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무효" 원심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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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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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10개월만 결론…전교조, 1·2심서 패소
대법원 입구 ©뉴시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게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부가 처분의 근거로 든 노동조합법 시행령이 법률의 위임을 받지 않고 헌법상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무효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즉각 정지해달라는 전교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전합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9조 2항이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이 같이 판단했다.

위 법의 2조 라목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을, 위 시행령은 설립 요건이 맞는 노조에는 시정요구를 하고 응하지 않으면 법외노조 통보를 한다는 사항을 각각 규정한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근거해 해직 교원 9명에게 여전히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던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한 것이다.

그런데 전합은 위 조항의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외노조로 규정해선 안 된다고 봤다. 위 조항들은 노조의 설립신고 반려 및 법외노조 통보의 기준만을 정한 것일 뿐, 그 자체로 법률적 효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법외노조 통보로 전교조가 헌법상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되는 등 본질적인 권리를 제한받게 됐다는 게 전합의 설명이다. 전합은 이와 같은 처분을 하려면 분명한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을 따라야 하지만, 위 시행령 조항은 그렇지 못하다고 봤다.

전합은 "현행 노조법은 제정 당시부터 현재까지 설립신고서 반려에 관해 이를 직접 규정하면서도 그보다 더 침익적인(이익을 침해하는) 법외노조 통보에 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는 위 시행령 조항이 유효함을 전제로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면서 "그런데 시행령 조항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돼 무효다. 따라서 시행령 조항에 기초한 법외노조 통보는 법적 근거를 상실해 위법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유지하라는 학부모들의 시위 ©전학연 제공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3년 10월 전교조가 조합원 자격이 없는 해직 교사들을 제외하라는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교원노조법상 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이에 전교조는 "해직 교원이라는 이유로 노조에서 강제 탈퇴하게 하는 것은 헌법상 단결권 및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014년 6월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교원노조의 특수성에 비춰 기업과 달리 취급해야 하며 노조 가입 자격을 제한한 교원노조법도 정당하다고 봤다.

2심 재판부도 지난 2016년 1월 고용노동부가 해직 교사를 조합원에서 제외하지 않은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고용노동부의 처분은 적법 절차에 따라 이뤄진 행정규제라는 것이다.

전교조는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으며, 지난 2016년 2월5일 대법원에 접수됐다. 이후 3년10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전합에 회부됐으며, 전합은 지난 5월 공개변론을 열고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이번 사건에는 김선수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만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 전교조 측을 대리한 바 있어 제외됐다.

한편 법외노조 통보 처분에 대한 전합 선고가 끝난 뒤, 전교조 측이 본안 사건이 끝나기 전까지 법외노조 통보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한 대법원 판단도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이날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의 법적 지위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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