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8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선 승리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세계적인 군사강국'이라고 주장하며 바이든 측을 상대로 기선 제압을 시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주요 매체는 8일 오전까지 바이든 후보 승리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 친분을 강조하며 내심 재선을 기대해온 북한으로선 새로운 대응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당을 불패의 혁명적 당으로 강화발전시키신 위대한 업적'이라는 논설에서 "우리 공화국은 강력한 전쟁억제력을 갖춘 세계적인 군사강국"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조선노동당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고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효하며 우리 인민의 힘과 넋이 깃든 강위력한 최신무기들로 장비한 혁명무력이 있기에 그 어떤 침략세력도 절대로 신성한 우리 국가를 넘볼 수 없으며 광명한 미래를 향하여 돌진하는 우리 인민의 앞길을 감히 막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그 어떤 군사적 위협도 충분히 통제·관리할 수 있는 우리의 강력한 힘을 체감하게 하며 당 창건 75돌 경축 열병식장을 빛나게 장식한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들은 그 하나하나가 다 우리 당의 고심어린 노력과 불굴의 투쟁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당은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기 위하여 새로운 주체 100년대에 국가방위력 강화에 힘을 넣어 인민군대를 그 어떤 침략세력도 단매에 쳐부술 수 있는 최정예 혁명강군으로 강화하고 국방공업을 개발창조형의 공업으로 전변시켰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변죽을 울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바이든 승리가 공식화된 후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의 승리가 공식화되면 북한은 조만간 언론매체를 통해 선거 후유증의 혼란상을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편으로는 조선신보 등을 통해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와 6·12 공동성명 이행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뉴욕 채널을 통해 새로운 대북정책 탐색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분간 북한의 전략 도발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전략 도발을 할 요인이 별로 없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내부적으로 권력을 모두 장악했고 남북 간에 대결 상태도 아니고 중국과의 관계도 좋다. 특히 북한이 전략 도발을 하면 북한이 먼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파괴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바이든 후보의 사실상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대북 정책의 연속성이 깨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북미관계는 탐색 기간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임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든 신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와 핵심 참모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고 확인된 이후 대미 입장을 정하고 향후 행동계획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가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전략적 도발의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바이든 정부 초기 북미 관계 추이를 지켜보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