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9조→1070조→1327조'… '나랏빚' 눈덩이로

경제
경제일반
편집부 기자
press@cdaily.co.kr
빨간불 켜진 재정 건전성… 차기 정부 부담
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22년에는 1000조원 시대를 맞게 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역시 2022년에 5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뉴시스

정부가 내년에도 확장 재정을 펼친다. 예산 증가율이 3년 연속 8%를 넘겼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세수 감소와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내린 고육지책이지만,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일 내놓은 '2021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오는 2021년 재정 지출(총지출)액은 555조8000억원이다. 올해 본예산(512조3000억원) 대비 8.5% 늘어난 규모다. 2018년 7.1%였던 총지출액 증가율은 2019년 9.5%로 오른 뒤 2020년 9.1%, 2021년 8.5% 등 3년 연속 8~9%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재정 수입(총수입) 여건은 좋지 않다. 2021년 총수입액 예상치는 483조원으로 2020년(본예산)보다 2조원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경제가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2018~2021년 총지출액 증가율-총수입액 증가율 간 격차는 0.8%→마이너스(-) 3.0%→-7.9%→-8.2%로 점차 벌어진다.

이런 확장 재정 기조는 당분간 지속된다. '2020~2024년 국가 재정 운용 계획'에 따르면 총지출액은 2022년 589조1000억원, 2023년 615조7000억원, 2024년 640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증가율은 6.0%, 4.5%, 4.0%이다. 8.5%가 늘어나는 2021년을 포함해 연평균 증가율을 구하면 5.7%가 된다.

반면 이 기간 총수입액 연평균 증가율은 3.5%에 그친다. 이에 따라 관리재정수지(총수입액에서 총지출액과 4대 사회 보장성 기금 수지를 뺀 것) 적자 비율은 5%대 후반으로 커진다. 2020년 본예산 기준 805조2000억원이었던 국가 채무도 2021년 945조원으로 1년 만에 140조원 급증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국가 채무는 2011년(420조5000억원) 400조원을 처음 넘겼다. 3년 만인 2014년(533조2000억원) 500조원을, 2년 뒤인 2016년(626조9000억원) 600억원을, 다시 3년 뒤인 2019년(728조8000억원) 700조원을 초과했다. 이 이후에는 1년 단위로 앞자리가 바뀐다. 2024년에는 1327조원까지 불어난다.

정부의 이런 계획대로라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2020년 본예산 기준 39.8%에서 2024년 58.3%가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36.0%였던 국가 채무 비율이 8년 새 22.3%p 높아지는 셈이다. 학계 등지에서 "나랏빚 증가 속도가 과도하게 빠르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 재정 운용 계획을 보면 2021년 이후 국가 채무 비율은 매년 3~4%p씩 오른다"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 재정을 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그 이후에는 다소 소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국가 채무 비율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평가했다.

양준석 교수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3년부터 총지출액 증가율이 4%로 낮아지는 점도 문제다. 이는 총지출 조절 의무를 다음 정부에 떠넘긴 것"이라면서 "차기 집권 정부는 어떤 위기를 마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무거운 짐까지 떠맡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3년을 내리 팽창하는 확장 재정을 펼치고 난 2024년에는 국가 채무 비율이 60%에 육박한다. (비금융 공기업 부채를 포함해 측정하는) 광의의 국가 부채(D3) 기준으로 본다면 한국의 부채 비율이 너무 급속도로 높아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뉴시스

#재정건전성 #국가채무 #나라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