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시편 121:1)
청년 시절 준비된 결혼을 위해서 노력했다. 특히 결혼은 남편이 되는 것과 함께, 아버지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아버지의 마음을 갖추면 결혼하게 하실 것이라고 가르치곤 했다. 스스로도 책도 많이 읽고 나는 좋은 아빠가 될 것 같았다. 멋진 아빠와 아들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흐뭇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나의 소망은 산산조각 났다. 드디어 결혼을 했는데 나의 역량을 넘어서는 아이를 허락하셨다. 나는 두 가지 방향을 잡았다. 첫째는 아버지로서 마음을 자식에게 주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과 둘째는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도움으로 자녀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집에 가면 쉬고 싶었지만 집으로 출근하는 마음으로 갔다. 이때 아버지의 마음은 자식에게 가야 한다는 말씀(눅1:17)을 붙잡았고 사랑은 집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집중만으로 나는 나의 아이를 키울 수 없었고 어려울 때마다 기도해야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면서 학교를 폭파해 버리고 싶다고 했다. 나는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점심 무렵 아이가 웃으면서 집으로 왔다. 그리고 자신의 성적표를 보여 주었다. 수학을 100점을 맞은 것이었다. 특히 주관식을 찍었는데 맞았다는 것이었다. 이로써 그는 학교를 폭파시키고자 하는 마음은 사라졌다.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학급이 맘에 안 든다고 또 반을 바꿔 달라고 했다.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아이를 불쌍히 여기셨는지 반장을 시켜주었다. 그는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중학교 시절 아이를 위해 붙든 말씀은 막 9:23절이었다. “할 수 있거든 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이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는 데 아이가 두 가지 상을 받아 가지고 왔다. 전교 최우수 학업 진보 상과 전교 최우수 도서관이용 상이었다.
한번은 아이가 해외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럴 형편이 아니라고 말했다. 다음 날 아침 큐티 말씀에서 “여호와의 손이 짧으냐”(민11:21-23)는 말씀을 받았다. 그 날 어떤 어려운 형편에 있는 선교사님을 심방하고 그와 함께 차를 타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내가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 선교사님이 아이가 해외여행을 해봐야 견문이 넓어진다고 하면서 차 뒷자리에 있던 제 가방에 돈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나의 팔이 짧아서 그 선교사님의 행동을 저지할 수 없었다. 여호와의 손은 짧지 않았고 나의 손은 짧았다. 하나님이 원하시면 내가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것을 언제나 공급해 주실 수 있음을 깨달았다. 모세는 하나님이 백성을 고기로 배불리시겠다는 말씀을 하시자, 그게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때 하셨던 말씀이 바로 “여호와의 손이 짧으냐”는 말씀이었다. 나는 그 말씀을 현실에서 체험했고 나는 아이를 키울 재력이 없지만 하나님이 공급하시면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번은 강원도 어디서 수양회를 하고 있는 데 집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면서 아내가 탄식하는 것이었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문제가 있으면 즉각 5분 대기조처럼 달려가곤 했었다. 그러나 내가 강원도에 있으니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깨달았다. 내가 항상 그 옆에서 그를 돌보고 감독할 수 없다는 것을... 어찌할 바를 모르던 나는 기도하며 아침에 봤던 큐티 말씀을 다시 보게 되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로다”(시편 122:1,2). 걱정 많던 나는 도움 주실 하나님을 바라보고 기도하니 마음에 평강이 오고 단잠을 잘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 수양회에서 돌아오는 도중에 한 전화를 받는다. 전화의 주인공은 아이의 문제를 가지고 석사 2개와 박사공부를 한 분이었다. 그분은 아이를 데려오라고 했고 100만 원 상당의 검진과 상담을 무료로 해주었다.
하나님은 내가 아비의 마음과 한계 없는 사랑, 그리고 기도를 배우도록 내 마음과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아이를 주셨다. 아이의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아이의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서원한 7년 새벽기도를 감당하였다. 한때 아이가 죽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때 나는 아이가 죽지만 않으면 감사하겠다고 기도했다. 요새 아이는 코로나 때문에 죽을까 염려된다고 말하며 기술을 배우고자 학원에 간다. 어찌하든 살고자 하니 감사하다. 아이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나는 믿는다. 나의 도움이 되시는 하나님이 친히 아이를 인도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자녀 문제로 고군분투하는 기혼 기독청년 파이팅~
김갈렙 목사 (UBF 세계선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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