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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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 박사

국회에 제출된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이 법의 취지는 사소한 차이로 취업, 승진, 교육 등의 기회에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차별이 자행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태아 차별이다. 단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생명을 앗아가는 엄청난 차별이 년간 백만 건 이상 자행되고 있다.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어떤 태아는 출산하여 행복한 가정의 자녀로 축복받지만, 다른 태아는 차별받아 엄마의 자궁 속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첫째 태아는 모두의 축복 속에 웃음꽃의 주인공이 되지만, 둘째 태아는 차별받아 가족의 저주 속에 쓸쓸히 파괴된다.

약간의 장애가 의심되는 태아는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음에도 차별받아 엄마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핏덩어리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남녀의 자기 결정권으로 쾌락을 선택해 임신된 태아가 원치 않는 임신이라는 차별을 받아 세상 빛을 보지도 못하고 갈기갈기 찢긴다.

피임을 하지 않고 즐기던 남녀가 자신들의 결정으로 생성된 태아를 자기 결정권을 존중한다며 차별하며 마구 폭행한다.

엄마의 심장 고동소리를 들으며 손과 발을 흔들며 태동하던 태아가 부모의 이혼으로 차별받아 생을 너무도 일찍 마감한다.

모든 동물의 태아는 어미와 가족의 축복 속에 태어나지만, 유독 인간의 태아는 차별받아 몸서리치는 죽임을 당한다.

애완견은 새끼를 낳기 위해 가축병원에서 수백만 원의 제왕절개 분만술을 받지만, 임신 주수가 찬 인간의 태아는 차별받아 제왕절개 낙태술로 죽어간다.

7개월째 분만된 미숙아를 살리기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밤을 지새우지만, 같은 병원의 다른 7개월 된 태아는 차별받아 적출물 쓰레기로 폐기된다.

성 정체성, 성 지향성 차별을 논하기 전에, 가장 안전해야 할 엄마 자궁 속의 태아를 결단코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바로 그 차별받을 뻔한 태아였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태아는 살고 싶다. 모든 태아는 차별받지 않고 태어날 권리가 있다.

이에 그 어떤 차별금지법보다 태아 차별금지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

박상은 박사(샘병원 미션원장, 4기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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