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외부 지원 없는 수해 복구를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엔 측에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3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수해 복구를 위한 외부 지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엔인구기금(UNFPA) 로이 와디아(Roy Wadia) 아시아·태평양사무소 대변인은 17일 RFA에 “유엔 측이 지난주 북한 당국으로부터 최근 폭우와 홍수로 인한 피해 정보를 전달받았다”면서 “유엔은 이번 수해 피해 주민들을 신속히 돕고 피해 상황을 파악하도록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향후 북한 당국의 정보공유와 지원요청이 있을 시 사전 준비된 보관 창고를 통해 구호 물품을 전달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라며 “북한 당국이 유엔 측에 피해 상황은 공유했으나 여전히 지원 요청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고 RFA는 보도했다.
뉴욕 유엔 본부의 에리 카네코(Eri Kaneko) 부대변인 역시 이날 RFA에 “유엔 측이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가장 취약한 지역사회들에 대한 북한의 대응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RFA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관영 매체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홍수 피해 정도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 인도주의 평가기구인 ACAPS(The Assessment Capacities Project)의 정보 분석가 조지 잉글스(George Ingles)는 “현재 국제적십자연맹(IFRC)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인도지원사무국(ECHO) 측의 보고서에 기반해 피해상황을 분석하고 있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면서 “이러한 보고서들이 북한 내 상황에 대한 단면만을 제공할 뿐 더 심도있는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RFA에 “북한 내에서도 특히 평양 이외 지역에서는 외부지원 없이 수해 복구가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라며 “(2017년 당시) 평양 외부 지역에서 홍수 피해 복구 작업을 하던 주민들의 사진을 보면 그들에게 트랙터, 굴착기, 삽과 같은 도구가 전혀 없고 손으로 일해야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북한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사실상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수해 복구 작업을 위해 현재 북한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이러한 지원이 북한 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과 지역에 전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RF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