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가지 않은 데 대해 "정말 가고 싶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적 계산 하에 죽음까지도 이용하려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안 대표는 이날 유튜브채널 '안철수'를 통해 공개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의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영상은 '안철수 진중권 철권토크'의 2차 공개분으로, 지난 1차 영상은 조회수 50만뷰를 넘어서며 인기 영상 대열에 올랐다.
안 대표는 대담에서 "대통령도 대선 때 페미니스트라고 했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나 박원순 전 시장 모두 '젠더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스스로 얘기했던 분들"이라며 "모든 게 선거에서 표를 얻고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것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 전교수는 "여권 인사들의 젠더 감수성은 그냥 자기 출세를 위한 상징 자본이 아니었나"라면서 "박원순 시장 사건과 관련한 대응은 이제까지 벌어졌던 그 모든 자기 배반들의 결정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서에서 정작 하셔야 할 말씀은 없더라. 미안하다는 말을 주변 사람들한테 하고 정작 피해자에 대해 미안하다는 말은 없었다"라고 했다.
안 대표와 진 전 교수는 박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시민단체의 태도에 실망을 드러냈다.
안 대표는 "시민 여성단체들이 이번 사건에 진영 논리로 접근했다"면서 "비정부기구가 아니라 친정부 기구"라고 했고, 진 전 교수는 "시민단체들이 조국사태, 윤미향 사태에 이어 많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23타수 무안타, 타율 0할0푼0리"라면서 "부동산 정책을 포함한 모든 문제의 근본에는 인사가 있다. 그런데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대통령 비서실장 영전설이 끊임없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 이상 부동산 정책을 국토부 장관이 주문해서는 안 된다. 경제부총리 수준에서 다른 부처들과 종합해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진 전 교수는 "대통령은 당이 잘못 결정했을 때 올바른 윤리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아주 중요한 순간마다 대통령은 행방불명이다. 그래서 대통령을 찾는다"라고 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안 한다. 행사 때만 잠깐잠깐 얼굴을 비춘다. 대통령이 질문을 다 받고 반박하고 또 이해시키고 해야 하는데 지금 그게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또 국론 분열 요인으로 잘못된 통계를 지목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이 직접 인용하는 통계 자체가 현실과 너무 다르니 결국 실망하게 되고 이제는 더이상 통계 자체를 신뢰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숫자로 진실을, 현상을 속일 수 있겠는가. 이제 더이상 숫자로 장난치지 말고 객관적인 사실을 엄정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대통령이 갑자기 집값 떨어졌다고 했는데 부동산 3법 통과된 지 얼마됐다고 벌써 결과를 이야기 하는 거냐"면서 "늘 대통령 '말씀'이 문제다. 코로나도 대통령이 좋아졌다 그러면 또 터지고 이런다"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