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UNY(KOrea.UNinted.Youth)의 온라인 컨퍼런스가 17~19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둘째날인 18일 ‘목사님 궁금해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가 청년, 다음세대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위러브 박은총 대표가 질문과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Q. 미디어교회를 시작하셨는데, 목사님 연배에서 저희를 생각해주고 미디어를 생각해주는 게 쉽지 않은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중요한 계기가 있었다. 93년에 미국 유학을 갔는데 대학의 신약 교수님이 쓰신 책이 우리말로 하면 ‘현대 영화 속에 나타난 바울 사상’이었다. 그리고 일반영화를 가지고 여러 설교를 만들었다. 그 책에서 이런 질문을 했다. ‘만약 사도바울이 이 시대에 살아 있다면 어떻게 선교를 할까?’ 그 당시는 비디오 테이프 시대이고 미국에서 한 해에 2억 개 이상의 테이프가 팔리던 시대이었다. 사도바울이 살아 있다면 이렇게 선교하지 않았을까라는 말에 미디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한국에 돌아와서 강의할 때, 일반대학강의도 하게 됐는데, 일반영화를 가지고 기독교 사상을 가르쳤다. 놀랍게 대학생들이 모였다.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서, 복음의 내용 문제보다 미디어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어떻게 보면 미디어가 문화인데, 그리스도인으로 문화를 대하는 자세가 다양한다. 어떤 자세로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고, 어떻게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니버라는 유명한 신학자는 변혁자 그리스도 이야기를 했다. 요즘 팀 켈러 목사님은 문화를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큰 선물로 본다. 우리들이 문화를 어떻게 잘 활용하고 이 땅에서 거룩하게 사용하는가,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화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될 것 같다.
예를 들어서, 20년 전에 드럼이 큰 논쟁이었다. 드럼이 교회에 있으면 찬양을 하고 세상에선 세상 노래를 한다. 피아노도 모차르트 시대에는 ‘딴따라’ 악기였다. 그렇지만 교회에서 사용되며 거룩한 악기로 쓰임 받았다.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이 세상의 문화를 교회 안으로 가져와 거룩하게 만들 수 있다면 세상에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Q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할까?
“사람들은 대부분 선을 정해주길 원한다. 올해 부활절 설교 제목이 ‘선 밖에 선 예수’였다. 예수님은 공생애 3년 동안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선으로 사람들을 대하지 않으셨다. 긍휼이 많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긍휼로 다가가시고 죄를 질책하실 땐 무섭게 질책하셨다. 예수님은 성경에서 보면 일관성이 없으시다.
왜냐하면 사람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시기 때문이다. 청소년, 젊은 크리스천에게 내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예수를 쉽게 믿으려 하지 말고 고민하며 믿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예를 들면 교회에서 술 마시면 안 된다고 하지만, 만나교회가 유명해진 게 흡연실 때문이다. 교회에서 담배 피우는 건 신앙적이지 않지만, 아직 신앙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다. 예수님은 굉장히 많은 배려심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한다.
당시 세리 삭개오의 집에 가시는 건 유대인으로서 말이 안 된다는 거였다. 그러나 예수님은 기꺼이 가셨다. 용납해 주셨다. 세상 문화에 대해서도 정죄하기보다는 문화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낼 것인가 고민했으면 좋겠다.”
Q.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이 있다. 미디어교회가 4~5년 됐는데 훨씬 앞서서 미디어를 보시고 시작하셨다. 다음에는 어떤 스텝이 되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고 미디어교회를 통해 어떤 그림을 보고 계시고 새로운 것을 접하며 어떠한 방식과 방향으로 대하시는지?
“성격적으로 변화를 좋아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고민하는 결과가 다 옳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안주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디어교회도 그런 고민에서 시작했다. 사회가 너무 다양해져서 주일날 예배드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지금은 주일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할까? 그리고 또 한국교회 가운데 큰 위기인 가나안 성도들이 신앙을 떠나지 않고 붙잡을 공간이 온라인이라고 생각했다. 온라인상의 교회를 통해 신앙공동체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다시 오프라인으로 데리고 가는 것을 꿈꾸며 시작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가 터지고 우리 교회는 크게 변한 게 없었다는 거다. 지금까지는 잘 왔다. 내 미래는 자신하지 못한다. 미래를 고민하는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Q. 환경적으로, 문화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못 하는 환경에 있는 사람이 많은데 개인적인 신앙으로 이겨내야 하는지 새로운 환경을 찾아서 만들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조언해 주실 수 있다면?
“우리가 생각을 조금 바꾸면 아주 좋은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교회공동체 생활을 하는데 안 맞는 부분이 있다. 문화적 욕구나 교회 예배나 목사님 설교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듣다 보니 자신이 듣지 못한 다양한 예배를 경험하게 됐다.
그래서 교회들이 위기감을 느낀다. 그런데 사람이 떠나갈 것이라는 염려보다 가능성을 봤으면 좋겠다. 모든 걸 갖추고 만족시켜줄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생각 자체가 바뀌었다. 교회에 가장 중요한 건 관계라고 생각한다.
이제 채워지지 않는 부분들은 다른 매체들을 통해 얼마든지 공급받을 수 있다. 교회는 단순히 문화적인 공동체 예배만 드리는 공동체가 아니다. 관계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좋은 콘텐츠에 대한 개방성을 가지고 교회가 공동체성을 어떻게 유지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Q. 믿지 않는 이를 전도하는 도전의 메시지를 한다면?
“청소년들이 복음을 전하거나 예수 믿는 게 즐겁고 자랑스럽지 않은 이유는 우리 세대가 잘못해서이다. 그런 점에서 미안하다. 앞으로 전도에 대한 환경,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잃어버린 30년이 있다면, 앞으로 30년 더 고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도에 있어서 중요한 게 무엇이냐?
지금 많은 연예인들이 크리스천들이다. 그 이유는 어렸을 때 교회에서 기타 치고 노래하는 문화를 접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청소년들에게 교회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지금은 매력적이지 않다. 문화만 그런 게 아니고 사람에 대한 매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크리스천으로서 가장 중요한 매력은 복음의 본질인 사랑, 배려, 긍휼이다. 우리가 이것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복음으로 믿음으로 돌아오면 소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Q. 한 달 전 코로나 대응에 대한 만나교회의 의견을 보고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코로나처럼, 신앙을 열심히 하는 행위가 세상에서 볼 때 욕먹는 것이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세상에 맞춘다는 건 어폐가 있다. 스텐리 존스라는 인도의 선교사분이 있다. 간디와 만남이 있었고, 힌두교인을 위해 선교한 분이다. 그분이 ‘인도를 걷고 있는 예수’라는 책을 썼는데 거기에 아주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
인도의 힌두인들에게 당신은 기독교적인 삶을 산다고 하면 칭찬으로 알아듣는데, 당신이 기독교인이라는 말은 수치로 알아듣는다고 한다. 당시 많은 영국인은 기독교인과 동일시됐다. 그런데 그들은 복음처럼 살지 않았다. 간디는 그 당시에 무저항 비폭력운동을 할 때 많은 메시지가 복음서에서 나왔다. 성경을 많이 인용했지만, 크리스천이 되지는 않았다.
지금 코로나 시대를 바라보며 나는 중요한 생각을 가지는데 뭐냐면, 기독교적인 삶 복음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예배를 안 드리고 드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예수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이 예배를 어떻게 보셨을까 하는 것이다. 지금 코로나로 인해서 교회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복음은 사람을 이롭게 하고 사랑으로 감싸는 것이다. 예배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 하나님이 기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사랑하지 않는 예배의 행위들은 진짜 예배가 아니라 행위일 수 있다. 내가 옳다라는 게 아니라 하나님 마음에 어떤 게 합한 것인지 생각한다면 이 시대에 교회가 해야 할 일을 깊이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Q. 어떻게 해야 할까?
“교회로 인해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교회가 조심하고 사회의 염려가 되지 않도록 행동해야 한다. 요 몇 달간 교회가 잃어버린 크레딧(신뢰)이 많다. 회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난주 우리 교인들에게 잘해왔지만, 더 잘하자고 더 지키고 세상 사람들보다 더 잘하자고 교인들에게 말했다.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은 우리 시대의 고민만이 아니다. 2천 년 역사 가운데 교회는 늘 위기를 경험했다. 중세시대 역사상 그렇게 타락한 적이 없다. 그때 루터가 나왔다. 영국 사회가 피폐해질 때 웨슬리가 나오고 무디가 나왔다. 영적부흥운동은 사회가 가장 타락하고 교회가 힘들 때 항상 일어났다.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영적 부흥을 일으킬 때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
Q. 비슷한 질문일 수 있는데, 안 믿는 친한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의 삶을 보면 이 친구들에게 필요한 건 복음이 맞을 텐데 세상적으로 볼 때는 필요하지 않아 복음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는 회의감이 들 때가 있기도 하다. 믿는 청소년들은 어떤식으로 그런 친구들을 대해야 할지?
“하나님이 인간을 영적인 존재로 만들었다. 드러나지 않지만 모든 사람은 영적인 갈급함이 있다. 존재론적인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람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의 공허함. 젊은이들이 허탈하고 꿈을 잃어버리고 공허함을 가지고 살아간다. 교회를 바라보면 채워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복음은 듣는 게 아니라 보길 원한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으면서 일어나는 변화, 확신, 삶이 보여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복음을 살아내는 것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많은 상처를 줬다. 유명한 목사님들이 여러 문제로 넘어질 때 젊은이들이 아노미 상태가 됐다. 저분들이 넘어지는 걸 보며 확신을 흔들어 놓은 신앙의 모습이 있었다. 나는 그들이 신앙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신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앙이라는 건 끝까지 살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성적인 문제, 유혹이 왔을때 이겨낼 자신이 있을까? 남자의 입장에서 유혹을 100% 이길 자신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기는 방법은 자꾸 싸워서 이기는 게 아니라 피해야 한다는 거다. 내 속에서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싸움을 해야 한다. 우리가 연약함을 알면 하나님을 붙들 수 있다.”
Q. 우울증을 앓는 친구들이 요즘 많은데, 붙들고 싶어도 붙들어지지 않는 친구들이 스스로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울증은 죄라고 생각하는데, 이것들을 교회에서는 질병이라기보다는 믿음의 부족이나 질병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 목사님은 어떻게 바라보시는가?
“나는 오랫동안 우울증, 공황장애, 수면장애로 어려움을 겪었다. 10여 년 전에 공황장애인지 몰랐는데 설교하다 병원에 갔다. 그 당시에는 공황장애라는 말이 보편화 되지 않았었다. 공황장애란 걸 알고 설교 때 제가 공황장애라고 말했었다. 공황장애는 우울증과 같이 오는데, 우울증은 이유 없이 다운되면서 우울하다.
치료의 과정을 겪으면서 깨닫게 된 게 사람들이 가진 우울증과 공황장애의 90% 이상은 신체발란스에서 온다는 점이다. 호르몬이나 자율신경계 발란스가 깨지면 우울증이 온다. 그때는 발란스를 맞춰주는 약을 먹으면 금방 좋아진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는 우리의 죄책감으로 올 수도 있지만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목회자가 병을 봤을 때, 영적인 문제인지 육체적인 기질의 문제인지 구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청소년들 젊은이들 좋은 교회와 안전한 목회자를 잘 찾고 만나야 한다. 교회를 선택하는 건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 목사님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건강한 신앙을 가지고, 우리들에게 좋은 설교와 관계를 맺어줄 수 있는 사람인가를 적어도 고민하고 판단하고 교회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Q. 교회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특히나 청소년은 교회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친구들이 대부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친구들은 신앙적인 부분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어려운 부분이다. 그런 부분에서 청소년보다 부모에게 책임이 있다. 부모님이 자녀에게 어떤 신앙의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가? 그리고 한국교회에 많은 성적인 일탈이 있는데, 이 부분들에 청소년과 청년들이 깨어서 생각을 해야 한다. 목회자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도덕적인지, 말과 행동이 목회자로서 정상적인지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흔히 그루밍 범죄라고 하는데, 교회라는 공동체에서 목사 전도사라는 지위를 가지고 지배하려고 하는 것에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 시기에 비판도 하고 질문도 던지고 옳은가 생각하는 게 건강한 신앙이라고 생각한다.”
Q. 청년으로서 저항정신과 기존의 것들을 잘 융합하는 지혜가 무엇일까?
“그건 인격에 대한 문제이다. 내 맘에 안 들기 때문에 틀린 건 아니다. 꼰대소리를 안들으려면 얼만큼 그들을 배려하는가? 또, 얼마나 어른들을 존중할 것인가에 대한 협상이 필요하다. 이 세상은 절대 독단적으로 살 수 없다. 크리스천의 마음이 사랑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헤아리는 것이다. 신앙이 있으므로 헤아린다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인격이 성숙한 사람에게서 훨씬 더 많은 양보가 나온다. 갈등에 대해 고민하는 이상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순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Q. 목회뿐만 아니라 살면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어떤 게 있으셨는지? 가장 밑바닥으로 간 순간이 언제인지, 터닝포인트가 준 영향과 헤쳐나간 지혜를 듣고 싶다.
“지금 듣고 있는 분들 중에 많은 사람이 모태신앙일 것이다. 나도 모태신앙으로 아버지가 목사님이라 신학교에 가고 목사가 됐다. 행복하지 않았다. 목사가 된 이 길이 내가 원해서 된 길도 아니고 꿈이 아니었다.
특히 신학교 시절 노는 걸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노름을 좋아했다. 그리고 신학교 왔을 때는 1년 동안 최선을 다한 게 당구였다. 입학할 때는 장학금 받고 신학교 들어왔는데 다음 학기에 학사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머리 길게 기르고 찢어진 청바지를 입으며 그룹사운드를 했었다.
목회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군목 2년 차 때 군목수련회에 갔다가 은혜를 체험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고백을 했다. 정말 놀랍게도 하나님이 지금까지 인도하신걸 느낀 게 터닝포인트였다. 그때부터 목회에 대한 열정이 생기고, 미국 유학을 가서도 너무 목회를 하고 싶어 2년 만에 마쳤다. 길이 생기고 목적이 생기니 삶이 심플해지고 여기까지 왔다. 목회에 대한 부르심이 있고 난 뒤로 인생에 나락에 빠진 일이 없다. 늘 내 삶이 베스트이다. 아파도 봤고 119에 실려도 가봤다. 그래도 늘 내 삶은 베스트였다. 힘들지만, 지금 있는 시간이 귀하다라고 생각했다.
또, 제주도에 요양하다가 응급실에 실려 가면서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10여 년 전 아이들과 집사람이 어떻게 사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때 내 속에 이런 물음이 생겼다. 이렇게 죽으면 하나님이 무엇을 물으실까 생각해 보니 무엇하다 왔을까 물으실 것 같았다. 그때부터 교회성장, 크기가 목회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맡겨주신 이 상황에 무엇을 해야하나가 고민이었고, 고민 가운데 목회를 했다. ”
Q. 목표가 명확해지니까 단순해졌다고 하는데, 청년들에게 많은 고민이 선택일 것인데 목표를 명확하게 할만큼 준비가 안된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지혜는 무엇일까?
“제일 중요한 게 부르심인 것 같다. 우리 아들은 중3 때 영성훈련 갔다 와서 하나님이 부르셨다며 목사가 되겠다고 했다. 그래서 아들에게 앞으로 목사가 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면 좋은 목사가 될까 물었다. 제일 하고 싶은 거를 써보라고 했다. 좋은 목사가 되기 위해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게 달랐다. 우리의 삶에 결정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다 욕망이 있다. 욕망은 죄가 아니다. 무엇이 죄냐면 욕망대로 사는 게 죄이다. 욕망대로 사는 건 격한 말로 표현하면 짐승이다. 하나님이 주신 욕망을 선하게 만들어 가는 게 크리스천이다. 청소년들에게 다 욕망이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그 욕망을 하나님 앞에서 보게 만든다. 하나님 앞에 서지 않으면 욕망을 다스리는 게 어렵다. 욕망과는 평생 싸우는 것이다. 싸움이 그치면 루저가 된다.”
Q. 목사님의 경험을 공유해주시면?
“저는 그렇게 노는 걸 좋아했는데 냄새가 싫어서 술과 담배를 안 했다. 그래서 삶을 돌리는 게 쉬웠다. 내가 놀았던 모든 게 쓰임 받고 있다. 당구도 끊고 노름도 끊을 수 있었던 건 은혜를 받고 나서 이것보다 더하고 싶은게 있고 이렇게 산 게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28살 때 은혜를 받고 결심한 건 ‘새벽을 살리라’라는 것이다. 새벽을 살았다는 건 새벽예배를 마치고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2~3시간을 잘 썼다.”
Q. 섬기고 있는 교회 목사님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 어떻게 회복하고 대처할 수 있을지?
“상처는 평생 살면서 주고받는다. 상처에 관한 기준점은 말씀이다. 단순한 상처인가 잘못된 것인가? 요즘 특히 청소년들이 찬양 예배 워십을 좋아하는데 위험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말씀을 잘 모르면 영적인 체험이나 감정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판단할 수 있는 말씀 성경공부도 필요하고 말씀 읽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만든 기준이 아니라 말씀이 기준이 될 때 크리스천인 것이다.”
Q. 아이들에게 짧게 과거의 목사님이라고 생각하고 지혜를 주신다면?
“청소년들이니까 내 이들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아들은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겠다고 하는데 어느 날 심각하게 자신은 설교를 못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아들은 모범생처럼 살아서 아빠처럼 놀아본 경험이 없어서 설교할 거리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아들에게 하나님은 우리의 과거를 바꾸셔서 쓰시기도 하지만 순전함을 훨씬 더 기뻐하신다고 했다.
여러분들이 지금 하는 일들이 변명거리가 되지 않도록, 내 삶에 하나님을 생각하며 충실할 수 있는 게 베스트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순간순간이 베스트라는 것을 기억하고 힘있게 살아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