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와 달리 비가 주륵주륵 내리던 날, 주인은 강아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강아지 목에 조심스레 목줄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산책 나가는 줄 알았던 강아지는 산책 가는 줄 알았습니다. 영문도 모르는 강아지는 그저 꼬리를 쉴새 없이 흔들며 좋아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강아지는 주인과 함께 산책 나가는 줄로만 알았고 신나 있었죠. 자신에게 어떤 운명아 들이닥칠 줄 모르고 말입니다.
자신에게 어떤 운명이 다가올 줄 꿈에도 모르고 있던 강아지는 그렇게 비 오는 날 주인의 손에 이끌려 집밖으로 나왔습니다.
산책 나왔다는 기쁨에 신나게 뛰어다니던 강아지는 이상하다 싶어 뒤를 돌아봤고 그 순간 주인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A Fortress Of Fur'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길바닥에 우산과 함께 버려진 어느 한 강아지의 가슴 아픈 사연이 소개돼 누리꾼들을 안타깝게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말루리 지역에서 강아지 한마리가 우산과 함께 길바닥에 버려지는 일이 있어 가슴을 아프게 하는데요.
털 관리 상태 등으로 봤을 때 주인이 함께 산책에 나섰다가 유기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그리고 다음날도 강아지는 이상하게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반복적으로 목격됐죠. 강아지는 왜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나타난 것일까.
아마도 자신을 버리고 떠난 주인과 자주 왔던 곳이었다든지 아니면 버려지기 직전 주인과 함께 같이 산책왔던 곳일지도 모릅니다.
강아지는 그렇게 한참 동안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서 시간을 보냈고, 그 모습은 씁쓸할 뿐이었는데요.
마치 자신을 버리고 떠난 주인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강아지는 그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비가 주륵주륵 내리는 날 산책 가는 줄 알고 따라나섰다가 주인에게 버림 받아야만 했던 강아지의 가슴 아픈 사연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을 통해 확산됐습니다.
이렇게 버릴 거면 도대체 왜 강아지를 키우려고 했던 것일까요.
강아지는 내 마음대로 버려도 되는 물건이 절대로 아니라는 사실을, 함부러 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