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누가회가 지난 17일 성누가병원 부설연구소에서 제10회 대한 기독의료인 리더십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 가정사역협회 전문위원 박병은 실장이 ‘하나님 우리부부 좀 바꿔 주세요’라는 주제로 강의를 전했다.
이날 세미나는 자녀 양육, 부부 신앙 문제, 부부 대화, 부부 성관계, 외도 문제, 중독 문제, 육아 분담 등 부부 간 갈등과 관련한 질문들에 대해 박병은 실장이 성경과 심리상담의 입장으로 접근해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실장은 “정말 바뀌어야 할 사람은 나라는 걸 아는 게 중요하다. 강의를 통해서 부부 사이에 일어나는 질문들을 객관화시키고 배우자의 입장에서 통합해보면 좋을 것 같다. 두 개의 자기 정당성이 부딪칠 때 갈등이 크다.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옳은 것이다. 성경은 덕의 문제를 따지라고 한다. 나로서는 정당하고 마땅히 옳은 일인데 배우자의 입장에서 덕이 되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첫 질문인 ‘부부가 함께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사는 것’ 대해 “성경은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루라고 했다. 부부가 심리적·영적·사회적·신체적 모든 삶의 영역에서 하나 됨을 이뤄가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은사와 재능, 가치관이 다른 남녀가 연합해서 살았으니 자녀가 독립한 이후엔 부부가 합의하에 개인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녀 양육과 교육에 관해 “원 가정에서 다른 문화와 경험을 한 남녀가 자녀 양육에 있어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기본적인 답은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 교육에 있어선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가 되는 것이다. 아이의 자아존중감을 기르기엔 민주적이면서도 엄격한 부모가 좋다. 민주적인 건 아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고, 엄격한 것은 규칙이 있는 것이다. 규칙은 아이의 행동에 대해 부모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명확하고 일관된 규칙을 설정해서 부모의 통제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경험하면 아이는 스스로 자기 내면 안에 규칙을 만들어간다”고 했다.
이어 “충분히 좋은 엄마란 아이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반응해주는 엄마이다. 아이의 행동이 부모의 필요가 아니라 아이의 필요여야 한다. 아이의 필요와 욕구를 잘 헤아려서 적절하게 반응해줘야 한다. 반응은 공감적이라는 말이 늘 포함되어 있다. 부부 갈등도 배우자의 입장에서 공감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 정당성, 나의 필요와 욕구에 머물러서 강요하면 상대는 방어가 일어나게 된다. ‘그게 너에게 필요하구나’ 라고 적절하게 공감적 반응을 해야 한다”고 했다.
화목한 가정에 대해 “사춘기에 이혼율이 높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아이를 감당하지 못해 부부갈등이 심해져서 이혼위기가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사춘기 아이의 저항은 정상인데 저항의 범주가 정상 범위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 범위를 벗어나는 저항은 이전의 발달단계를 잘못 이행했기 때문이다. 아동의 발달단계마다 이행해야 할 발달과제가 있다. 제대로 이행하면 자존감을 갖고 주도권을 갖게 되지만, 부모가 과잉보호나 과잉통제를 하면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진다. 과잉보호는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아이는 자기 존재에 회의하게 된다. 과잉통제는 일일이 간섭하는 것으로 부부간의 대화나 아이를 대하는 대화에서 명령형으로 하지는 않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충분히 좋은 엄마 아빠의 좋은 양육을 통해서 갖게 되는 게 애착이다. 아이 속에 애착이 잘 형성되면 부모와 애정 결속이 일어난다. 부모와 사랑의 관계가 이뤄질수록 독립을 더 잘해나갈 수 있다. 애착이 형성되었다는 건 ‘기본적 신뢰’와 ‘안전기지’ 두 가지가 생겼다는 걸 의미한다. 애착이 형성되고 기본적인 신뢰가 있어야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고, 집이 돌아가면 쉴 곳이 되어야 세상 속에서 닳아 없어진 에너지를 다시 재충전하는 정서적 연료공급의 기지가 될 수 있다. 완벽한 부모가 제일 나쁜 것이다. 부모는 완벽할 수도 없지만 완벽하려고 하면 안된다. 완벽한 부모가 되려 할수록 아이에게 요구하고 참견하고 개입하게 되고, 아이의 필요가 아니라 부모의 필요로 끌고 간다. 그러면 아이는 자기 필요에 예민하지 않고 부모에 맞추려 한다. 필요가 채워지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자존감 있는 아이로 자라지 못한다”고 했다.
또한 “화목한 가정은 성경적으로 이야기하면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과 순종하는 것 모두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다. 화목한 가정의 비결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한다. 상대가 변할 것을 기대하고 간절히 기도했는데 바뀌지 않으면 더 미워진다. 바꿀 수 없는 나를 이 모습대로 용납하시고 용서하시는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그 사랑 안에 거하는 게 가장 아름답고 조화된 가정을 이루는 방식이다. 결혼은 배우자를 통해 사랑해야 할 아내를 사랑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내 힘으로 안 되니까 그런 나를 이 모습 그대로 사랑하는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아내도 순종의 능력이 자기 속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한다. 자녀답게 살 수 없는 나를 자녀라고 인정하는 그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이다. 시편 기자의 기도처럼 실패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자비와 긍휼의 그 사랑을 붙잡을 때 배우자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했다.
박 실장은 “부부간에 대화가 안 되는 이유가 정당성 때문이다.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할 것은 정당성이다. 말씀을 순종해야 하는데 내 생각이 옳으면 상대방에게 밀어붙인다. 대화는 상대를 설득하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는 것이다. 대화는 먼저 마음 열고 들으려는 태도이다. 나의 입장에서 대해서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고, 상대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상대를 비난하는 ‘유 메시지’(YOU-message)로 전하면 마음이 상한다. 상대방은 도전적으로 판단 당해서 내 말을 듣기 싫어진다. 상대에게 ‘아이 메시지’(I-message)로 제안하고 상대가 반응했을 때 감사해하고 잘한 것은 칭찬해주고 보상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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