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돼 사용을 중단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자가 407명까지 늘어났다.
보건당국은 일부 의료기관이 정부 조달 물량과 유료 물량을 분리하지 않고 부주의하게 보관하거나 중단 사실을 알지 못해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일시 중단과 함께 사용이 중지된 정부 조달 백신 접종자는 407명으로 보고됐다. 전날 234명 대비 83명 늘었다.
질병청은 이날 오후 7시 낸 설명 자료에서 "조사 대상 정부 조달 물량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중으로 주기적으로 집계해 공개하겠다"며 "의료기관 조사 결과 및 지역별, 접종일자별 자료는 상세 조사 후 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질병청은 22일부터 시작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사업 물량 중 만 13~18세 대상 물량 가운데 의심 신고가 접수됐으며 예방 접종 하루 전에 사용을 중단했기 때문에 관련 백신 접종자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25일 정부 조달 물량 백신 접종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5명이 접종한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질병청은 애초 국가 예방 접종 시작일인 22일 이전에 63명이 접종하고 이를 중단한 22일 34명, 23일 8명이 접종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조달 백신을 맞은 접종자는 26일 324명에 이어 이날 407명까지 늘었다.
이처럼 접종자가 늘어나는 데 대해 질병청은 "조사 대상 정부 조달 물량이 접종된 사례를 조사·확인하면서 (관련 백신 접종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질병청은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대상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22일) 전날인 21일 오후 신성약품이 정부 조달 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과정에서의 상온 노출 의심 신고를 접수했다. 1톤 냉장트럭으로 백신을 나누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일정 시간 도로 등 상온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이에 질병청은 국가 예방접종 사업 일정을 일시 중단하고 21일 오후 9~10시 이후 예방접종등록시스템과 공문 등을 통해 전체 정부 조달 물량 1259만명분 중 21일까지 전국 256개 보건소와 1만8101개 의료기관에 공급된 578만명(46%)분 사용 중단을 안내했다.
구체적으로 질병청은 의료계와 지방자치단체 보건소를 통해 공문을 발송했고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에는 개별적으로 문자까지 보냈다. 긴급한 경우에는 문자 발송 및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 등을 통한 공지로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 전주의 위탁 의료기관에서도 정부 조달 물량인 해당 백신을 유료 접종 대상자에게 접종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해당 지자체를 통해 위탁 계약 해지가 통보되기도 했다.
여기에 중단을 안내한 21일 이후에 접종한 사례도 포함돼 있어 질병청은 407명의 접종 일자 등에 대해선 조사를 거쳐 이르면 28일 브리핑 등을 통해 설명하기로 했다.
질병청은 이번 접종이 관리 부주의와 중단 미인지 등 이유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질병청은 "정부 조달 물량과 유료 민간 물량을 분리하지 않고 보관한 관리 부주의로 인한 백신 사용 사례, 중단 안내 후 의료기관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접종한 사례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기접종자 대상으로 사용된 백신을 의료기관별 보유수량과 정부조달 공급수량을 비교·확인하면서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사를 지속 시행할 예정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수치는 변동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온 노출 자체가 이례적인 까닭에 일부에선 혹시 모를 부작용을 우려해 사용 중단 백신 접종자들에 대한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질병청은 "이번 조사가 진행 중인 정부조달 물량 접종 관련 이상반응 감시는 해당 지자체별로 집중 모니터링하도록 안내했다"며 "이상반응이 확인되는 경우 또는 식약처 백신 품질검증 결과에 따라 장기 추적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와 상의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국가 예방 접종 이후 이상반응과 관련해선 이상반응 인지 시 의료기관이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이나 보건소로 신고하고 환자·보호자는 예방접종도우미누리집 또는 보건소로 신고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번 상온 노출과 관련해선 지자체별로 '접종일로부터 1주일간 집중 모니터링(유선 또는 문자)'하도록 안내했으며 해당 지자체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매일 유선으로 확인 중이라고 질병청은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