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원 교수(총신대 신대원 역사신학)가 3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홈페이지에 ‘방역의 영역과 신앙의 영역’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대통령께서 기독교계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급증하는 코로나19의 확산에 일부 교회들이 연관이 되면서 화살이 개신교계로 튀면서 정부의 실책을 덮고자 교회를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비판이 일어난 가운데 주선된 만남이었다”며 “자세히 모르기는 해도 심도 있는 대화들이 오고 갔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보도된 일부 내용만 가지고 단정할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강압적인 조치와 교계의 대응이 서로 팽팽하였다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어 “상당히 강압적이었다고 느끼는 정부의 입장에 대한 교계의 답안은 힘이 있었다. 정부는 코로나를 빌미로 교회를 국가에 귀속시키고 싶은지 모른다. 국가적 재앙 속에서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이것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라 절대군주들의 염원이었기에 지난 역사 속에서 교회의 영적 독립성을 지켜내기 위한 싸움은 치열했다. 결국 정교분리(나는 정교구분 원칙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원칙을 만들어냈고 그것이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에서 통용되고 있는 종교와 국가 사이의 관계 원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교회는 교회로서 고유의 본질을 지니고 있다. 다른 것들은 백번 양보한다고 해도 그 본질을 해치는 행위들에 대해서는 단호히 배격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순교를 각오해야 할 일”이라며 “왜냐하면 그것은 진리 문제이고 이는 교회의 존폐가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예배함이 일반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가 된다면 다르다. 그렇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면, 즉 철저한 예방 원칙과 지침을 잘 따르면서도 예배를 어떻게 할거냐를 국가가 지정할 수 없고 교회 스스로 정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시대 천주교인들을 죽이는 엄청난 사화들이 있었을 때 천주교도들을 색출한다고 해서 그들이 다 숨어 미사를 폐한 것이 아니었다. 개신교회도 환난과 핍박 가운데서도, 심지어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예배하는 일을 중단한 적이 없었다”며 “교회의 본질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이다. 예배는 단순한 의식이나 의전이 아니다. 하나님과 살아있는 만남과 교제이다. 이를 통해서 성도들은 영적으로 필요한 모든 양분을 공급받는다. 그 안에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자라는 것이다. 그것이 곧 세상을 향한 빛이요 소금의 역할을 확실하게 하는 원천이 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방역이라는 당위성만 앞세워서 권고가 아니라 명령을 내리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가 교회에 명령을 내릴 권한을 누구로부터 부여 받았는가”라며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사람의 말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귀하고 무게 있는 것으로 여긴다. 하나님께 순종하기 위해 때로는 우리의 목숨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이것이 지난 기독교 역사가 증언하는 내용”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런데 교회를 협박하거나 몰상식한 사업주가 운영하는 영업장들처럼 취급하고 있다. 과거에 어느 정부든 교회를 건드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조심스럽게 접근하며 상당한 조정 기회를 가진 다음 교회가 앞장서서 성도들에게 당부하게 하였다”며 “그러나 현 정부는 그런 일들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보도에 따르면 방역은 과학의 영역이지 신앙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명 타당한 지적이다. 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사회적으로 종합해서 판단할 사안인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고 신앙의 영역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라며 “의학도 포기한 것을 종종 신앙의 힘으로 극복한 사례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더불어 “방역 자체만을 위해서라면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제한해도 된다는 판단은 정무영역인가 사법적 영역인가”라며 “나는 목사로서 신앙의 영역이 아닌 것이 세상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다. 신앙은 세상을 이기는 힘이다. 하나님은 코로나19 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강력한 변종 바이러스가 무엇이든 능히 번지게 할 수도 있으시고 동시에 삽시간에 제거하실 수도 있는 전능자이다. 기근과 염병과 전쟁도 주관하신다. 선하시고 참되고 의로우신 뜻을 이루어 가신다. 물론 인간을 벌하시고자 주로 사용하신 방편이 이 세 가지들이었다.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다. 우리는 다 그의 정한 잣대에 의해서 판단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 바이러스 세균이 우리를 피해 도망 다니는 것이 아니라 집요하게 따라 붙는다. 깜깜히 확진 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식당에서든 집에서든 교회에서든 눈에 보이지 않기에 두려움이 더 엄습해 온다. 얼마나 많은 재정이 투입되며 인력이 투입되는지 모른다.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성과는 거의 없다. 우리 인간의 제한적 두뇌를 가지고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그 모든 만물들을 관장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이 직접 해결해 주시도록 기도한다. 전심으로 주께 돌이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살 길이다. 생사 문제는 과학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신앙이 절대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