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과 연방총무청(GSA)의 절차 지연으로 정체돼온 조 바이든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인계 절차가 시동을 걸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가 최선의 이익을 위해 에밀리 머피 GSA 청장과 그 팀에 (인수인계) 초기 의례에 관해 해야 할 일을 하라고 권고하며, 내 팀에도 같은 일을 하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CNN과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머피 청장은 같은 날 바이든 당선인을 상대로 대통령직 인수인계를 위해 연방 자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냈다.
미 대통령직 인수법(Presidential Transition Act)에 따르면 GSA는 대선 이후 대통령 당선인을 확정하고 인수인계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머피 청장은 여태 당선인 확정을 미뤄왔다.
그가 당선인 확정을 미루면서 바이든 당선인은 국가안보 브리핑을 비롯해 대통령 일일브리핑(PDB) 등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차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자칫 국가안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소속 하원 세출위원장, 정부개혁감독위원장 등 핵심 위원회 위원장들은 지난주부터 연이어 머피 청장에게 서한을 보내 당선인 신분 확정 및 인수인계 지원을 압박해 왔다.
머피 청장은 이날 서한에서 자신이 백악관으로부터 당선인 신분 확정 등 절차를 지연하라는 압박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가 법과 사실에 근거해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아 달라"라고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그간 절차를 지연해온 머피 청장을 향해 "국가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과 헌신에 감사한다"라며 "그는 괴롭힘을 당했고, 협박과 학대를 받았다. 나는 그와 그 가족, 또는 GSA 직원들이 이런 일을 겪길 원치 않는다"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표와 GSA의 움직임을 두고 현 행정부가 드디어 대선 승복 절차를 밟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이번 서한은 행정부가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인정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인수인계 협력을 권고했다고 밝히면서도 같은 트윗에서 "우리의 소송은 계속된다. 우리는 좋은 싸움을 계속할 것이며, 나는 우리가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