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교회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교회일반
교단/단체
장지동 기자
zidgilove@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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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공개 세미나 개최
(왼쪽부터) 손화철 교수, 주재원 교수, 정재영 교수 ©포항제일교회 유튜브 영상 캡쳐

포항제일교회와 포항CBS가 27일 오전 10시 포항제일교회 본당에서 ‘코로나 이후의 삶과 기독교 신앙’이라는 주제로 ‘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공개 세미나’를 개최됐다. 온라인으로도 생중계했다.

이날 첫 번째 순서로 손화철 교수(한동대 교양학부)가 ‘새로운 균형을 찾아서: 산업, 사회, 그리고 교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손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은 결정된 미래가 아니라 새로운 평형을 찾는 과정이므로, 그 견인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로나19는 산업과 경제의 구조, 정부와 시민의 관계, 기술의 측면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를 교회가 직면한 상황을 분석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한국교회의 교회 생활과 예배의 방식과 기조는 주일예배, 모임프로젝트공동체, 공간, 기술, 성장 등의 5가지 키워드로 표현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 몸으로 모임이 핵심이 된다”며 “한국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견인하기 위해 기능성의 강화, Sunday Church, 목회자의 자리, 공간의 기술사용의 재검토, 교회 연합 사역 등에 대한 전향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재원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포항제일교회 유튜브 영상 캡쳐

그리고 두 번째 순서로 주재원 교수(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는 ‘플랫폼 시대, 콘텐츠로서의 교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주 교수는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1960~, 레바논계 미국 경영학자)가 쓴 ‘블랙스완’이라는 저서에서 ‘과거의 관측과 경험을 토대로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코로나’라는 질병만이 우리 사회를 바꾸고 있다면 질병만 해결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면 된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이전부터 4차 산업혁명이라는 굉장히 큰 사회적 변화가 이미 우리 사회를 바꾸고 있었다는 점”이라며 “그래서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이 맞물려 일종의 ‘퍼펙트스톰’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변화가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사회를 바꾸어 놓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으로 교회도 필연적으로 변화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도별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0대 기업들을 보면 1980~90년대에는 제조업 중심의 기업들이 자본을 장악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 균열이 생겨 인터넷 닷컴 시대와 휴대폰의 보급으로 모바일 폰 제조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2010년이 되면서 판도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특히 2019년에 들어서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등 플랫폼 기업들이 강세를 띄게 된다”며 “그 예로 중국 쇼핑 플랫폼 기업인 알리바바는 중국 ‘광군제’ 하루 동안 총 매출액 44조 6천 억(2019년 포스코 1년 총매출액 약 64조)을 기록했다. 무형의 재화가 유형의 재화를 압도하는 시대가 된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사용되는 플랫폼은 소프트웨어적인 것을 지칭한다(카카오톡, 페이스북, 유튜브 등 콘텐츠와 서비스를 수용자들에게 연결해주는 가상공간)”며 “이 플랫폼의 변화는 미디어 이용 패턴의 변화 뿐 아니라 생산, 유통, 소비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변화로 이어진다”고 했다.

그는 “플랫폼의 변화 이후 또 하나는 세대의 변화이다. 서구사회가 약 200년에 걸쳐서 변화 해왔던 것들을 한국사회는 불과 2~30년 사이에 압축적으로 경험해왔기 때문에 세대 간 문화적 트렌드의 변화도 매우 빠르다”며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Z세대’의 등장은 플랫폼 사회로의 변화를 가속화하며 핵심 가치는 얽매이고 구속받는 결속은 부담스러워 하지만 느슨한 관계(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한 열망이 크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본인이 원하는 형태의 상품과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했다.

이어 “디지털 세대에 기존의 기독교적 가치를 적용하는 것이 왜 어려운가”라며 “기독교와 교회 문화라는 구술언어 세대적 가치를 문자언어 세대의 이해를 바탕으로 디지털 문화 세대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 내 청년세대(Z세대)의 급감 현상은 이러한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과거 교회 내의 세대 간 갈등을 이해해왔던 방식으로 현재 이 상황을 바라보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모여서 예배하는 전통적 예배 방식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교회들이 어려움에 봉착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다양한 형식의 예배를 시도해 본 교회들은 잘 적응하고 있다”며 “집단 감염의 중심으로 교회가 빠지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교회의 특징은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거나 거부하는 교회들이다. ‘누가 뭐래도 한다’는 아집을 신앙의 힘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다음세대(Z세대)에게 이러한 모습은 좋지 못한 모습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의 현주소는 코로나19가 좀 더 가속화시켰을 뿐 플랫폼 환경으로의 변화는 피할 수 없다”며 “경제적으로 소유경제의 시대에서 공유경제 그리고 구독경제로 이어졌듯이 교회도 건물을 소유하므로 이루어졌던 기존의 예배형식이 건물 없이 공간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이후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교회 말씀을 듣는 시대가 되었다. 교회도 구독경제의 흐름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한국교회가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도 문제이지만 콘텐츠가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기독교계가 오랜 기간 동안 반미디어를 고수해 왔던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주 교수는 “콘텐츠로서의 교회에 대한 전망과 제언은 먼저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며 새로운 플랫폼 시대에 예배의 본질에 대한 논의가 신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버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위험하며, 하던대로 하는 것은 더 이상 답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일반 국민들이 한국교회의 어떤 면에 대해 분노하는지 정확한 중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사회적 감수성과 공감능력이 필요하며 온라인 플랫폼을 잘 만드는 대형교회 중심의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며 “포스트 코로나와 플랫폼을 만드는 퍼펙트스톰인 지금, 이전까지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등한시 했던 한국교회가 개교회 중심의 무한이기주의와 외형적 성장주의가 아닌 교회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놓고 연합하고 동력하는 교회로서 갖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경각심을 가지고 함께 기도하며 힘을 합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세 번째 순서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가 ‘제도화된 관행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 1944~2015)이 쓴 ‘위험사회’라는 저서를 보면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위험성은 커진다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스러워 하지만, 빠르면 1~2년에 안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위험요소로 여러 가지 사회적 위기나 재난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다”며 “우리는 이것에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Christianity’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기독교가 나왔지만 요즘 북미와 영미권에서 ‘Churchianity’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신조어로 교회를 따르는 사람으로, 여기서 말하는 교회는 예수님께서 핏 값으로 산 거룩한 교회라기보다는 외형화, 형식화된 교회를 따르는 사람을 말한다”며 우리말로는 교회교우, 교회주의라고도 한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교회가 제도화됨에 따라 너무 제도에 너무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고 했다.

또한 “앞으로의 교회는 건물 중심의 활동에서 기독교 정신의 실천으로, 성장주의에서 공동체 정신으로,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목회자 중심에서 하나님의 나라 백성으로, 리더십에 있어서도 Top Down에서 Bottom up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셔널 그룹으로서의 교회는 위계서열식 관료제형 조직보다 소그룹 네트워크로서의 교회, 소규모 공동체의 연합체로서의 교회, 소그룹이 교회와 시민사회의 가교가 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이 시민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된다”며 “교회는 전염병에 취약한 계층이 누구인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여러 가지 어려운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역교회가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이것이 코로나를 극복하는 중요한 차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포항제일교회 박영호 목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포항제일교회 유튜브 영상 캡쳐

그리고 마지막 순서로 박영호 목사(포항제일교회 담임)는 마틴 로이드 존스(1899~1981, 영국의사 출신의 복음주의 설교자)의 ‘설교와 설교자’라는 저서를 보면 ‘회중의 메시지’라는 말이 있다”며 “우리가 하나님만 바라보고 선포하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다. 사람은 사람의 영향을 받는다. 설교자가 회중의 반응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을 제외하고 예배를 논의하는 것은 탁상공론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목회자들이 가져야하는 영적인 상상력, 하나님은 여전히 함께 하시며 교회 전체가 문제가 아니라 신실한 동력자들이 여기저기에 있어 함께 기도하며 연대할 수 있고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심을 믿는 믿음이 있어야 이 어려운 시기를 돌파해 갈 수 있다”며 “이 모임도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주신 위로와 격려의 상상력을 공급 받는 모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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