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올해는 오디오북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한 해였다. 다양한 플랫폼이 독자들과의 만남을 시도했고 이를 통해 '듣는 독서'라는 새로운 독서문화의 기반을 다졌다.
지식 콘텐츠 플랫폼 윌라는 14일 올해 오디오북 연말 결산과 함께 내년 트렌드 전망을 발표했다. 이 중 연말결산 오디오북 인기 차트는 올 1월부터 11월30일까지의 이용자 재생 시간을 합산해 산출했다.
윌라는 올해 오디오북 흐름을 보인 키워드로 ▲영향력 ▲독서력 ▲매력 ▲강력 등 '4가지의 힘'을 선정했다.
윌라는 올해 국내 오디오북 콘텐츠의 양적 증가와 윌라 이용률 성장을 통해 오디오북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해로 정의했다. 그만큼 '영향력'을 키운 한 해였다는 분석이다.
실제 윌라의 오디오북 콘텐츠는 전년 대비 90.1% 늘었고 전체 회원수도 약 394% 증가했다. 특히 유료 구독자 수는 800%이상 크게 성장했다.
월 평균 회원 1명당 재생시간은 지난해 0.9시간에서 올해 2.3시간으로 2배 이상 늘었으며 완독율은 전년도 38.2%에서 올해 40.9%로 2.7% 증가했다.
이와 함께 개인 '독서력'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윌라 회원 대상으로 독서습관을 조사한 결과 올해 월 평균 종이책 독서량은 1.1권이었던데 비해 오디오북은 월 평균 7.4권으로 집계됐다.
윌라 측은 "이러한 독서량 증가는 일상생활 속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서 독서가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실제 독서를 가장 많이 하는 장소를 묻는 문항에 종이책은 ▲집에서(49%) ▲교통편 이용 시(16%) ▲직장 및 학교(12%)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디오북은 ▲교통편 이용 시(32%) ▲집에서(23%) ▲운동 및 산책(195) 등이었다. 운동과 산책, 운전 상황 등 기존 독서가 불가했던 상황에서 오디오북으로 책을 읽는다는 답변이 두드러졌다. 독서방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눈여겨볼 수 있는 부분이다.
윌라 연말결산 오디오북 인기 차트를 살펴보면 종이책으로 사랑받은 베스트셀러들이 오디오북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출간한지 3년 이상된 작품들도 오디오북으로 출간되며 연말결산 차트 상위에 오른 책들도 눈에 띄었다. 스테디셀러들의 '매력'이 확인된 셈이다.
2012년 출간된 '시간을 파는 상점'(9위), 2013년 출간 '부의 추월차선'(4위), 2014년 출간 '미움받을 용기'(6위), 2016년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11위) 등 종이책 출간 시기가 꽤 오래된 콘텐츠도 오디오북으로 재출시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부의 추월차선'의 경우 오디오북으로 서비스된 이후 윌라 오디오북 인기 순위 10주간 1위를 기록했고 그 이후에도 3개월 동안 상위 5위권을 벗어나지 않는 등 이용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윌라는 내년 트렌드 키워드로 '소설'과 '주니어'를 꼽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집콕생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소설 장르, 오디오북 큰 손인 주니어 독자층을 중심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 셈이다.
윌라 측은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족이 증가하고 현실의 어려움을 달래주는 문학 작품이 강세를 보인 만큼 내년 역시 콘텐츠 장르에서 경제지, 실용서보다는 소설 작품의 인기몰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오디오북 애용 연령 역시 코로나19로 온라인 학습을 주로 하며 스마트기기에 익숙해진 주니어 세대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기기로 학습하는 것이 익숙한 영유아와 청소년 이용자가 독서 역시 오디오북으로 하며 기존 성인 이용자와 대등한 수준으로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윌라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한국어 오디오북인 '교통경찰의 밤'과 김진명 대하소설 '고구려' 전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 예정인 류츠신의 '삼체' 시리즈,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 원작 소설 '날씨의 아이' 등 소설과 다양한 주니어 도서 오디오북 제작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