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끌어온 감사원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감사 결과가 20일 오후 2시께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감사원은 전날 열린 감사위원회에서 최재형 감사원장과 감사위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감사보고서를 의결했다.
이번 감사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 조작 여부가 핵심이다.
당초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이 다해 2012년 11월 가동을 멈춘 원전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7000억원을 들인 전면 개보수 작업을 통해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2022년까지 수명연장을 승인받은 바 있다.
이 결정은 3년 뒤인 2018년 6월에 바뀌었다. 당시 한수원 이사회는 부족한 경제성을 이유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국회에서는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경제성 평가가 왜곡됐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경제성 평가에 나섰는데 이때 회계법인에서 작성한 초안과 수정안, 최종본의 수치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국회는 지난해 9월 감사원의 감사를 요청했고 1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이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정부 외압'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 대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국한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결국 정부 탈원전 정책의 타당성에 흠집을 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정부 정책에 맞춰 수천억원을 들여 고친 원전을 멈춘 것이라는 의혹도 피할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위법성이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에 이어 해체를 위해 영구 정지된 국내 두 번째 원전이다. 현재 국내에서 상업운전 중인 원전은 총 24기이며 추가적인 운전을 고려하지 않으면 이 가운데 11기는 2030년까지 허가받은 운전기간을 마치게 된다.
한수원은 감사 결과를 보고 앞으로의 방침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한수원 이사회에 직권 남용, 배임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법리적 책임을 물으면 당연히 지겠다"고 발언했다.
다만 조기 폐쇄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와도 월성 1호기 재가동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절차상에는 원안위의 영구 정지 운영변경허가 결정을 번복할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법제화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