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인 줄 알고 꿀꺽했다가 '사람'이라는걸 뒤늦게 알게된 거대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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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을 즐기고 있던 50대 한 남성에게 고래가 접근
사람을 꿀꺽한 범고래

55피트(약 16.7m) 크기의 거대한 고래 입으로 빨려 들어갔다가 극적으로 탈출한 한 남성의 아찔한 사연이 소개되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남아프리카 엘리자베스 항구 인근에서 다이빙을 즐기던 50대 남성 레이너 쉼프(Rainer Schimpf)가 고래에게 삼켜졌다가 기적적으로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오랜 다이빙 경력을 가진 수중촬영 잠수부 레이너 쉼프는 이날 두 명의 동료와 함께 스노클링을 즐기며 물고기 떼를 촬영하고 있었다. 특히 상어의 정어리 떼 사냥장면을 찍으려는 순간 큰 일렁임이 일더니 거대한 무언가가 그를 덮쳤다.

Heinz Toperczer

쉼프 씨는 “갑자기 사방이 깜깜해졌고, 하체에 엄청난 압력이 가해졌다. 고래가 나를 삼켰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먹이를 삼킨 고래가 바다 깊은 곳으로 잠수할 것이란 걸 알았기에 본능적으로 숨을 참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고래가 쉼프 씨를 집어삼키는 장면을 사진으로 포착한 동료 하인즈 씨는 “주변 바닷물이 심하게 소용돌이치더니 고래 한 마리가 나타나 레이너를 집어삼켰다. 그 순간 공포에 질려 몸이 굳어버렸다”고 위험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도 쉼프 씨는 고래가 그를 뱉어내려 입을 열어 물을 뿜어내는 순간, 바닷물에 휩쓸려 나와 무사히 생환했다

Heinz Toperczer

쉼프 씨를 집어삼킨 브라이드 고래(Bryde's whale)는 수염고래과에 속하는 멸종위기 해양보호종으로 전 세계의 열대, 아열애 해양에 서식한다. 크릴새우, 정어리 등 작은 생선 떼를 주식으로 삼는 브라이드 고래가 먹잇감인 정어리 떼를 사냥하려다가 촬영 중인 쉼프 씨까지 삼켜버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평소 먹던 먹이와 다른 것을 알아차리고 곧바로 그를 뱉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성경 구약성서에는 쉼프 씨처럼 고래 뱃속에 삼켜졌다가 살아나온 선지자 요나의 이야기가 나온다. 바다에 던져진 요나는 큰 물고기에 감켜져 밤낮 삼 일을 물고기 뱃속에서 지내게 된다.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올리자 고래가 요나를 육지로 토해냈다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현대판 요나가 된 잠수부 쉼프씨는 두려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하인즈가 찍은 사진을 보니 내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깨닫는다. 고래 뱃속에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공포”라며 무사히 살아난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Heinz Topercz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