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장기화로 사회 전반의 디지털, 비대면 전환이 가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선교 환경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선교 전략과 방향, 비전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주관한 스마트미션스쿨(Smart Mission School)이 21일 경기 성남 분당 사랑의병원 5층 강당에서 진행됐다. 앞서 19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서울 노량진 CTS빌딩 9층 KWMA 세미나실에서 장소가 변경됐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선교’를 주제로 열린 이 모임은 지난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강원 평창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평창포럼 2020의 6개 트랙 중 2번째 트랙인 ‘디지털미션플랫폼’ 그룹의 후속 모임으로 진행됐다.
행사 실무를 담당한 디지털미션플랫폼 코디네이터 박화목 선교사(KWMA 협동총무)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많은 선교사가 국내에 귀국한 가운데 선교 현장과 온라인 연계 복음 전파 및 제자 훈련 사역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며 취지를 밝혔다.
조용중 KWMA 사무총장의 개회사 후 중동 T국에서 20여 년간 사역하며 스마트 복음 전도사역을 꾸준히 해 온 김선희 선교사(KWMA 국제스마트사역단장)가 강의를 전했다. 김 선교사는 “중동 인구 25억8천만 명 가운데 67.9%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인터넷 사용률 58.5%보다 더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또 “중동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가족이나 친지들의 근황을 파악하고 소통하는 등 SNS를 통하여 대부분의 관계 형성과 서로 간 필요한 정보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희 선교사는 “이러한 상황은 무슬림들이 가족과 주위 사람으로부터 받는 박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성경을 읽고 설교 말씀을 들으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스마트 복음 전도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선교사는 “중동의 형제들을 만나 교제하면서 그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스마트 복음 사역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며 “무엇보다 난민들에게 복음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난민들은 주님의 말씀을 그들의 방언과 모국어로 필요한 시간에 들을 수 있고, 온라인 대화를 통해 복음의 궁금증을 해결한다”며 “모국어로 관심사를 나누면서 그들 안에서 자신들의 신앙 간증을 나누는 데 아주 큰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가 제안하는 스마트 복음 전도사역의 단계는 ①문화적 기반 찾기→②선교 현장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그들의 언어로 복음을 전파→③선교 현장의 복음 전파 능력을 인지하여 가장 적절한 플랫폼 찾아서 전도하기→④선교 현장에서 현지인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가까운 지역 교회와 연결되는 최종 목표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는 “복음의 진정한 메시지인 주님의 사랑과 긍휼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다가가 전할 뿐 아니라, 믿음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 복음 전도사역이 선교 현장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을 기대했다.
FMnC(Frontier Mission and Computer, 기술과학전문인선교회) 전 대표이자 현 이사인 전생명 선교사는 두 번째 강의에서 “모든 삶이 컨택트(Contact, 대면) 사회에서 언택트(Untact, 비대면)를 넘어 온택트(Ontact, 새대면·온라인 대면) 사회로 가고 있다”며 “우리의 신앙생활과 선교도 온택트를 통한 기도, 말씀, 교제, 전도, 선교가 되고 있으나 뿌리는 복음, 예수, 영성”이라고 강조했다.
전 선교사는 이날 무엇보다 뉴노멀, 온택트 시대에 ‘10만 스마트선교사’ 양성 비전의 중요성을 내세웠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선교와 전도의 벽이 낮아진 지금은 선교의 전후방이 따로 없이 누구나 틈틈이 시간을 내 언제 어디서든,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넘어 복음을 전하는 스마트선교사로 사역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현실과 사이버(인터넷) 세계의 구분이 없는 디지털 세대에게 복음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어 SNS를 활용한 스마트선교사로 양성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FMnC가 중점적으로 실시해 온 훈련인 SVS(Smart Vision School)도 소개했다.
KAM선교회(Kingdom Army Ministry, 하나님나라군대선교회) 대표 데이비드 차 선교사(KWMA 차세대기도사역단장)는 세 번째 강의에서 매주 목요기도회와 목요저녁모임, 동시 접속자 수가 58개국에서 1만 명이 넘는 라이트하우스 40일 기도회, 온라인 캄스쿨 등 KAM 사역 사례와 미국 라이프처치, 분당 만나교회, 꿈의교회에서 진행하는 국내외 온라인 사역·집회 사례를 소개했다. 온라인 집회 준비를 위한 프로세스와 과제에 대해서도 나눴다.
이후 강사들과 모임에 참석한 디지털 미션 관심 선교사, 교회 및 선교단체 담당자 20여 명은 1시간 정도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이 시간에는 목회, 선교 현장에서의 스마트 선교 응용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심도 있게 나눴다. 또 SNS를 활용한 복음의 일꾼 ‘10만 스마트선교사’ 양성 비전을 공유하고, 각 교회와 선교단체가 가지고 있는 디지털 사역의 역량을 공유하는 디지털 미션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