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국 대부분의 학교가 비대면으로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대면 수업의 경우 등교하는 학생 인원을 제한하는 유연 등교제도 병행하고 있다.
비대면 교육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교육의 질과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청각장애인은 길어지는 원격 수업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차별 사례 중 하나로 대학교 사이버강의에서 화면에 강의 자료를 띄어 놓은 채 속기나 수어 통역 지원을 제공하는 곳이 거의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청각장애 대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이나 등록금을 반으로 감액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등록금을 낸 만큼의 학습권 보장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 어느새 '집콕생활'과 '언택트(비대면)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요즘은 장애인도 비대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온라인 강의를 듣기도 하고, 영상을 보면서 홈트레이닝 운동을 하는 장애인도 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에게 자막이나 수어 통역 지원이 되지 않는 영상은 무용지물일 뿐이다. 화상 회의 프로그램인 ZOOM을 통해 많은 사람이 회의를 하고 강의도 한다. 이때 음성언어를 사용하는 비장애인 사이에 청각장애인이 한 명이라도 입장했을 때, 이 사람은 음성으로 이어지는 회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운이 좋아 회의방에 있는 한 사람이 실시간 채팅으로 회의 내용을 속기해주면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는 데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통신 사정이 좋지 않아 갑자기 회의방이 꺼지거나 멈출 때는 낭패를 보게 된다.
비대면 서비스가 점점 확대되고 있지만, 자막과 수어 통역이 없는 서비스의 확장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한 사람인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도록 비대면 서비스를 좀 더 세부적으로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
마스크에 가려져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고, 비대면 서비스의 이용도 자유롭지 못한 청각장애인들의 답답함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가 시행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했으면 한다.
이샛별(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