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들, 삼중고에 시달려”

20대에서 60대까지 총 300명의 북한이탈주민 여성을 대상으로 KBS라디오 한민족방송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있을 때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하’라고 답한 비율은 39.3%였지만 남한에 정착한 이후에는 이보다 늘어 53.7%가 ‘하’라고 대답했다. ©KBS 뉴스

- 탈북과정에서 겪은 강제북송의 공포와 인신매매 등의 경험 등으로 인해 우울감(43%), 감정의 급격한 변화(64.3%)를 느껴
- 경제활동의 어려움(무직 40.3%, 서비스 종사자 34.7%, 단순 노무 8.3%)은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져
- 낯선 언어로 인한 어려움(39%)을 극복할 수 있는 복지 서비스 경험은 10명 중 3명뿐

 

20대에서 60대까지 총 300명의 북한이탈주민 여성을 대상으로 KBS라디오 한민족방송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있을 때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하’라고 답한 비율은 39.3%였지만 남한에 정착한 이후에는 이보다 늘어 53.7%가 ‘하’라고 대답했다.

‘중하’라고 답한 33.0%까지 더하면 86.7%가 꿈을 찾아온 남한에서 사회적 위치가 더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이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지위가 낮다고 느끼는 비율도 35.3%에 달했다.

직업이 없다는 응답은 40.3%, 서비스 종사자 34.7%, 단순 노무 종사가 8.3%로 전체의 80% 이상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보기 어려웠다.

때문에 80%가 넘는 북한이탈주민중 여성들이 다른 사람만큼 일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다 63.3%, 매우 그렇다 19.3%) 39.7%가 다른 사람만큼 능력이 없다고 대답했고 30%는 가끔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자신이 자신을 좀 더 존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64.7%로 높게 나타나 자존감이 낮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53.0%는 북한의 학교와 직장 등에서 폭력을 목격했다고 대답했고 23.3%는 직접 피해를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중국 혹은 제3국의 학교나 직장, 사회에서 폭력을 목격한 경험은 24.0%였고 피해 경험은 10.7%였다.

탈북 이후 중국 등 제3국 체류 과정에 강제 결혼을 했거나 인신매매를 당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 11.3%가 그 같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60대가 15.7%로 가장 높았고 40대 15.3%, 30대 10.3%, 50대 9.1% 순이었다.

이 같은 폭력 경험으로 북한 이탈 여성의 상당수는 폭력이 내재화된 상태였고 불안정한 심리 상태는 신체 이상으로 이어졌는데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답한 북한 이탈 여성들은 59.7%였고 만성적인 통증이 있다는 응답도 51%로 상당히 높았다. 60대는 거의 매일 만성적인 통증을 느끼는 비율이 14.1%였다

외상 후 장애 증상 중 하나인 감정 변화에 대한 질문에는 감정 변화가 심하다는 대답이 ‘한 달에 1, 2번’ 49.3%을 비롯해 64.3%가 감정의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심하게 불안해지고 우울해진다는 답 역시 ‘한 달에 1, 2번’이 43.0%였고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다는 사람도 36.0%에 달했다.

언어 문제는 북한 이탈 주민이 꼽는 어려움 중 하나인데 발음과 억양을 가지고 놀린다는 대답이 열 명 중 네 명인 39.0%, 남한에서 사용하는 낯선 언어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는 답도 37.7%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를 받아본 사람은 열 명 중 세 명 정도였는데 가족 문제로 상담받은 경험은 33.7%가 있다고 대답했지만,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은 75.3%였다.

자녀 양육 문제 역시 양상이 비슷해서 자녀 양육 기술 및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가 38.7%, 필요성이 있다가 78.7%로 나타났다.

북한 및 탈북과정에서의 심리적 고통에 대한 치료를 받은 경험은 43.0% 필요성이 있다가 78.0%였다.

하지만 이들이 도움을 요청한 곳은 열 명 중 아홉 명인 89.1%가 친구였다.

한편, KBS라디오 한민족방송에서는 설문조사 결과와 탈북 여성들의 심층 인터뷰, 심리 상담 전문가 등의 의견을 토대로 제작한 특집 다큐멘터리 ‘북한이탈주민 심리치유 프로젝트- 다시 날자’를 오는 24일과 25일 방송한다.

#탈북여성 #탈북자 #북한 #정신건강 #경제생활 #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