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아동 대다수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위기 대응의 중심에 아동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아동과 양육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발표된 아동과 가정을 대상으로 한 가장 큰 규모의 글로벌 설문 조사로,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을 받은 11세~17세 아동 8,069명과 양육자 등 성인 17,565명 총 25,634명이 대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아동이 교육과 보건에서 소외되었으며 심각한 보호 위기를 겪고 있다. ▲ 아동 3명 중 2명이 봉쇄(락다운)기간 중 교사와 연락하지 못했고, 10명 중 8명은 학교가 휴교한 뒤 새로 배운 것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 코로나19로 소득이 절반 아래로 감소한 가구의 93%가 보건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가정 내 폭력은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휴교 전 8%에 머물던 아동학대 신고 비율이 17%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 남아(43%)에 비해 여아(63%)가 집안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교육, 보건 영양, 정신 건강, 사회적 안전망 구축 등에 시급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분야의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뷰에 응한 빈곤 가정의 아동 중 원격 학습을 위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아동은 1%에 미치지 못했으며, 스스로를 빈곤층으로 분류하지 않은 가정조차도 19%만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빈곤 가정의 37%는 학습 자료를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코로나19는 소득 및 성별 간 격차를 심화시켰다. 일반 가구(70%)보다 더 많은 빈곤 가구(82%)가 코로나19 이후 소득 감소를 경험했다. 이러한 소득 감소는 보건 서비스 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체 응답의 89% 가정이, 이중 절반 이상 소득이 감소한 가구의 93%가 의료서비스 이용과 의약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는 여아와 빈곤 가정의 아동, 장애 아동 등 취약한 상황에 놓인 아동에 대한 폭력의 위험을 악화시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로 32% 가구의 아동과 보호자가 가정 내에서의 신체적 또는 정서적 폭력이 있었다고 답했다. 소득 감소와 학교 휴교는 이러한 폭력을 더욱 심화시켰다. 아동에 대한 폭력이 발생한 가구의 19%는 코로나19로 인해 가구 소득의 대부분이 감소했으며, 학교가 문을 열었을 때(8%)보다 닫았을 때(17%), 약 2배 이상 아동에 대한 폭력 신고가 증가했다.
특히 여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아의 63%는 집안일을 더 많이 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52%)이 형제자매를 돌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남아는 같은 질문에 각각 43%, 42%로 응답했다. 학교가 폐쇄된 기간에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고 답한 여아는 20%에 달했으며 남아는 10%에 불과했다.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아동은 교육의 기회가 영영 단절되거나, 아동노동, 조혼 등 여러 형태의 착취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팬데믹이 역사상 최악의 교육 비상사태를 불러일으켰으며 올해에만 970만 명이 학교로 돌아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 애싱(Inger Ashing)은 "코로나19로 불평등이 확대됐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지며 아이들의 건강, 음식, 교육, 안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한 세대의 아동이 건강하고 안정된 미래를 잃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저소득 국가의 부채를 탕감하는 조치를 강화해 이들 국가가 아동의 삶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몇 달간 글로벌 사회가 놓친 것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계획의 중심에 아동의 요구와 의견을 둬야 한다. 그래야만 이들 세대가 가장 무거운 대가를 치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