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한 행위대로 똑같이 돌려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지방 법원 판사 마이클 시코네티(Michael Cicconetetti)의 은퇴 소식이 알려지며 ‘솔로몬 판사’로 유명했던 그의 지난 판결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처럼 시코네티 판사는 범죄유형과 동기에 상응하는 맞춤형 판결을 내렸는데요, 동물학대범들에게도 이와 같은 판결을 내려 학대받은 동물들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도록 했습니다.
자신의 반려견 무스(Moose)를 일주일 동안 쓰레기로 가득한 집에 홀로 방치한 앨리샤 모로(Alyssa Morrow)에게는 반려견의 소유권 박탈과 함께 쓰레기장에서 무스의 고통을 체험하도록 했습니다.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앙상하게 마른 몸, 탈수증상까지 보이는 반려견을 보고도 반성의 기미는커녕 고작 일주일이었다며 뻔뻔한 태도로 나온 그녀에게 시코네티 판사는 감옥과 반려견 무스처럼 살아보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지역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쓰레기장으로 보내 무스가 겪었을 버려지고 두려웠던 그 끔찍한 시간을 느껴보도록 한 것입니다. 앨리샤 모로는 쓰레기장을 선택했고, 더러운 환경에 홀로 버려져 있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새끼 고양이 35마리를 차가운 숲에 유기한 여성에게는 숲에서 혼자 하룻밤을 보내도록 선고했습니다. 늦은 밤 야생동물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어둠과 추위와 공포 속에서 언제 어떻게 구조될지 모르는 두려움을 겪으며, 물, 음식, 담요 등 그 어떤 것도 제공하지 않은 채 숲속에서 맨몸으로 밤을 새우게 했습니다.
개를 총으로 쏜 남성에게는 매년 명절마다 동물보호소에 사료를 기부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시코네티 판사는 항상 감옥에 갈 것인지, 자신이 했던 행동을 그대로 겪어 볼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대부분 감옥보다 나을 것이라며 후자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학대한 동물들의 고통을 체험하면서 자신이 동물에게 한 짓이 끔찍한 학대였다는 것을 깨닫고 “감옥에 가는 것이 더 나았다”며 후회와 반성의 태도를 보입니다.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도망간 여성에겐 택시를 탔던 48km의 거리만큼 걸어가도록 했으며, 음주운전을 한 남성은 시체안치소로 데려가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사람들을 직접 지켜보도록 했습니다.
또한 노숙자 지원을 위한 구세군 모금함에 있던 돈을 훔친 남성에게는 24시간 동안 길거리 노숙을, 자전거를 훔친 절도범에게는 10일간 훔친 자전거를 타고 지역 봉사활동을 다니도록 선고했습니다.
10대 청소년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버스 타이어에 구멍을 내서 예정된 소풍이 취소되게 만들자, 아이들에게 직접 소풍을 열어주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시코네티 판사의 재치있는 판결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시코네티 판사는 모든 범죄에 이런 관대하고 창의적인 처벌을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큰 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없다”라며 감옥에서 더 무서운 범죄 수법을 배워와 더 큰 범죄자가 될 수도 있기에 소수의 초범자나 재활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주는 기회입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가해자가 체험하면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통해 재범을 막고자 하는 것으로 시코네티 판사가 이런 합당한 처벌을 내린 사건의 재범률은 10% 미만이었다고 합니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자업자득(自業自得)’, ‘사필귀정(事必歸正)’ 이런 판결만 있다면 속이 뻥 뚫릴 것만 같습니다.
시코네티 판사는 현재 은퇴 후 반려견 캐시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