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5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국제공항은 연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오전 제주공항 1층 도착 대합실에는 골프백을 앞세운 관광객과 가족 단위 또는 회사 연수에 나선 단체 여행객들의 모습이 끊이지 않았다.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방문객들의 얼굴에는 여행지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묻어 나왔다. 공항 대합실 한켠에 마련된 식당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쉽게 목격됐다.
안경을 쓴 사람들은 추운 날씨 탓에 입김이 새어나와 앞이 보이지 않자 마스크로 입만 살짝 가리는 '입스크'를 쓰는 풍경도 자주 연출됐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항공 노선은 '제주~김포'
코로나19 확산세가 3차 대유행이라는 큰 위기에 봉착한 와중에도 '제주~김포' 노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OAG에이비에이션월드와이드(OAG Aviation Worldwide) 자료에 따르면 제주~김포 노선은 11월 한 달 동안 130만명이 탑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평균 4만8000명 수준이다.
실제 지난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92만451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만381명보다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김포 노선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도 연 1700만명이 이용하며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노선 가운데 하나였다.
제주 방문객 숫자가 줄지 않으면서 다른 지역 거주자로 인한 도내 n차 감염 확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진주시 이·통장협의회 제주 단체 연수로 촉발된 감염 사례까지 나오자 더욱 강력한 방역조치를 희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항에서 만난 도민 문모(44)씨는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제주도 역시 방역단계를 격상해 대응하는 것이 맞다"며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유행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정부·지자체에 단체 여행·연수 자제 요청
최근 경남 진주시 이·통장협의회가 제주에서 단체 연수를 진행한 뒤 확진자가 속출하자 도는 정부와 각 지자체, 유관 공공기관 등에 단체 연수·여행을 자제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 같은 조치는 단체 연수, 워크숍, 관광 등의 경우 단체 여행객 특성상 관련 동선이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 신속한 역학조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산발적인 추가 감염이 이어질 수 있다는 고려에서다.
도는 현재 공공 주관 집합 모임·행사의 경우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금지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중대한 공익상 이유로 개최가 불가피한 때에만 제주형 생활방역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행사를 축소·비대면으로 진행하도록 하는 방역 관리를 진행 중이다.
부득이한 사유로 제주 지역 내에서 연수 또는 워크숍 등 단체 모임과 행사를 할 때에는 전 체류 동안 마스크 착용,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현 시 의료기관 즉시 방문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방역수칙 위반자에 대해서 구상권 등 페널티를 부과하는 행정조치도 또다시 발동된다. 이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공·항만을 통해 들어온 입도객은 제주 체류 기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