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교회 목회자, 中 공산당의 웹 세미나 도청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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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Pixabay

중국 공산당 당국이 홍콩 교회가 주최한 웹세미나(웨비나)를 해킹하고 중국 교회와 국가 관계를 논의한 기독교인들을 감시하며 참석자의 접속을 차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를 인용해 지난달 30일 중국 튠문 교회에서 ‘붉은 깃발 아래 십자가의 역사적 변화’라는 주제로 개최한 웨비나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세 명의 중국 정부 관련 인사들이 참여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홍콩 지부 국가보안국’, ‘중국 국가보안국’, ‘선전(Shenzhen) 지방 정부’로 확인된 세 명의 사용자는 회의가 시작하면서 웨비나에 접속을 요구했다고 한다. 세 명의 사용자는 모두 관리자에 의해 접속이 거부됐다. 웨비나는 등록 된 교인에게만 공개됐다.

한 목회자가 웨비나가 종료될 무렵, 이 사실에 대해 언급하자 알 수 없는 이유로 적어도 10번 이상 접속이 차단됐다. 게다가 교회의 다른 동료 사역자들은 웹 세미나를 조기에 종료하자고 강요했다고 한다.

동료들이 자신의 접속을 차단하지 않았다고 확신한 이 목회자는 ‘다른 사람들’이 웨비나를 도청하고 있음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교회는 보안상의 이유로 줌이 아닌 구글 미트를 통해 만났지만 여전히 감시를 받고 있다고 ICC는 전했다.

목회자는 “웹 세미나는 진실을 말했으며 어떠한 법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믿는다”며 “경찰과 국가 보안 요원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실체이기 때문에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아무 소용 없다”라고 덧붙였다.

C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소수 종교를 억압하기 위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에서 박해를 받고 있는 이른비언약교회 몇몇 교인들은 줌을 통해 온라인 부활절 예배에 참여한 혐의로 공산당에 체포되어 모든 종교 활동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지난 7월 코로나 연구에 참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인 사이버 해커 두 명은 미국에 의해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들은 기독교 가정 교회 목회자의 개인 이메일을 해킹하고 이 자료를 공산당 관리와 공유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샘 브라운백(Sam Brownback) 미국 국제 종교 자유 대사는 중국이 정교한 카메라, 안면 인식 기술, DNA 샘플 수집 등 가장 공격적인 기술을 위구르 무슬림을 억압하기 위해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브라운백 대사는 “중국의 방법이 종교적 억압의 미래를 대표한다”면서 “결국 종교적 소수자들이 신앙을 실천하기로 선택하면 사회에서 살아남거나 일할 수 없게 하는 제도에 의해 억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이것을 멈추지 않으면 이 세상의 미래가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며 ‘아직 멀었다. 그것은 내가 믿는 종교가 아니라 괜찮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긴급히 이같은 박해를 멈추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중국은 기독교인 박해와 관련하여 세계 최악의 국가 중 하나로 선정됐다. 또한 미 국무부는 중국을 종교자유 특별 우려 국가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