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멈춘 기독문화생활의 아쉬움을 돕고자 독자들에게 기독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기독 미술 작가 소개] 코너를 준비했다. 이번에 소개할 기독작가는 정두옥 작가이다.
정두옥 작가는 목회자의 사모로 주님을 섬기며 받은 은혜와 감사를 조형적인 이미지를 상징화하여 자신만의 신앙고백을 캔버스에 표현하고 있다.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업 화가이며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사무국장과 한국미술인선교회 부회장으로 사역 중이고 사랑받는교회 담임목사 김창수 목사님의 사모로 개척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 기독 미술을 하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20여년전 주님을 영접하기 전 저는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무의식적 세계' 를 추상으로 그리던 작가였습니다.그러나 주님을 영접하고 나의 정체성을 찾았고 나를 구원하신 주님의 사랑에 감동되어 기독미술(신앙고백으로 풀어가는 내용의 작품)을 하게 되었습니다.”
- 작품 소개 부탁드려요.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작품은 <좋은 땅 좋은 씨앗>입니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앗은 삼십 배 육십 배 백배의 열매를 거둔다는 성경 말씀처럼 교회가 있는 땅, 교회가 있는 나라는 선하고 풍성한 결실을 낸다는 걸 표현 했습니다. 교회는 기도하는 집이고 하나님이 '내 이름을 둔 곳'이라고 하십니다. 또한, 에클레시아가 되는 교회는 성도들이 모이는 곳 어디나 교회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내 마음에도 주님을 모시면 교회가 되고 우리의 육신도 거룩한 성전임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좋은 땅에 뿌려진 좋은 씨앗은 영양분과 물기로 윤택하게 되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듯이 주의 말씀을 항상 뿌리고 심고 거두는 부흥의 밭이 되길 기도합니다.”
“다음으로 소개할 작품은 <성도>입니다. 성도! 참 거룩하고 존귀한 이름입니다. 저는 성도의 모습을 아름다운 꽃병에 비유하고 싶었습니다. 깨지고 상한 심령, 산산조각이 나 부서진 아픈 마음들이 한조각 한조각 모여 아름다운 꽃병이 되고 그 속에 비로소 아름다운 꽃을 담게 됩니다. 전복껍데기는 겉모습은 울퉁불퉁 못생겼지만, 그 안에는 반전의 아름다운 펄 색의 표면이 있습니다. 금이나 은과는 다른 우아하고 영롱한 빛이 신비롭고 거룩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전복껍데기를 망치로 부신 후 파편들을 퍼즐처럼 맞춰 꽃병의 형태가 만들어지면 그 속에 꽃을 그리기도 하고 비즈를 붙이기도 하면서 아름다운 꽃병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양옆의 날개는 거룩함의 영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날개를 접어 쉬는 새처럼 꽃병은 안식을 누리고 있고, 그리고 그 안식은 내일의 비상을 충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서 '나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아요. 오히려 나의 아픔은 아름다움으로 변했죠. 가장 거룩하고 존귀한 이름 성도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죠'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듣길 원합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구역 식구> 입니다. 교회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구역 식구들을 각종 비즈를 이용해서 꾸며보았습니다. 우리의 삶은 주님이 주인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가정을 교회를 중심으로 질서를 지키는 공동체이어야 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네 번째 작품은 <마루투스: 증인>입니다. 사도행전을 읽고 묵상하면서 떠오르는 하나의 이미지는 십자가였습니다.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가 아니라 사도들이 진 십자가! 그것은 고난, 핍박, 희생, 사랑, 구원이었으며 나도 지는 사명이었습니다. 화면을 크게 십자가 모양으로 분할하고 그 안에 사도행전에 나오는 바울과 베드로의 행적을 두루마리에 기록하듯이 그려놓았고 십자가의 끝부분은 화살표처럼 이어져 동서남북으로 뻗어져 나가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십자가의 행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꽃잎이 흩날리듯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고 성령의 바람을 타고...
오른쪽 아래 어두운 배경 속엔 예수님의 흔적이 왼쪽 아래는 증인의 모습이 녹여져 있고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하나님의 역사는 핍박과 고난이 와도 어디론가 전해지고 흩어져 나아간다는 내용을 표현했습니다.”
Q.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더욱 알기에 감사와 긍휼의 기도를 많이 드리게 됐고요. 작품은 더욱 소망적 내용을 다루고 싶었고 특히 예배의 제재를 받고 있는 터라 예배를 사모하는 우리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도>라는 작품을 주로 하고 있어요.”
Q. 작품에 대해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나 반응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올 2월 달에 개인전을 인사동에서 했는데 한 미국 청년이 <성도>라는 작품에서 발을 멈추고 한참을 감상하고 있어서 얘기를 좀 나누었는데 자기가 이 작품에 많은 감동을 받아서 그 고마움으로 저에게 donation(기부)을 하고 싶다고 오만 원을 주는데 문화가 다른 부분이라 좀 당황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받고 저도 그 고마움으로 아주 작은 소품 하나를 선물로 주었어요. 전시하면서 모르는 외국인에게 기부금 받고 또 제가 선물하는 일은 처음 이었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을 나눠주세요.
“목회자의 사모로서 삶은 제 삶의 첫 번째 우선순위입니다. 하나님이 특별히 주신 사명이기에 교회를 섬기고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본이 되어야 하는 위치라 늘 부담을 느끼고 하나님께 긍휼을 구하고 있죠. 감사하게도 우리 성도님들이 저를 많이 사랑해 주십니다.
요즘 한국교회가 많은 어려움과 갈등을 겪고 있는 데 이럴 때일수록 하나님이 우리에게 간단하게 정리해주신 십계명을 기준으로 산다면 이 어려운 시대적 상황을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어요. 요즘은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사도신경 고백하고 점심때는 십계명 곱씹어보고 밤에 자기 전에는 주기도문을 하는 습관을 드리고 있어요.(책:쉬지 않는 기도/김석년목사 저 참고) 이럴 때일수록 더욱 신앙생활을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는 느헤미야처럼 다시 교회를 세워나가는 일에 지금부터 지혜를 구하고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작가로서도 더욱 영성 어린 작품을 통해 기독교 문화가 세상 속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