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가 23일 그가 시무하는 부산 백양로교회 주일예배에서 설교 직전, 최근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 목사는 “코로나 때문에 온 국민이 고통을 당하고 정부와 전국 교회들도 난리가 났다. 교회는 지난 5월에 ‘교회 회복의 날’을 통해서 서서히 정상을 회복하던 중이었고 교회학교는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다시 수도권 교회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증가되었다”며 “수도권 교회들도 폐쇄는 아니지만 비대면 영상 예배로 전환 되었고 부산시도 같은 행정 제한 조치를 내렸다”고 했다.
이어 “그 전날 당회가 긴급히 모여 우리 교회는 2주간 비대면 온라인 예배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가정에서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는 성도님들께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은총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기독교인들 중에는 예배를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는데 왜 예배를 중지시키고, 왜 스스로 예배를 포기하느냐고 반발을 하며, 또 카페나 식당, 지하철, 해수욕장 등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만 괜찮고 한 주에 한번 모이는 교회는 왜 그렇게 압박하고 탄압을 하는지… 마치 교회가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것 같이 비춰진다”며 “교인들 중에서도 사회활동을 통해 감염되어 무증상으로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고 역학조사를 받아 확정 판정이 되면, 교회를 제외하고 방문한 곳들이 여러 군데임에도 교회 성도 수를 가늠해서 말이 나온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교회가 사회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자숙해야 될 때라고 본다”며 “할 말은 많다. 사실 어떤 곳을 가 봐도 교회만큼 철저히 방역하는 곳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 주 교회가 감염통로가 되어 확진자가 1천여 명 정도 나왔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12개 고위험 근로시설 중단으로 소상공인들이 잠시라도 영업을 접어야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리고 아프다”며 “예배가 소중하지만 그 예배가 감염의 통로가 되고 이웃을 불안하게 한다고 하면 잠시 2주 정도 예배 방법을 재고해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교회가 긴 호흡으로 사회 일원이며 책임적인 존재로 이웃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 더 사회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한 교회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것이다. 한 목사가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한 교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한 교회로 끝나지 않는다. 파장이 크다”고 부연했다.
또 “더욱 우리가 방역의 신경을 써야 한다. 사람을 모으는데 신경을 써서는 안 된다. 교회가 보다 더 안전한 예배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회는 정부가 불의한 길로 가면 항의하고 불복해야 되지만 방역이나 전염병 때문이라면 협력해야 한다. 그것이 이웃과 교회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교회와 단체에서 정부의 예배금지 조치를 거부하고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예배를 드리겠다고 했다”며 “이것도 교회의 특수성임을 알아주어야 한다. 교회는 다양함 속에서 일치를 추구하는 곳이다. 교회는 피라미드 구조나 수직적인 계급 구조가 아니다. 개 교회를 존중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연합체라 할지라도 강제하거나 구속력 있고 일사불란하게 공문 한 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음식에 관하여 ‘먹는 자도 주를 위해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서로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참 어려운 시기이다. 그러나 터널은 시간이 문제이며 곧 지나면 환한 세상이 오듯 이 고난과 시련도 곧 지나갈 것”이라며 “이럴 때는 누구를 원망하기 보다는 서로를 격려하고 코로나 종식과 이 땅에 하나님의 긍휼이 임하도록 우리는 잠잠히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생업을 접어야 하고 실직 당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리고 이 더위에 의료진들과 방역당국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모른다. 학생들 2학기도 거의 정상 수업이 어렵다. 모든 국민들의 일상이 다 깨어졌다”고 덧붙였다.
또 “자기와 자기 집단만 생각하면 나라는 더 미궁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무엇이 개인과 가정, 신앙과 교회 그리고 나라와 공동체를 지키는 길인지 생각해야 된다. 거듭해서 말하지만 코로나 시대에 이웃 사랑은 서로에 대한 배려이다. 마스크를 쓰며 개인 소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가 2주간 불편하지만 자신을 성찰하고 하나님의 말씀 앞에 기도하면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주시는 하나님, 우리의 피난처가 되시는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묵상하는 기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김태영 목사는 이날 ‘한 데나리온의 은총’(마20:1~7)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은혜로운 말을 하는 곳이다. 다 바른 말을 한다고 하면서 싸운다. 서로가 교회를 위해서 말하지만 다투고 분열한다. 교회는 바른 말을 하는 곳이 아니라 은혜로운 말을 하는 곳이며 은혜의 강이 흘러야 교회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 종식과 백신 개발을 위하여, 국가적인 분열상을 보면서 나라의 하나 됨을 위해서 기도하자”며 “교회가 더 조심하고 철저한 방역 가운데 교인들이 이웃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한 때이다. 서로를 원망하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나라의 원리인 공평의 원리, 하나님의 주권의 원리, 은혜의 원리를 기억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