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문연구회(회장 박문식·한남대 교수)가 지난달 31일 국립목포대학교 70주년기념관에서 ‘생태, 환경, 그리고 건강’이라는 주제로 제37회 연차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회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첫 번째 주제강연자로 나선 유영춘 교수(건양대 의대, 미생물학)는 ‘창조질서의 관점에서 본 신종감염병의 출현과 면역체계의 변화’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유 교수는 “믿는 자들이 전염병을 대하는 태도는 이것이 징계나 멸망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시는 기회이며 회복을 전제로 반성하며 되돌려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생육하고 번성케 되는 복을 주셨으나 인구증가, 문명의 발달, 편의주의와 쾌락주의로 인해 세상은 오염되었고, 우리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을 느낄 정도록 창조 질서는 파괴되고 있다”며 “하나님은 인간에게 천지를 다스리고 정복하도록 권한을 주셨으나 인간들의 방임과 지나친 욕구는 보존해야 할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자연을 다스리는 권한은 관리와 보존의 의무를 동반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먼저 무절제한 소비와 이를 이용하여 돈을 벌기 위한 대규모 생산방식으로 인한 환경의 파괴(대규모 생산공장, 커피 농장, 목화 농장, 육류소비 증가 등)가 있으며, 둘째 편리주의 쾌락주의로서 일회용 물품 소비, 과도한 여행 및 레저 문화, 성적 타락, 외모지향적 가치관 등이 있고, 셋째 빈부격차 심화로 그릇된 자본주의 사상으로 부의 쏠림 현상(전세계 15 퍼센트가 85 퍼센트의 부를 소유)과 넷째 청지기적 사명 망각으로 나를 위한 삶 때문에 자연은 훼손되고, 가난한 자, 과부, 고아, 병든 자들을 위해 사용해야 할 시간과 재물은 고갈을 들 수 있다”고 했다.
또 “창조질서 파괴와 감염증에는 먼저, 야생동물 바이러스 전파로 서식지와 먹이를 잃은 야생동물이 인간과 접촉하여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둘째 빙하와 동토의 해빙에 따른 신규 병원체 출현(지구온난화)으로 수백 년간 빙하와 동통에 갇혀 있던 세균과 바이러스가 인류에 노출되고, 셋째 미세먼지, 황사, 공해, 오존층 파괴에 의한 면역기능 저하로 면역교란물질에 의한 면역 이상, 오존층 파괴에 의한 암 발생이 증가하며, 넷째 빈부격차 심화에 의한 의료혜택 소외자 증가로 경제적 약자는 감염증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하지만 치료받을 여력은 적다”고 했다.
아울러 “창조질서의 회복을 믿는 자는 청지기적 사명을 가지고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과 재물을 하나님의 마음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며 “이러할 때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회복될 것이다. 지금은 영적 회개와 기도의 시간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홍종호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경제학)는 ‘기후 위기 시대의 지속가능성:기독인 관점’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한다. 그러다보니 원전 밀집도 세계 1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OECD 중 꼴찌, 미세먼지 농도 OECD 중 1위이다. 극단적인 상황에 치달아 있다. 지속적일 수 없으며 환경도 문제이지만 먹고 살기가 힘든 세상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팬데믹과 기후변화는 50여 년간 우리가 살아왔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며 “이 시대에 남은 자로서 청지기 사명을 감당해야 할 우리이다. 이사야서 41장 18~20절 말씀을 다 같이 보길 바란다”고 했다.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선 노영상 박사(숭실사이버대 이사장, 전 호신대 총장)는 ‘건강도시운동에 대한 공공신학적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노 박사는 “도시화의 진전은 대중소비와 같은 현대 문명의 혜택을 확대한다는 긍정적 의미도 있지만 도시 성장이 사회개발과 경제 문화적 진보의 원인이 되기보다는 도시가 무질서하고 불균형적이며 통제 불가능한 방식으로 성장하여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도 높다. 이런 도시화 때문에 여러 건강 및 환경문제들이 생겨났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건강도시운동은 이 같은 도시의 포괄적인 문제를 모두가 포착하기 쉬운 건강이란 개념을 중심에 놓고 대처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건강도시운동은 건강을 결정하는 사회적 결정요인들을 도시의 차원에서 접근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건강도시를 위한 운동들은 도시 수준에서 수행되었을 때 가장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며 “1980년대부터 세계보건기구 에 의해 주도되어 온 운동인 건강도시는 그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창조하고 개선하며, 삶의 모든 기능들이 잘 수행될 수 있도록 하고 그 도시의 최상의 잠재성을 개발함에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상호 협력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지역사회의 자원을 확대해나가는 도시를 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건강도시운동은 작금의 예장 통합교단에서 벌이는 마을공동체 만들기 운동 곧 마을목회 운동과 그 궤를 같이 한다”며 “마을목회 운동은 개인적 행복만을 추구하는 우리의 삶에서 마을 공동의 행복으로 우리의 눈길을 돌리게 한다. 나 개인만의 행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 모두의 행복이 중요함을 일깨우는 것이다. 교회에 나가 나만의 잘 됨만을 위해 기도하던 우리의 관습에서 벗어나 마을의 복리와 행복을 위해 주님께 기도하는 우리가 되기 위한 노력이 이 마을공동체 만들기 운동을 추동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성경 중 특히 요한복음은 기독교의 구원을 영생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한다. 주 예수를 믿어 영생을 얻는 것이 기독교의 구원의 제일 목적이라는 것”이라며 “이러한 영생의 개념은 주님이 주신 ‘조에’로서의 생명을 중시하는 개념으로 우리는 그 개념을 공동체적인 입장에서 생명공동체를 만드는 운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날 강조되는 생명공동체 만들기 운동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는 마을을 생명이 숨 쉴 수 있는 생태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것으로 우리는 이 운동의 목표를 생태적 생명공동체 마을 만들기 운동으로 정리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 운동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그 마을이 경제적으로 자조할 수 있는 마을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 기업(social business)의 방식이나 선교로서의 사업 (Business as Mission, BAM) 및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credit) 운동들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들에게 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들의 생계를 스스로 지탱할 수 있게 하는 역량강화의 방법으로서의 이 같은 실천들은 마을공동체 만들기 운동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방안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건강도시운동은 오늘 우리 교회가 공공신학적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좋은 실천의 구체 방안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며 “기독교인뿐 아니라 교회 밖의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채택하여 서로 힘을 합해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 가다 보면 서로가 가지고 있는 뜻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소통을 통해 그들도 복음에 접목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교수 및 일반부 분과별 논문 발표회가 줌(zoom)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영됐으며, 28명의 발표자가 나와 △철학과 신학 △생태,환경 및 건강 △세계관 △문학예술 △교육학 △사회과학 △공연예술 △젠더 이데올로기 등등 분과별 각각의 주제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