로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본래 이 형상(imago)이라는 이 말은 결국 ‘반영’이라는 뜻을 지닌다. 여기 피조물인 사람이 있는 데, 그들이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반영하도록, 그럴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부여 받아 지음을 받았다는 놀라운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인간은 하나님을 반영할 때가 가장 정상적인 사람이 된다. 하나님께서 어떤 분인지를 성령님의 인도하심 가운데서 성경에 근거해 잘 궁구해서 그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그의 존재 전체로 드러낼 때가 참사람의 모습이 드러날 때인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회가 말하는 참 인간화”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 앞에서 의롭고 거룩하며 하나님의 뜻을 잘 알 수 있는 것이, 그리고 그 하나님의 뜻에 자신들의 의지를 부합시키는 것이 하나님을 따라 생각하며 사는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계시해 주시는 것에 따라 하나님의 생각을 쫓으며, 그 계시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을 의식적으로 순종하여 하나님께서 선하다고 하는 것을 자신들도 선하다고 여기며 사는 것이 하나님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렇게 제대로 하는 것을 본래적인 의(原義, original righteousness)라고 해 왔고, 이를 좁은 의미로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했다”며 “이것이 본래 창조된 인간의 상태였다. 이런 내용물이 채워질 수 있도록 그렇게 할 수 있는 기능을 넓은 의미의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하기도 했다. 본래 사람은 이렇게 폭넓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안타까운 일은 인간들이 원래 이런 고귀한 창조 상태(원상태)에서 떨어진 타락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고, 따라서 인간들이 본래 이런 식으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사실”이라며 “타락한 인간의 근본적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여기에 있는 타락한 인간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그것도 동물이 아닌 사람이기에 더 잘못된 방식으로 하나님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고귀성과 명확히 대조되는 인간의 비참한 모습”이라고 했다.
아울러 “인간의 유일한 희망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뿐이다. 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며 “하나님의 참 형상으로 오셔서 구속을 이루셔서 우리로 창조의 그 모습을 다시 회복하면서 이제 다시는 타락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게 하시는 그분과 연합하여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