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가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김진욱(54·사법연수원 21기)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57·16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명관(61·15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를 추천했다.
변협은 9일 오전 10시45분 서울 강남구 변협 대회의실에서 이찬희 협회장 주관 '공수처장 후보 추천 간담회'를 열고 김 연구관 등 총 3명을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협회장은 "변협은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설립된 국내 유일한 법정 변호사 단체로 건국 이래 최초로 도입되는 공수처를 책임지고 이끌 처장과 관련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장 자질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능력, 정의감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이에 따라 다양한 후보들에 대해 내외부 평가를 종합하고 철저한 검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3명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다른 추천 후보자들은 공개 안 하는데 특별히 공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이 협회장은 "후보 중 한 분이 외부적으로 밝혀졌고, 저희 입장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와 기자 보도 편의를 위해서 밝힌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장은 발표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고 초대 공수처장이라는 지위 때문에 많은 관심이 있어 충분한 검증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협회장은 "후보군에 있던 분들에게 동의 여부를 물었는데 상당수가 동의에 거절했다"면서 "하지만 후보 추천 세 분은 모두 본인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관은 보성고와 서울대 인문대학과 대학원 법학과를 거쳐 미국 하버드 로스쿨을 나왔다. 그는 서울북부지법·서울지법 본원에서 판사 활동 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근무했다. 2010년 2월부터는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으로 근무 중이다.
이 부위원장은 전주고와 서울대 법과대학, 연세대 법무대학원을 거쳐 1990년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부산지검·대검찰청 등을 거친 그는 '국방부 5·18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후 현재는 권익위 부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 변호사는 성동고와 서울대 법과대학, 법과대학 대학원 및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 국제학부를 수료했다. 그는 1989년 서울지검을 시작으로 법무부·대검을 거쳐 2012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직무대리로 자리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한편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갖고 위원장으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선출했다. 위원회는 이날까지 각 위원별로 최대 5명, 총 35명까지 공수처장 후보 심사대상자를 취합하기로 했다.
추천위는 추미애 법무부장관,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협회장 당연직 3명과 여당 몫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준 법무법인 인의 대표변호사, 야당 몫 이헌 홍익 변호사, 임정혁 산우 대표변호사 등 7인으로 구성돼 있다.
추천위는 6명 이상의 찬성으로 공수처장 후보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며 대통령은 이 중 1명을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측 추천위원들은 공동으로 2명을 추천해 1차 추천 기한인 이날까지 추천서를 낼 계획이다.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들은 아직 공수처장 후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또 다른 추천위원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후보 추천 여부는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위원들이 이날 오후 6시까지 1차로 추천 명단을 제출하면 실무 지원단은 서류 준비 등 실무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추천위는 이를 토대로 오는 13일 열리는 2차 회의에서 후보 심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