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 법안 마련 검토 지시가 검찰 안팎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결과 없이 반복되는 감찰 지시를 두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을 겨냥해 내놓은 이번 지시가 추 장관에 대한 부정적 기류 확산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의 감찰 등 지시가 다수 이뤄졌지만, 현재까지 결과물이 드러난 사안은 전무한 상태다. 법무부는 감찰 등 사건의 경우 징계 결과가 관보에 게재되기 전까지 일절 비공개 대상이라는 입장이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찍어내기'식 감찰권 남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추 장관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이 발생하자 한 검사장에 대해 감찰 지시를 내렸다. 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에 대해서도 중요 참고인에 대해 대검 감찰부가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옵티머스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서울중앙지검을 상대로 진상을 확인하고 감찰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고, '라임 사건'과 관련해서도 야당 정치인의 로비 의혹에 대해 상부 보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그밖에 추 장관은 윤 총장이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있다며 대검 감찰부에서 내역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윤 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는 취지로 '검·언유착' 사건, '라임 사건', '윤석열 처가 및 측근 사건' 등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도 했다.
검찰과 사건 관계인들의 해명과 반박에도 반복되는 지시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총장 찍어내기'를 위한 감찰권 남용이라는 해석들이 나왔다. 이환우(43·39기) 제주지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글을 올렸고, 이를 지지하는 글과 댓글이 올라왔다.
감찰 등 지시 배경에 재소자 등의 일방 주장만 있다는 비판, 추 장관이 지시 등 과정에서 관계 법령을 위반했다는 논란 등도 일었다. 기존 3명인 감찰 인력을 2배로 증원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인력을 차출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부정적 여론은 추 장관이 전날 한 검사장을 겨냥해 내놓은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법 도입' 검토 지시를 두고 확산하는 모양새다. 정치권과 당사자뿐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법조계에서 부적절하다는 입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민변은 이날 해당 법 제정 추진은 '헌법 침해'라며,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그럼에도 법무부가 법안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무부는 이를 의식한 듯 가장 먼저 "자기부죄금지 원칙 및 양심의 자유, 사생활 보호와 조화로운 합리적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