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광화문집회 등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 이후 서울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방역당국 초비상에 걸렸다.
최근 서울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신규 확진자 수는 감소하고 있으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수영장, 요양원, 종합병원, 유치원, 아파트, 체육시설, 헬스장 등 시민들의 생활 깊숙한 곳으로 집단발병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 지역사회에서 전방위 확산이 가속화 할 것이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서울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2062명으로 전날 하루새 101명이 증가했다. 서울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9일 116명이었다. 이후 30~31일 각각 94명을 기록하며 주춤했으나 다시 세자릿 수로 증가했다.
방역당국에 보고된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는 ▲강남구 소재 아파트 ▲광진구 소재 병원 ▲중랑구 체육시설 ▲노원구 기도모임 ▲서초구 장애인 교육시설 등 최소 5건이다. 이와 관련된 확진자는 이날 신규 확진자 101명 중 41명으로, 전체의 40.6%를 차지했다.
지난 1일에도 동작구 카드발급업체, 도봉구 수영장, 헬스장, 강서구 보안회사, 성북구 요양시설,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관련, 동작구 스터디카페, KT 가좌지사, 관악구 의원 등 9건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공개된 바 있다.
여기에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광화문집회, 구로콜센터 등과 같은 기존 사례까지 포함하면 서울에서만 최소 20건이 넘는 집단감염 사례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들의 경우 최초 확진자 감염경로 등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10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진구 혜민병원 최초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역학조사 중인 상태로 공개되지 않았다. 강남구 소재 아파트의 경우도 최초 확진자로 경비원을 특정했을 뿐 이 확진자의 감염경로 등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깜깜이 확진자들에 의한 산발적 감염확산이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내 새로운 집단발병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초인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시가 '경로 확인중'으로 분류한 확진자 수는 급증하고 있다.
월별로 보면 1월 0명→2월 11명→3월 28명→4월 9명→5월 12명→6월 75명→7월 45명으로 등락을 이어갔다.
그러다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 등으로 인해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8월에는 536명으로 깜깜이 확진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동안 발생한 서울 확진자 2358명 중 22.7%인 536명은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았다.
이처럼 방역망에 걸리지 않는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포진해 있으며서 이들을 감염고리로 서울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도 일단은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로 인해 최근 소규모 집단감염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가 오랫동안 지속된 것 역시 집단감염 산발적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무증상·깜깜이 환자에 대한 빠른 검사를 촉구하면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증상·깜깜이 확진자가 코로나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 채 각종 모임 등에 참석하면서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최소25곳에서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연관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광화문집회와 관련해서는 종교시설 9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며 "(소규모 집단감염 증가와) 연관성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다만 코로나19가 오랜시간 진행돼 (사랑제일교회나 광화문집회 등과는) 상관없이 산발적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 중이라고 생각한다"며 "무증상 및 경증일 때 지역사회에서 조용하게 소규모 집단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마스크 착용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