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질환 칼럼] 유방의 염증성 질환, 유선염과 유방농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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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분들의 임신 유지와 출산의 과정은 남성들로서는 감히 공감할 수 없는 숭고함과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또한 9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이 기간은 노력과 고생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해산의 시기가 지나면 끝날 것 같은 노력은 이후로 1년 안팎의 수유기로 연결되고, 수유의 과정에 또 크고 작은 불편한 증상들을 겪게 됩니다.

오늘은 유방의 염증성 질환인 유선염과 유방농양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유방의 구조는 유즙을 만들고 이동시켜 배출시키는 유선조직과 그 유선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간질조직으로 구성됩니다. 유선조직은 유두를 중심으로 나뭇가지처럼 사방으로 뻗어 유방의 테두리 변연부에 닿는 여러 줄기의 유관구조와 그 관구조 끝부분에 포도송이처럼 20여 개의 폐쇄된 공간인 유관소엽으로 이루어집니다. 유즙은 이 유관소엽에서 만들어져 유관을 통해 유두주변의 집합관으로 모여들게 됩니다.

유선염이란 이런 유선조직의 소엽이나 유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크게 수유기 유선염과 비수유기 유선염으로 나눌 수 있는데, 수유기 유선염은 주로 영양분이 풍부한 유즙이 많이 모여 있는 유관 소엽부위, 유두에서 먼 쪽, 유방의 변두리 부분에 잘 생기고, 비수유기 유선염은 유두와 유륜 바로 아래 확장된 유관부위인 집합관에 유즙 찌꺼기가 고이면서 발병하게 됩니다.
유선염의 대부분은 초기에 항생제 사용으로 대부분 쉽게 치료되지만, 염증이 심한 경우 주변 조직이 괴사되면서 농양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농양이 형성된 경우 주사기로 농을 뽑아내거나, 절개배농술을 하여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유기 유선염의 경우, 수유하면서 생긴 유두의 상처로 인해 균이 침투하여 발병하므로, 수유 전후의 위생관리가 중요하고, 유즙이 정체되거나 고이지 않도록 마사지나 유축을 통해 잘 배출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비수유기 유선염은 유륜주위 유선염과 주변부 유선염으로 구분합니다. 유륜주위 유선염은 유관의 ‘편평상피화생’이라는 유관확장성 변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며, 20% 정도는 유방농양으로 진행되고 그 절반은 피부로 누공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주변부 유선염은 당뇨나 면역 저하성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종 비수유기에 반복되는 유선염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육아종성 유선염이라는 만성 염증상태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육아종성 유선염은 출산 후 수년 내에 발병하는 무균성 염증질환으로 유관소엽이나 집합관에 ‘육아종’이라고 하는 염증조직이 생기게 됩니다. 농양을 형성하거나 누공이 생기는 경우도 흔하며, 만성화된 염증으로 지속적 종괴와 불편감을 유발합니다.

당뇨성 유방병증은 인슐린의존성 당뇨를 20년 이상 가진 폐경 전 여성에 주로 발병합니다. 초음파검사에서 악성종양과 감별이 어려워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 유방에 생길 수 있는 염증성 질환으로, 유륜의 피지낭에 염증이 생기는 몽고메리선염, 유방결핵, 유방주변의 혈전정맥염인 몬도르병 등이 있습니다.

어떤 원인이건 유방의 염증에 대한 치료 및 관리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염증상태가 유방암의 원인 혹은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염증을 동반한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5% 정도를 차지하며, 단순한 염증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는데 염증성 유방암 자체가 진행이 매우 빠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선염이나 유방농양의 염증 자체에 대한 치료 이후에도 면밀한 관찰과 추적관찰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최봉수 원장

최봉수 원장

최앤박내과외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과전문의
대장항문 송도병원 전임의 및 과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가천의대 길병원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