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조치를 강화하면서 이번 주말 다시 한번 시험대에 서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물론 식당과 카페 운영 제한까지 꺼낸 만큼 주말 거리두기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 들어 추가된 국내발생과 해외유입 확진자는 총 4741명이다. 29일 신규 확진자가 259명 이상이면 5000명을 기록한다. 7월 한 달 발생한 총 확진자는 1506명에 불과하다. 해외유입 확진자를 제외한 국내발생 확진자만 해도 4357명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주말을 앞둔 지난 28일 "앞으로 8일간 정부는 방역에 배수진을 치고 모든 총력을 다해 수도권의 확산세를 진정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주말을 앞두고 '고비'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배수의 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더해 지난 28일에는 수도권을 대상으로 음식점 영업 시간을 제한하고 프랜차이즈 카페와 헬스장,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실내체육시설에 집합금지 명령을 예고했다. 고령층이 밀집한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 요양시설에는 면회를 막기로 했다.
정부가 추가로 발표한 조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한다. 이는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유지하면서 3단계 조치 중 일부만 적용해 확산세를 막아보겠다는 의도다.
정부가 현 수준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역 조치는 모두 시행한 만큼 주말 거리두기와 다음주 초 확진자 현황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8월 들어 주말 신규 확진자를 보면 금요일이었던 지난 14일엔 85명이 발생했으나 토요일인 15일에 155명, 일요일인 16일엔 267명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주 금요일인 21일과 토요일인 22일에는 각각 315명이 발생했고 일요일인 23일엔 387명으로 늘었다.
통상 주말에는 검사량이 적어 확진자 수가 비교적 적게 나오는데, 최근 2주 사이에는 주말에 신규 확진자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지표환자는 12일 발견됐고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는 15일에 있었다. 코로나19 잠복기로 보는 14일이 지났거나 다가온 만큼 1차 감염 환자들의 증상 발현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N차 전파'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사랑제일교회와 8·15 도심 집회의 경우 집단감염 사실이 확인되고 추가 감염 위험이 높은데도 신도와 집회 참석자 등 상당수에 대한 진단검사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았다. 도심 집회와 관련해 정부는 기지국 정보 등을 활용, 15일 집회가 열리던 당시 그 일대에서 30분 이상 체류한 5만여명에게 진단 검사를 안내하고 있다. 27일 오후 6시 기준 5만2406명 중 검사를 받은 인원은 약 23.0%인 1만2053명이다.
이미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를 통한 2차 이상 N차 전파가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여기에 28일 0시까지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830명에 달한다.
전파 차단을 위해선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게 중요하지만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적용된 직후인 지난 22~23일 수도권의 이동량 감소폭은 16.9%였다. 지난 2월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던 대구·경북 감소량(38.1%)의 절반 수준이다.
결국 정부는 일요일인 30일 0시부터 다음 일요일인 9월6일 자정까지 8일간 수도권에 대해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되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제과점에 대해서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한다.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에 대해서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 음식·음료 섭취를 금지하고 포장·배달만 허용하는 핵심 방역수칙을 의무화한다. 헬스장,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모든 실내체육시설도 집합금지 조치를 실시한다.
이처럼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낸 상황에서도 이번 주말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그 결과로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3단계 격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도 "이 마지막 배수진을 통해 수도권의 확산세를 잡지 못한다면 우리는 3단계 거리두기라는 마지막 수단밖에 남지 않는다"라며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를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