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내밀고 두 발로 서서 뒷짐진 채 방그레 웃는 고릴라 뒤에 숨겨진 '슬픈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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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이 아닌 진짜입니다
Parque Nacional dos Vulcões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비룽가 국립공원에서 사람과 같은 포즈로 인상적인 셀카를 찍은 고릴라 두 마리가 화제입니다.

국립공원이 페이스북에 멸종 위기종 동물 보호를 위한 기부요청과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밀렵단속반원과 암컷 고릴라 두 마리가 함께 찍은 셀카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뒷짐을 지고 배를 내민 새침한 모습과 살짝 몸을 숙여 고개를 내민 고릴라들의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셀카에 진심인 고릴라들의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은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페이스북 방문자들은 “언젠가 이 고릴라들은 보기 위해 비룽가로 가고 싶다”, “이 사진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기부할 것”이라는 반응 등을 보였습니다.

Parque Nacional dos Vulcões

국립공원 측은 사진이 연출인지 묻는 말들에 “it's real!”이라고 답하며 “저 고릴라들은 항상 건방지게 행동한다. 이 사진은 그들의 진짜 성격을 완벽히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야생 고릴라에게 함부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당부와 함께 이번 사진 촬영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임을 밝혔는데요.

고릴라들이 밀렵단속반원과 이렇게 친근한 셀카를 찍을 수 있는 데에는 슬픈 사정이 있었습니다.

Parque Nacional dos Vulcões

은다카지와 은데제로 알려진 이 고릴라들은 각각 생후 2개월, 4개월 때 밀렵꾼에게 어미를 잃었습니다. 이후 밀렵단속반원에게 발견돼 비룽가 국립공원 내 센크웨퀘 보호구역에서 자라왔습니다.

비룽가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전문 훈련을 받은 단속반원들이 밀렵꾼들로부터 멸종위기종인 마운틴 고릴라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십수 년째 내전이 진행 중인 콩고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단속반원들의 희생과 수고에 고릴라들은 무한한 신뢰를 보냅니다.

어린시절부터 사랑으로 길러준 단속반원들을 부모처럼 따르는 고릴라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명감으로 일하는 밀렵단속반원들에게 네티즌들은 따뜻한 응원의 마음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