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시 4차 추경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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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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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유행+가을 태풍 대응 재정 여력은 턱없이 부족
과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6회 국회(임시회) 제10차 본회의 모습 ©뉴시스

오랜 장마에 집중호우로 막대한 비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까지 겹치면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요구가 다시금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수해 복구를 위한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는 정부 입장과 달리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로 재정 소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4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현재로서는 지금 확보된 예산으로 지원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긴 장마로 인한 집중호우로 전국적으로 수해가 발생한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4차 추경 편성을 요구했다.

이에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지난 12일 당정청 협의회를 열어 수해 복구를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4차 추경에 대해서는 아직 재정 여력이 충분한 만큼 일단 보류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재정악화를 우려해 재정 지원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무조건 4차 추경을 편성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마치 정부가 재해복구 지원 의지가 없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정부가 재해복구를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으로 ▲2020년 기정예산 ▲재해대책예비비 ▲재해대비 국고채무부담행위(소위 외상공사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는 방법 등을 거론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정예산으로 남아있는 재해대책 등 관련예산 약 4000억원 ▲일반·목적 예비비 2조6000억원 중 향후 여타 예비비 지원소요를 제외한 약 1조5000억원 ▲예산총칙상 재해대비 국고채무부담행위 한도액 1조3000억원 전액 ▲내년도 예산안에 집중호우 지원액 2000억원+α 등 3조4000억원 이상 동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피해액이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고지원 소요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려워 정부의 이 같은 재정 능력이 충분하다고 장담하긴 이르다. 전국적인 피해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 기획재정부

홍 부총리도 정확한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국고소요가 2조원, 2.5조원, 3조원 등 어느 수준이 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혀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재원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수해 복구를 위한 재원은 충분할지 몰라도 자칫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나 작년과 같이 9~10월 태풍이 한반도에 집중 상륙할 경우 그때 가용한 재정이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

정부가 4차 추경을 보류한 뒤 불과 일주일 새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는 1300여명을 넘어서는 등 2차 대유행 조짐이 뚜렷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하면서 막대한 재정을 쏟아 힘겹게 일으켜 세운 내수 소비가 다시금 주저앉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2차 대유행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방역 조치와 함께 강도 높은 경제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4차 추경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하는 등 야당이 정부여당보다 추경 편성에 적극적이다. 정의당은 한 발 더 나아가 4차 추경과 함께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4차 추경 편성 요구 목소리가 커질 경우 재정 당국의 의지와 상관없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4차 추경 편성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홍 부총리는 "이번 집중호우 피해복구는 이미 확보된 예산을 총동원해 충분한 수준으로 신속하게 지원하고 4차 추경 편성은 추후 판단으로 남겨놓은 것"이라며 "정부도 만약 재원이 부족해 4차 추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의당 추경에 대한 최종 확정권을 지닌 국회에 대해 협조요청을 구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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