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교사운동이 지난 13일 저녁 온라인 줌으로 ‘교육을 위한 온라인 연합중보기도회’를 진행했다. 이 날 기도회는 김정태 공동대표가 ‘새 마음, 새 일’(삼하 19:29-30)이라는 제목으로 기독교인으로서 교사로서 이중 불신을 받고 있는 교사들을 위로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사로 서서 아이들을 살리는 일에 새 마음으로 새 일을 하며 나아가자고 말씀을 전했다.
김 대표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 나오는 “페스트는 모든 사람에게서 사랑의 능력, 심지어 우정을 나눌 힘을 빼앗아가 버렸다”라는 문장을 인용( 주) ‘재난과 교회’(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 김경은 ‘재난을 이기는 영성’)하며 “대재난 상황에서 인간의 자기 중심성은 더 강해지고 위기일수록 인간은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에 지배당한다. 나의 상실은 크게 느껴지고 내게 부족한 뭔가를 가진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기가 힘들어진다. 여기에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 중심성도 같이 강해지면서 특정 집단, 특히 교회, 특정 나라를 혐오하며 그들이 전염병 원인이라며 책임 전가한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는 더 떨어졌고, 타자를 위한 삶, 공공선에 둔감하여 손가락질받는 상황이 지금처럼 굳어져 가다면, 우리 운동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걱정스럽다. 더구나 기독교사의 정체성을 가진 우리는 교사에 대한 불신, 교회에 대한 불신, 이 이중의 불신 아래에서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했다.
이어 “페스트 대 창궐 이후의 유럽이 중세로 돌아갈 수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 펼쳐질 세상은 코로나 이전과 달라질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낯선 길을 걷는 공동체와 교사들이 붙잡아야 할 하나님의 말씀을 사무엘하 19장에 나오는 므비보셋이란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세 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므비보셋은 그의 할아버지 사울과 아버지 요나단의 사망 소식에 놀란 유모가 므비보셋을 떨어뜨려 평생 다리를 절게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 요나단의 은덕으로 다윗 왕의 식탁에서 왕의 아들처럼 식사하게 되고, 할아버지의 모든 밭을 돌려받으며 평탄한 길을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압살롬의 반란으로 인해 이스라엘에 내전이 일어나고 므비보셋은 대세인 압살롬이 아닌 다윗이라는 목숨을 건 선택을 했다. 하지만 불편한 몸으로 다윗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종 시바의 모함으로 다윗 세력에게까지 적이 되어 이중의 적에 둘러싸인 므비보셋에게서 오늘날 기독 교사들이 보였다. 그 후 압살롬을 제압한 다윗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므비보셋에게 왜 함께 가지 않았는지 묻는다. 므비보셋은 종 시바가 자신을 속인 일을 밝히나 다윗의 반응은 차가웠고 땅 절반을 시바와 나누라 판결한다. 이 순간 므비보셋은 왕이 무사하신 거로 충분하다며 시바에게 밭을 다 주라는 겸손한 고백을 한다”며 “이 말씀을 통해 붙잡아야 할 첫번째 메시지는 하나님은 나의 한계와 약함을 이해하시며 내 진심을 알아주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누구도 몰라주었었는데 하나님은 므비보셋의 약함과 그의 겸손과 진실한 사랑을 알아주셨다.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앎이니라’는 고전 15:58의 말씀처럼 올 한해 학생들을 붙잡고 씨름하는 선생님의 기도와 수고와 사랑을 하나님께서 알아주시고 기억하신다. 그러나 내 한계 때문에 더 좋은 것을 주지 못했던 것, 실수했던 것, 잘 못 했던 것이 있다면 ‘괜찮다 걱정 마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바란다. 학생들에게 뚜렷한 결과나 변화의 흔적 없었다 해도 그건 결코 헛되지 않다. 교사들의 수고와 진심과 기도를 알아주시고 들어주시는 분이 곁에 있음을 믿기 바란다. 안 좋은 교사임에도 우리를 좋은 교사로 여겨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둘째, 우리에게 ‘새 마음’이 필요하다. 예수님께서 삭개오 집에 방문하셔서 그를 만나고 그의 집에서 식사하고 주무셨을 뿐인데 삭개오는 새로운 마음으로 새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삭개오 안에 새 생명이 싹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매 순간 선택하며 걸어야 하는 우리의 선택의 기준은 교사의 권익, 자아실현의 욕망, 관행과 관료적 지침이 아닌 아이들의 생명이라는 가치이다. 좋은 교사운동은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고 생명을 키우는 기쁨으로 20년을 달려왔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고 살리는데 우리의 모든 것을 쏟아 허비할 것이다. 그런데 이 생명을 키우고 돌보는 힘은 바로 새 마음이다. 이 낯설고 불편한 길을 걸을 수 있는 새 마음이 필요하다. 므비보셋이 아버지 요나단과 다윗의 언약을 기억했던 것처럼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약속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머물 때 하나님은 우리 안에 새 마음을 부어주신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는 말씀처럼 그분 안에 있을 때 새마음을 주시어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일을 하게 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셋째, 선생님의 몸을 던져야 한다. 요한일서 1장에서 요한은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주목하고 우리 손으로 만진바’라 했다. 사도들을 통해 온 세상에 전파된 복음은 예수님을 직접 듣고 보고 만져서 경험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사도들의 메시지에는 힘이 있었고, 능력이 있었고, 성령께서 약속하신대로 역사하셨다. 좋은교사운동의 핵심은 복음이다. 교육이 고통인 세상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자는 운동이다. 그래서 먼저 듣고 보고 만지고 맛 보아야 몸으로 경험해야 한다. 예수님처럼 교실에서 성육신해야 다른 이에게 말할 수 있고, 삭개오를 찾아가신 예수님처럼 고통받는 아이들 속으로 찾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시대 좋은교사운동은 온라인 가정방문, 위기학생 일대일결연, 학습결연119 등 새로운 길을 찾기 시작했다. 이미 선생님들은 온라인 수업에서 배움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시간을 따로내어 비대면 또는 대면으로 만나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분들 안에서 올라온 새 마음으로 한 새로운 일이었다. 바로 그 선생님 자신의 좋은교사운동이었다. 이 운동에 선생님의 몸을 던져 주시길 바란다. 로마서에서 바울이 말한 대로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데까지 나아가길 바란다. 그러면 새 마음에서 또 다른 새 일이 시작될 것이다. 예수의 영, 성령의 강력한 기름 부으심이 선생님에게 더욱더 부어져 더 많은 아이의 생명을 살리고 회복시키는 일이 일어나게 하실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 상황에서 뭔가를 더 하기 쉽지 않다. 애써도 학생과 학부모들이 진심을 알아주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주저앉아 있으면 어딘가에서 꽃 피우지 못한 채 저버리는 또 다른 인천라면 형제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러니 므비보셋의 심정으로 낮은 곳으로 나아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바란다. 사람들의 배타적 시선과 비난의 말을 뛰어넘어 낮은 자리에 낮아 향유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발을 씻겼던 여인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새로운 일을 하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한 지금 우리는 기도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새 마음을 부어 주시고 새 일을 시작하시라고 요청드릴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기독인으로서 교사로서 이중의 불신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무엇하나 바꿀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우리의 연약함과 무능함, 답답함, 안타까운 형편을 아뢰고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