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요한서울교회(백상욱 목사)에서 열린 ‘서울지역 기독교대안교육’ 두번째 설명회에선 함영주 교수(총신대 기독교교육과)가 “인간중심의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지나 기계가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 포스트 휴머니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인본주의적, 반신본주의적 가치를 추구하는 세대 속에서 기독교 세계관과 성경적 가치를 가지고 문제해결 역량을 길러주는 대안교육이 중요하다”며 그 방법의 하나로 ‘프로젝트기반 학습(PBL)’을 소개했다.
그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활용하던 문제 풀이에 중점을 둔 이전교육과 달리 4차산업혁명시대 교육의 목표와 핵심가치는 ‘문제해결’ 나아기 ‘문제 제기’ 역량이다. 하나님의 관점으로 어떻게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실천능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 공교육과정도 역량 중심으로 개정되었지만 실제 현장은 그렇지 않다”며 핵심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방식의 하나로 ‘프로젝트기반 학습(PBL)’을 소개했다.
이어 “PBL은 복잡하고 실제적인 문제들을 학생들이 소그룹으로 모여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으로 포트폴리오 등의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문제 해결을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기 삶의 주변 문제(개인, 가족, 학교, 지역사회, 공동체 등)를 해결해가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다. 주어진 과업을 성취하면서 단순히 지식과 이해의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적용·응용·행동·창조할 수 있는 고등사고능력을 촉진해 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 원뿔 이론에서 앉아서 듣기만 하면 5%, 직접 경험·참여하면 75%, 내가 경험하고 참여한 것을 가르쳐보고 말해보면 90% 이상이 남는다고 한다. 아이들 기억에 남게 하고 그것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교수 방법이 가능한 것이 대안학교라 생각한다. 공교육은 지금 당장 성적이 중요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렵다. 적어도 PBL을 통해서 아는 것을 실천할 수 있는 전인적 교육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했다.
이어 “공동체가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과업을 함께하면서 협업능력이 향상될 수 있고, 협업을 위해 다른 사람과 조율하며 의사소통 능력도 기를 수 있다. 다양한 해결의 방법과 기술을 배우며 창의적 문제해결을 배우게 되고, 함께 토론에 참여하기 위해 스스로 연구하며 자기 주도적 역량을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PBL을 교과와 비교과에서 적용해 본 예시를 소개했다. 선교적 마인드를 기르기 위해 직접 보내는 선교사 역할 프로젝트를 완성해 보고, 자율적으로 예배에 집중하는 프로젝트, 교과와 연관해선 서울시 교육청과 연관해서 독도 알리기 프로젝트를 한 이야기학교의 사례, 지자체와 연계해서 하수도 시스템 개선 관련 아이디어 프로젝트를 한 캐나다의 사례, 친환경 에너지 사용에 관한 웹툰 작업을 한 아이들의 사례 등을 예로 들며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선 다양한 사회, 지리, 미술 등 다양한 교과목이 연계되어 녹여져야 한다. 나의 문제가 아닌 내 삶,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면서 역량이 길러질 수 있다. 앞으로 문제해결 역량을 갖춘 아이들이 대접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함 교수는 “공교육에선 할 수 없는 내용, 단순히 이론과 지식과 정보 주고받는 수준에선 할 수 없는 구체적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결과물 만들어내는 게 PBL이다. 우리 자녀를 ‘하나님의 나라를 넓혀가는 능력 있는 자녀’들로 양육하기 위해, ‘앎과 삶이 통합되는 전인적인 그리스도인’으로 만들기 위해,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과 스스로 학습하는 ‘자기 주도적 능력’을 기르기 위해 기독교 대안학교로 보내야 한다”고 정리했다.
그는 ‘PBL 이행 가능성’과 ‘입시 준비가 가능한가’하는 우려에 대해 “대안학교에서 PBL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 교육과정 기초학력은 당연히 하되 공교육에서 주지 못했던 문제해결 능력을 PBL 통해서 해보자는 것이다. 패러다임이 바뀌려면 교육체계, 교육과정, 교육 주체의 의식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 PBL 개념 자체가 한국 사회 시스템에서 익숙하지 않고 교육 주체의 의식이 준비되기까지 쉽진 않다. 하지만 교육트렌드가 역량 중심으로 가는 것은 분명하다. 대입도 블라인드 테스트, 기업도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등 역량을 갖췄는가를 보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변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에선 교육시스템을 교육 사회학적 관점에서 만들어가고, 연구소나 단체가 교육과정을 만들고, 세미나를 통한 의식의 변화를 협업해서 간다면 시간이 걸려도 충분히 변화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서울기독교대안교육연합회,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전도사닷컴이 주최한 이번 설명회는 ‘다음세대, 기독교대안교육이 답이다’를 주제로 지난 6일과 24일 11월 14일 세 번에 걸쳐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