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유행에 다시 언 경기… 장바구니·전세값만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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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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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6%… 4월 이후 9월 빼곤 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3차 유행에 따른 경기 침체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지난달에도 0%대 저물가가 이어진 가운데, 장바구니 물가와 집세 등 일부 품목에서만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필수 품목의 물가 상승은 서민 부담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를 기록했다. 올해 4월(0.1%)부터 시작된 0%대 물가는 최장기간 장마 등으로 채소류가 크게 올랐던 9월(1.0%)을 제외하곤 내내 지속되고 있다. 특히 5월에는(-0.3%) 역대 두 번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deflation)의 전조'라는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은 주된 요인은 국제유가 인하와 약간의 시차를 두고 전해지는 국내 석유류 가격 하락이다. 지난달 석유류는 14.8% 하락하며 공업제품(-0.9%) 가격을 끌어내렸다. 여기에 고등학교 납입금(-0.23%) 등 정부의 정책효과 등 공급측면의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수요측면에서의 부진도 계속 관찰되고 있다. 특히 외식물가의 경우 상승률이 0.9%에 그쳤다.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영향이 외식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외식물가는 평년의 경우 연 2~3%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올해의 경우 11월까지 누계 0.8%에 그치는 등 상승폭이 크게 제약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0.6%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 와중에 밥상 물가와 집세는 계속 치솟아 서민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13.2% 올랐는데, 특히 양파(75.2%), 파(60.9%), 사과(36.4%)가 크게 올랐다. 작황이 좋아 가격이 낮았던 작년과 상황이 정반대인 탓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집밥' 수요가 늘면서 돼지고기(18.4%), 국산쇠고기(10.5%)도 오름세가 지속됐다.

서비스 물가 중에서는 집세가 0.6% 오르며 지난 2018년 4월(0.8%)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전셋값은 0.8% 오르며 2018년 12월(0.9%)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1.3%) 상승률이 전국 평균(0.8%)보다 특히 높았다. 월세도 2016년 11월(0.4%) 이후 4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수준(2%)을 밑도는 저물가 현상은 이미 2012년부터 시작됐다. 특히 작년에는 연간 상승률이 0.4%에 그치며 저물가가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민간소비·투자 축소→고용 부진→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가 더해지며 경기 부진은 더욱 심화됐고 2년 연속 0%대 저물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저성장이 지속되는 국면에서 가계부채 누증, 고용여건 악화로 인한 소비여력 제한 등을 수요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 제약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연구원은 또 "향후 경기 반등의 힘이 미약해 당분간 제한적인 상승에 머무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향후 물가에 대해 "코로나19 전개양상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원·달러 환율 하락세에 따른 수입가격 하락은 물가 하방압력으로,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따른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과 통신비 지원 종료 등은 물가 상방압력"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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