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중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은 7일 제19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한선지포)에서 발표한 키노트스피치에서 KWMA가 걸어온 지난 30년을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30년을 향한 도전으로 ‘대면과 비대면을 뛰어넘는 창의적 선교’ ‘세계교회와 협력, 차세대를 세우는 선교’ ‘기본에 충실한 선교’ ‘전인적‧총체적 선교’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롭게 할지어다’라는 주제로 유튜브와 줌으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 조 사무총장은 “2020년 KWMA는 30주년을 맞이했다”면서 “이번 한선지포는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코로나 시대에 앞으로 어떻게 세계선교를 섬겨야 할지 선교 방향을 설정하는 포럼”이라고 설명했다.
KWMA가 30년간 걸어온 길
KWMA의 태동은 1988년 1월 미주 한인교회가 모여 세계한인선교대회를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한국교회동반자선교협의회, 동반자 선교 세미나가 열린 후 한인세계선교협의회가 조직되면서 1990년 6월 25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로 탄생했다. 설립 목적은 교단과 교회, 선교단체가 동반자적 관계를 수립해 세계선교에 임하기 위해서였다. 조 사무총장은 “한국교회 선교운동이 일어나고, 전 세계 흩어진 한인 디아스포라와 함께 선교하기 위해 KWMA가 태동됐다”고 설명했다.
1990~2000년 사이 KWMA는 ‘선교연합단체’로서 자리매김했다고 조 사무총장은 말했다. 민족과 세계복음화를 선언하고 1994년 미전도종족선교운동, 연합선교훈련, 1996년 한국교회미전도종족선교대회, 1997년 목회자 초청 미전도종족선교대회를 열면서 10년 동안 연합단체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2001~2010년은 KWMA가 ‘선교전략적 센터’로서 자리매김하는 기간으로 평가했다. 이 기간 선교잡지 KMQ 창간, 선교타임즈 공동발행, 전방개척선교저널을 협력 발행하고, 선교사케어위원회와 선교정보전략위원회, 디아스포라선교위원회를 세웠다. 2002년에는 선교 사역과 목회 계획을 위한 모임이 한국선교지도자포럼으로 발전했고, 2006년에는 타겟 2030(TARGET 2030)으로 2030년까지 10만 명의 선교사 파송이라는 숫자적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적 측면으로 6개 선교 영역에 대한 실행 계획을 발표하며 동원운동에 마음을 모았다고 조 사무총장은 말했다.
2011~2020년은 KWMA가 ‘세계선교의 동반자’로서 자리매김한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함께 참가한 동경 2010 글로벌 미션 컨설테이션, 2012년 Ethne to Ethne 서울대회, 일본 쓰나미 피해에 대한 국제적 협조, 북아프리카‧중동 쟈스민 시민 혁명과 중동 선교의 전망과 대책, 아프가니스탄 정세 분석화 세미나, 인도차이나반도선교대회, 아프리카선교전략회의, 동경대회, 실크로드포럼, 히말라야포럼 등 다양한 국제대회에 한국교회가 참여했다.
조 사무총장은 특히 “2018년 NCOWE VII(제7차 선교전략회의)은 선교사 파송 증가가 멈춘 위기 상황에서 역대 가장 많은 참석자(1,625명)가 모여 성공적인 대회를 가져 큰 의의가 있다”며 “우리가 다시 선교할 수 있다는 정신을 나누며 한국교회 선교가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19년 12월에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위기감 속에서 시대를 능동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KWMA 본부를 동작구 노량진로 CTS 미디어센터로 이전하여 접근성을 키우고, 방송 미디어를 통해 선교사역을 강화했다”며 “기존 가산동 건물은 KWMA DR(Diaspora-Refugee) 센터로, 이주민과 난민 사역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는 171개국 선교 현장 자료나 논문을 제대로 파악하고 나눌 시스템의 부재로 선교 역사가 단절된 과거에 대한 반성으로 ‘선교사료목록화사업’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30년을 향한 도전은?
조용중 사무총장은 먼저 향후 30년은 ‘대면과 비대면을 뛰어넘는 창의적 선교 시기’임을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의 결과들을 선교적 도구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곳에서 창의적 방법으로 복음이 흘러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세계교회와 협력, 세대 간 연합을 도모함으로 차세대를 세우는 선교’를 강조했다. 조 사무총장은 “선교는 세계 모든 믿는 사람이 함께해야 될 연합선교이며, 세대 연합을 이뤄야만 달성할 수가 있다”며 “예수님의 ‘제자 삼으라’는 말씀으로 지난 2000년을 먼저 이어온 이들의 길을 우리가 이어가고, 또한 우리가 가는 이 길을 다음세대가 이어가야 선교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번 한선지포에서 선교의 세대 계승을 위한 특별 세션을 마련해, 차세대를 어떻게 동원하고 세계선교를 감당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셋째, 기본에 충실한 선교를 강조했다. 조 사무총장은 “급변하는 세계선교 상황에서 무엇보다 하나님의 부름에 따른 기본에 충실한 선교를 해야 한다”며 “지난 몇 달 동안 거리두기로 인해 교회 예배는 참석할 수 없게 되었고 2.5단계로 20명 이상 모이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때,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고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사무총장은 “올해 한선지포 주제는 그동안 선교 과오를 돌아보고, 물량주의적이고 과시적 관습을 버리며, 철저히 말씀과 기도로 무장하는 선교를 다짐하기 위해 정했다”면서 “한국교회 선교가 개인주의, 개교회주의, 교단주의, 단체주의라는 지적을 수없이 들어왔는데, 진정 하나님의 나라 중심의 선교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우리의 선배들, 후배들이, 다른 교회, 다른 교단, 다른 단체가 이렇게 하였기 때문에 한국선교가 이렇게 잘못되었다고 비난하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며 “아버지가 신 포도주를 먹으니 아들의 이가 시다 하겠느냐고 한 에스겔 선지자의 지적처럼, 이제는 내가 잘못하여 나의 이가 시다고 고백해야 한다. 마음과 영을 새롭게 해서 스스로 돌이키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째, 전인적‧총체적 선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사무총장은 “심리적 불안으로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증대되고, 코로나 시대 학생들은 교우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며, 교회에서는 형제자매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교제도 제약되는 시기에 소리 높여 찬양하고 기도하고 경배하는 시간도 줄었다”며 “이런 관계적 단절과 모임, 예배의 제약은 심리적 불안과 고립, 우울, 심지어 죽음에 대한 스트레스로 발전해간다고 많은 사람이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 선교는 심리적 불안 상태의 사람들에게 나아가는 것”이라며 “우리의 선교는 살아 있는 관계적 공동체를 이뤄야 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거리는 멀어졌지만 우리의 감정적 거리는 더 밀접하게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의 마음은 하나가 되어 가족 공동체, 동료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여, 진정한 공동체가 살아나야 한다”며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선교사, 강하고 가졌다고 해도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양보하고 포기할 줄 아는 선교사,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볼 때 부족하더라도 끊임없이 그리스도를 닮아가려고 힘쓰는 사람, 작은 예수를 만난 것 같은 선교사들이 되어야 한다”고 권면했다.
조 사무총장은 마지막으로 “양적인 것으로 선교 자랑을 하거나, 선교 과업 평가의 기준을 삼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물론 양적인 것도 중요하다. 10만 선교사를 파송하고 100만 자비량 선교사를 양성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한 우리의 고백이고 꿈이지만, 이것이 우리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약함을 들어 쓰신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제는 받는 선교에서 주는 선교가 아니라, 주고받는 선교를 해야 된다. 이제 보내기도 하고 그들로부터 받기도 해야 하는 동반자적인 선교를 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조 사무총장은 “주님께서 KWMA를 사용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를 회복해야 한다”며 “그동안 과오를 벗어던지고 한국선교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 몸부림이 필요하다. 그럴 때 주님이 주시는 창의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해서 창의적 선교를 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모든 곳에서 복음 흘러가고 전인적이며 총체적 돌봄으로 이루어지는, 살아 있는 관계적 공동체가 되는 교회가 오늘 필요하다”며 “선교하는 동역자들의 모든 삶에서 서로를 존중할 줄 알고, 서로를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세계선교의 한 걸음을 이번 한선지포를 통해 내어 딛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