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한 캥거루 가족의 사진이 감동과 함께 안타까움을 주며 화제를 모은 적이 있는데요
포토 그래퍼 에반 스위처(Evan Switzer)는 호주 퀸즈랜드의 해안마을을 산책하다 한 캥거루 가족을 보았습니다.
수컷 캥거루가 초원 위에서 죽어가는 암컷 캥거루를 꼭 끌어안고 위로하는 듯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이 찰나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고 사진은 전 세계에 퍼지며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습니다.
사진을 찍은 에반 스위처는 “새끼 캥거루가 어미 캥거루를 응시하더니 부드럽게 어미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라며 “수컷 캥거루는 암컷 캥거루의 머리를 받쳐 새끼를 볼 수 있도록 해줬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컷 캥거루가 다시 한 번 암컷 캥거루의 머리를 들어 올리려고 했지만 맥없이 쓰러지고 말았다”라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끼를 안아보려는 사진 속 어미의 앞발이 애처로워 보입니다.
그는 “수컷은 암컷을 애도했고 이는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사진 속 짝은 잃은 수컷의 비통함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죽어가는 암컷 캥거루를 꼭 끌어안고 애도하는 줄로만 알았던 이 사진에는 반전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캥거루 전문가인 마크 앨드리지(Mark Eldridge) 박사는 “수컷 캥거루가 동반자를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짝짓기를 하기 위해 암컷 캥거루의 머리를 들어 올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증거로 수컷의 음낭 뒤쪽이 튀어나왔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새끼는 어미가 죽은 지 모르는 거 같다”라며 “어미와 새끼 간 유대감이 강하지만 이를 애도로 표현하긴 어렵다"라고 반박했는데요.
즉, 수컷 캥거루가 죽어가는 암컷 캥거루를 애도한다는 것은 ‘순진한 의인화’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사진 속 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간의 착각일까요?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사진 속 캥거루 가족에 대한 진실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짝짓기를 시도하려던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