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재신임 뜻을 거듭 밝히면서 굳은 신뢰를 보였다.
내년 보궐선거와 맞물려 있을 예정인 연말연초 개각 국면에서 홍 부총리 이름이 오르내리자 문 대통령이 사실상 유임의 뜻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과의 티타임에서 "홍 부총리가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 과정에서 큰 성과를 냈다. 향후 경제 회복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해 사표를 반려하고 재신임한 것"이라며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3일 국무회의 종료 직후 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문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즉시 반려했다. 당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격려하며 신임을 재확인하고 사표를 반료했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재산세 완화 기준과 주식투자 관련 대주주 요건 강화 등 주요 경제 정책 방향성을 두고 당정 간 이견이 노출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사직서 제출 사실을 스스로 알렸다.
재신임 메시지에도 여전히 여권 안팎에서 홍 부총리에 대한 거취 언급이 나오자 문 대통령이 직접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연말연초로 예정된 개각 국면에서 홍 부총리는 그대로 유임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홍 부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인사권자 뜻에 맞춰 부총리로서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전한 까닭은 오늘 아침까지도 계속 거취와 관련한 논의가 분분했기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논란인 부분에 대해서는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다시 한 번 말하신 것이고 충분히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홍 부총리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3분기에 이어 4분기 경제 지표 등이 개선되고 있는 데 대해 홍 부총리에게 "8월 중순 이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내수와 고용 충격에도 불구하고 경제팀이 수고를 많이 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