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젊은 사람보다 기저질환이 있는 어르신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알려지다 보니 어르신들에게 두려운 시기가 되어가는 것 같다. 어르신들이 나이 들어 몸이 쇠약해지는 것도 서러운데 신종바이러스까지 만만하게 여기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노인복지전문가 호서대 박현식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청소년 복지가 어렵고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 시기는 누구나 거쳐왔기 때문에 이해할 수도 있고 대책을 세울 수도 있다. 앞으로 다가올 100세 시대의 노인 문제는 100세 이후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 많지 않고 100세 노인이 되면 대부분 세상을 떠나기 때문에 100세 이후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100세 이후에 대한 경험과 통계를 가지지 못한 채로 앞으로 100세 세대를 맞아야 한다. 그래서 그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라고 하였다. 준비되지 않은 노령화 사회는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독자들은 보통 그동안 복지전문가들이 수없이 언급하였던 노인 빈곤과 의료비용을 먼저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오는 노인세대는 이미 자식에게 의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다들 자신의 노후에 대한 최소한의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또 노령인구의 빈곤 문제와 의료비 문제는 노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이며 노인 돌봄 또한 사회가 맡아야 하는 문제라는 의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국가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노령연금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으로 대비하고 있기에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100세 시대를 준비했다고 할 수는 없다. 앞으로는 늘어나는 건강한 노령인구의 삶의 질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요즈음 어르신들은 대부분 특별히 사고가 나지 않으시는 한 80세까지는 건강을 유지하면서 사신다. 그 노년의 시간이 축복의 시간이 되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과 사회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문맹이 거의 없고 많은 인구가 고등교육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노령인구도 점점 더 문화향유에 익숙한 노년층이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어르신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결해줄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혜택들도 필요하다고 본다. 단순히 극장이나 공연장의 요금할인 정도의 혜택이 아니라, 새로운 어르신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 높은 문화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들의 지식과 경험들이 기반이 된 기획들을 문화 콘텐츠로 만들어 간다면 노령인구의 문화에 대한 소비 증가와 더불어 생산성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더 나가서 어르신들이 접근하기 쉽고 이용하기 편리한 문화시설의 건설과 활용방안도 연구되어야 한다.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또 다른 노인만이 가지는 특성이 배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 예로 어르신들은 책을 즐겨 읽었던 세대이다. 요즘 출판업계는 어르신들을 위한 큰 글씨 책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큰 글씨로 출판되는 책은 다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책값에 대한 부담도 크다. 출판업 자체가 불황이기 때문에 노인을 위한 책은 더욱 만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렇다면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많이 읽히는 전자책을 어르신들이 읽을 책에 접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자책의 활자는 크기나 색상의 조절이 자유롭다. 또 읽어주는 책들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런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하여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책들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어르신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사업이라고 본다.
노화를 늦추는 비결은 은퇴를 늦추는 것이 첫 번째라고 한다. 은퇴는 꼭 직업 활동의 은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년 이후에 주어진 시간을 축복으로 여기면 또 다른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노을의 빛보다 더 아름다운 100세 시대를 꿈꾸어 본다.
노은영 작가(사회복지학 석사, 청소년 코칭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