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등 급변하는 시기에 한국교회에 새로운 선교 전략과 방향을 모색하는 대담이 제19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서 진행됐다.
8일 ‘뉴 웨이브(New Wave) 선교 대응’ 프로그램에는 조용중 KWMA 사무총장을 좌장으로 박동찬 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 위원장(일산광림교회 담임목사), 김홍주 온누리 2000 선교본부장이 대담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해외 재난구호, 난민, 국내 이주민 사역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고, 이와 관련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협력, 동참을 당부했다. 현재 전 세계 난민 수는 약 7,950만 명(유엔난민기구 통계)으로 전 세계 인구 100명당 1명꼴이며, 국내 이주민 수는 250만 명, 국내 누적 난민 신청건은 70,254건(법무부 2020년 8월 통계)이다.
박동찬 목사 “한 교회가 난민 쉘터 하나씩 만들면 좋겠다”
KWMA 운영이사이기도 한 박동찬 목사는 우선 난민선교실행위원회가 국내외에서 진행해 온 난민 사역을 소개했다. 위원회는 지난 9월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직후 한국 성도들이 보내온 후원금과 현장을 직접 방문한 한국 봉사자들을 통해 난민의 필요를 섬기는 사역을 했다. 또 국내뿐 아니라 국제 난민 단체들과도 연합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목사는 난민 사역에 대해 “난민을 돕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말씀을 전해 저들을 구원하고 중동과 이슬람권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신 것”이라며 “중동 선교나 이슬람 선교는 굉장히 어렵고 개종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인데, 실제 레바논, 터키, 그리스에서 만나본 난민들은 종교를 넘어서서 마음이 다 가난해져 있고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교회와 선교단체가 마음을 합쳐 마지막 때 난민 선교를 통해 복음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중동 지역과 이슬람권에 복음이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며 “(도움을 받은) 난민이 스스로 기독교인이 되면서 견고하게 믿음을 지켜나가는 사례를 보면서 감동이 되고, 한번 사역 현장을 다녀오면 수많은 간증 거리가 생기는 것을 보면서 난민 선교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난민 선교 방안으로 “국내에 들어온 난민 신청자들을 위해 한 교회가 쉘터(Shelter, 쉼터) 하나의 전세비를 지원하여, 지역마다 쉘터를 만들면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이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직업훈련학교나 기술을 가르쳐주어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 있다”며 “그들이 나중에 상황이 좋아져 본국으로 돌아가면 선교에 역할을 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에 실제로 참여해주는 교회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동찬 목사는 코로나 시대 한국선교에 대해 “위기는 위험하기도 하지만 기회가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모든 것에는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인도하심이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교회도, 선교계도 힘을 내 하나님 뜻을 잘 이뤄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홍주 목사 “지방 이주민 사역 위해 KWMA, 선교사, 지역교회 함께 나서길”
김홍주 목사(전 인도네시아 선교사)는 이날 온누리교회의 이주민 사역과 난민 사역을 소개했다. 온누리교회는 현재 안산, 평택, 화성, 김포, 남양주 등 5개 지역 이주민 선교센터를 지원하며, 이곳에서는 15개 언어, 35개 외국어 예배공동체에 속한 1,000~1,200명의 이주민이 매주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이주민을 위한 다문화평생교육원, 지역아동센터, 협동조합 등 다양한 사역도 진행하고 있다. 난민 사역으로는 우간다에서 남수단 난민을 대상으로, 터키와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등지에서 시리아 난민 사역 등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홍주 목사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선교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는데, 새롭게 하나님이 열어주시고 보여주시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중 하나가 이주민이고 난민 사역이 아닐까 생각한다.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이주민과 난민의 증가 추세는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이번에 많은 코로나 재난지원을 했다”며 “저희 교회도 코로나가 처음 터졌을 때는 굉장히 위축되고 선교비가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을 바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기로 방향을 정했고 당회가 지원해주어 지금까지 많은 이주민, 난민, 어려운 지역을 도왔다. 반응들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김홍주 목사는 이주민 사역과 난민 사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연합 사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이주민 사역에서 안타까운 것은 수도권이나 공단은 이주민 사역단체들이 많이 있지만, 지방이나 남쪽 농어촌, 도서 지역의 이주민은 영적으로 방치되어 있다시피 한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KWMA가 역할을 잘해주어 함께 협력한다면 굉장히 좋은 열매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코로나가 끝나면 선교지에 있는 많은 선교사가 비자를 얻지 못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선교지로 나가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반면 한국에는 굉장히 많은 이주민이 와 있는데 아직 사역이 이뤄지지 못하는 지역이 있기 때문에, KWMA같은 연합단체가 플랫폼이 되어 선교사님들과 지역교회들을 잘 연결해 줄 것”을 제안했다. 김 목사는 “타문화 사역을 해본 선교사들이 지역교회와 연합하여 그 지역의 이주민 사역을 일으켜준다면 지금이 이주민을 선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난민 사역에 대해서는 “난민은 영적인 필요뿐 아니라 삶의 다양한 필요에서부터 직업, 교육, 의료 등을 필요로 한다”며 “이런 필요를 한 선교사 개인이나 한 교회, 한 단체가 감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단체, 교회, 선교사 한 분의 사역이 아니라 난민을 어떻게 총체적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하며 연합하고, 각 기관과 선교사님들이 가진 전문성을 합해서 섬겨야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연합의 제일 큰 방해는 내가 주도하려는 주도권의 문제인 것 같다”며 “주도권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시각, 하나님의 관점으로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의 때 우리가 난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베풀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 굉장히 많은 열매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시대 한국선교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 코로나가 한국교회 선교 체질을 변화시킬 기회이고 새로운 가능성과 새로운 길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기회의 문을 새롭게 보고, 새 가죽부대가 되도록 노력하면 한국선교가 다시 한번 점프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용중 사무총장 “KWMA 기능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참여해달라”
조용중 사무총장은 “전 세계 난민 가운데 3분의 2는 시리아,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수단, 미얀마 등 5개국에서 나오는데, 베네수엘라만 제외하고 무슬림 나라들로서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나라들”이라며 “이러한 난민 상황은 복음이 들어갈 절호의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교사 한 사람을 보내도 무슬림 한 사람을 전도하기 어려운데,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듣는다”며 “한국에 온 250만 이주민, 특히 난민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잘 준비된 사람은 선교사들인데, 그동안 현지에 있다가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강제 귀국한 선교사님들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주민들에게 다가서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KWMA가 그런 역할을 감당하도록 노력해 왔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함께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용중 사무총장은 마지막으로 “정말 어려운 시기를 맞이했으나, 한국 민족만큼 위기대처 능력이 뛰어난 민족이 전 세계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놀라운 대처 능력을 발휘해 왔고, 이런 위기 가운데서도 선교를 감당해 온 선교사들은 특히 더 잘 준비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교회와 선교가 코로나를 맞이해 여러 가지 상황들의 거친 파도를 타고 넘어 새로운 선교의 길을 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