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도둑질이 직업이고 그것을 바꿀 의향이 없는 사람이 성경을 해석하면 어떻게 될까?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는 말씀은 ‘후대에 삽입된’ 것이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도둑질을 죄라고 규정하는 성경을 인정하기 어려워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을 해석할 때, 해석자 자신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을 읽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욕망해야 할지를 알기 위해’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제가 없으면, 해석자는 자신의 탐욕이나 죄를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을 읽게 될 것이다. ‘말씀이 빛이고, 내가 어둠’이라는 전제가 없이, 성경을 해석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죄를 정당화하는 해석으로 끝나게 된다.
이것이 거짓 가르침의 시작이다. 베드로후서는, 성경해석이 ‘제 멋대로’일 때, 거짓 가르침이 생기고, 거기서 교회의 부패와 혼돈과 수치가 생겨난다고 지적한다.
거짓교사의 성경해석의 가장 큰 특징은, ‘제 멋대로, 사사로이’(idios, 이디오스) 해석하는 태도이다. ‘이디오스’에서 ‘이디엇’(idiot)이 나왔다. 성경해석은, 자신의 욕망의 빛을 따라 ‘사사로이’ 해석하는 것이 아니다. 성령과 함께, 교회의 전통 안에서, 삶의 열매와 더불어 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경해석을 통해 가장 먼저 그 어둠과 죄에서 나와야 하는 사람은 바로 해석자 자신이다. 그래서 신적성품에 참여하고 성장하는 일이 없는 성경해석은 거짓이다.
‘기다림’의 해석학이란 무엇인가? ‘말씀의 빛과 생명’이 해석자를 밝히고 살려낼 때까지, 그 말씀 안에, 그 말씀이 그의 안에, 거하게 하는 것이다.
채영삼 교수(백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