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 목사(새문안교회)가 지난 6일 주일예배에서 ‘목회세습, 거룩한 공교회를 무너뜨린다’(엡1:22~23)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삶이 지치고 낙심한 세월들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때에 목회자의 설교는 성도를 위로하고 권면하며 세우는 설교를 해야 되지만 오늘 말씀은 그렇지 않다”며 “한국교회가 처해진 상황이 위태롭고 마치 방향을 알지 못하고 표류하는 배와 같다”고 했다.
이어 “매월 9월 첫 주는 총회주일이다. 9월 하순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통합)를 위하여 기도하는 날이다. 이번 105회 총회는 한국교회사에서 영원히 기록될 중요한 총회가 될 것”이라며 “아시다시피 104회 총회에서 특정교회의 대물림 문제를 놓고 그 교회에 대해서는 이것을 받아주는 7개 수습안을 통과시킨 적이 있다. 우리 교회 당회는 이것이 교회의 본질에도 어긋나며 시대정신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여겨 시정을 요구했고, 서울노회는 올 봄에 7개 수습안을 철회하도록 협의안을 요청했고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서울노회 뿐 아니라 전국노회 22퍼센트, 나머지 11개 노회가 같은 협의안을 상정했다”며 “코로나로 인해 많은 교회들이 정신없는 가운데 온갖 다양한 방해에도 12개 노회가 협의안을 냈다는 것은 이 안건이 얼마나 한국교회의 앞날이 걸린 중요한 문제인가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목회직 대물림 문제는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에 있어 부담스러워했다. 이유는 교회가 자칫 이 문제를 다루었다가 엄청난 역풍을 만나 목회가 어려워질까 봐 염려되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다 작년 7일 금요일 밤에 104회 총회 수습안이 가결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기도했고 성령의 음성을 들었다. ‘네가 불충하였다’는 말씀이었다. 그 한 마디에 무너졌다. 개인의 목회와 우리교회 형편을 생각해서 이 부분에 있어서 넘어 가길 원했지만 주님이 보실 때 충성스럽지 못한 모습이었다. 마음을 정리하고 104회 총회 현장 경험을 오픈했고 그 설교는 이 세습문제의 불구덩이 한복판으로 밀어넣었다”고 했다.
그는 “교회 세습은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누룩’과 같은 행태”라며 “지금은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만 나중에 이것은 한국교회 전체를 걸려 넘어지게 만드는 엄청난 독소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를 통해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세상에 드러난다. 교회의 능력은 시작부터 끝까지 리더십과 설교, 시스템과 교회 행정 그리고 문화 등등 하나하나가 예수를 향해 있을 때 나타나는 것”이라며 “즉, 예수님이 교회의 머리가 되시면 되는 것이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강력한 성령의 역사는 교회를 집요하게 이끌고 가려던 사도들의 교회관에서 나왔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목사는 “오늘날 현대 교회에서 이렇게 예수로 충만하여 만백성들에게 은혜를 넘치도록 부어 주시는 예수의 능력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가”라며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충만하심을 훼손하는 일들이 많으며 그 분이 왕 되시고 주인 됨을 거부하는 교회 안의 죄와 악이 너무도 관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목회지 대물림을 거부하는 이유는 교회의 거룩성과 공교회성을 훼손하는 죄악된 시도이기 때문”이라며 “교회의 머리되신 그 분께 불충하는 모습이다. 교회의 거룩성은 리더십, 영성, 시스템, 문화 하나하나가 예수님이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하실지 늘 고민하면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만을 교회의 주인으로 모신다는 확고한 신앙고백으로 세워지는 곳에서 형성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으로는 예수를 ‘주님’이라고 하면서 실제로 교회의 주인은 목사나 장로 또는 교인들이 주인이 된다면 이것은 주님이 기뻐하시지 않으신다”며 “그 만큼 교회가 인본주의화 되어 있고 사유화 되어 있다. 어떤 교회에서 세습이 진행되고 있다는 말은 교회가 주님으로부터 그 만큼 멀어지고 있고 사유화 되었음을 뜻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정통과 이단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라며 “우리는 보통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학과 다른 것을 말하면 이단이라고 하지만, 교회에서 기준은 바로 사도신경이다. 사도신경을 벗어나 있는 지 또는 부합하는 지가 정통과 이단을 구분한다. 거기에 보면 ‘성령을 믿사오며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가 나온다. 그런데 라틴어 원어를 해석하면 ‘나는 성령을 믿으며 거룩한 공교회를 믿습니다’라고 나온다. 교회는 특정인을 위한 곳이 아닌 만민을 위한 곳이다. 아버지의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만민을 위해 열린 교회이며 만민이 한 분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모시며 청지기의 사명을 감당하는 곳이 바로 공교회이다. 그러므로 공교회에서는 인종, 피부색, 국가, 민족, 이념, 정치적 성향 등을 다 뛰어 넘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는 동등한 교회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습은 교회가 사유화 되는 것이기에 이 사도신경을 철저히 거부하는 형태이다. 즉, 공교회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설사 목사와 장로가 뜻이 같아서 함께 일을 추진한다고 할지라도 역시 사유화 된 것이다. 왜냐하면 당회가 사유화 되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대물림이 비성경적이라는 말은 없지 않는가, 성경에서 아들에게 물려주지 말라고 명시적인 개념이 있지 않다, 오히려 구약에 제사장은 직을 대대손손 물려주었다고 되어 있다’고 말한다”며 “이렇게 성경을 해석하는 사람을 일컬어 ‘축자영감설론자’라고 한다. 즉, 근본주의적 신앙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한다.
또 “종교개혁에 뿌리를 둔 전통기독교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에 오류가 없다는 사실을 믿는다. ‘오류가 없다’는 것은 단어나 구절이 오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며 “그렇게 말하면 성경의 진리성을 옹호할 수가 없다. 하나님의 말씀은 신앙과 행위에 오류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그는 “세습은 성경 66권의 정신에 입각해서 볼 때 잘못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탐욕’에 근거하여서 그것을 다른 누군가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교회의 주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시라는 신약적 교회관에 철저히 위배 되므로 비성경적인 것”이라며 “백 번 양보해서 ‘위 두 가지 성경적 진리에 위배되지 않는다’라고 보자. 교인들의 마음에 엄청난 상처를 주고 사회로부터 손사래를 치게 만들어 한국교회의 권위와 영향력을 결정적으로 훼손하게 된다면 이를 굳이 진행하는 것 자체가 결코 성경적인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린도전서 8장 13절을 인용해 “사도 바울은 자유를 형제를 걸려 넘어지는데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면에서 ‘개교회의 자유다’라고 말은 할 수 있지만 교인들에게는 상처가 되고 불신자들에게는 교회의 신뢰를 잃게 만들어 선교를 닫아 버리게 한다”며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진정 기뻐하시며 그 분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것이라 볼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목회자 세습은 한국교회에 치명상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일임에도 이 일은 계속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교회와 다른 교회에서도 저항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이다. 다들 나하고 직접 관련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성경에서 교만이 죄악인 것과 마찬가지로 영적으로 태만한 것도 죄악이다. 마땅히 경계해야 될 일이다. 적은 누룩이 온 땅에 퍼지기 직전이기 때문”이라며 “당장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눈감고 싶어 하는 것은 결국 그 화가 자신에게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습문제는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일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렇기에 이번 총회에서 반드시 바로 잡혀야 하는 일이다.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며 “어떤 분들은 코로나 때문에 힘든 시기, 이 일로 나뉘어서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지 걱정한다. 교회론적으로 이것은 누룩이다. 누룩을 끌어안고 가면 덩어리 자체를 완전히 변질시키는 무서운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일을 하시는 순서가 있다. 구원을 개개인에게 선포하시되 그 사람 속에 있는 죄를 죄라고 명료히 하고 그 사람 또한 그것을 인지하고 고백하는 자에게 구원을 선포하신다. 그리고 회개하는 자를 용서하신다”고 했다.
이 목사는 “교단 헌법 28조 6항 1호에 ‘은퇴하는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의 아들은 위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규정한다”며 “그런데 이 법 제정은 무시하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여 ‘은퇴하는 위임목사는 안 되지만 은퇴한 위임목사는 괜찮다’는 식으로 특정교회 목회자 대물림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간다. 이것은 초헌법적 발상이다. 104회 총회가 그것을 결정한 것이다. 저도 참석을 했기에 죄인이다. 초헌법적으로 잘못 결정한 것을 이미 결정했기 때문에 시정할 수가 없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기도를 부탁드린다. 인터넷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해 알아보시면 하나님이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는 명료하게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셔서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겨 주시고 이 일을 바로 잡아달라고, 우리 총대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는 분별의 영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며 “105회 총회에서 104회 잘못된 결정이 바로잡혀서 추락해 가는 한국교회의 거룩성과 공교회성이 회복되고 미래의 한국 선교의 길이 다시 열리게 되고 늦더라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