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주신 지혜로 개발한 채금 기술로 해외선교 기여 원해”

㈜일특기전 부회장 임승수 장로 인터뷰

납땜자동화기계·옥내 노후 급수관 갱생 기술 등 신기술 개발
2016년 건식 전기전도선별 방식으로 광미 속 채금기술 개발

인생 고비 넘길 때마다 하나님 은혜로 사업과 건강 회복해
인생 후반전은 하나님 뜻대로 하나님 일 하면서 살고 싶어

국내 납땜 분야 전문가이자 발명가, 사업가로 평생 한계를 넘어 새로운 꿈을 꾸고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폐타이어 보일러 개발 중 폭발 사고로 중증 화상을 입어 죽음의 문턱까지 갔을 때도 강인한 의지와 피나는 노력으로 빠른 회복을 보여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18일 인천 남동대로에 있는 공장 사무실에서 만난 ㈜일특기전 설립자이자 현 부회장 임승수 장로(남현교회 은퇴장로, 72)는 다부진 체격에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일특기전 부회장 임승수 장로(남현교회 은퇴장로)가 납땜자동화기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임 장로는 “남은 후반전은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그동안 개발한 선진 기술로 해외선교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작년부터 인생 후반전을 시작했다”고 말한 임 장로는 “지난날을 돌아보니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와 인도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남은 후반전은 그동안 개발한 선진 기술로 해외선교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977년 ㈜광진전자 사원에서 1983년 ㈜대우통신이 회사를 인수하며 ‘대우맨’이 된 임승수 장로는 1988년 납땜자동화기계를 제조하는 산업처리공정 제어장비 제조업체인 ㈜일특기전(구 ㈜티에스)을 설립했다. 2017년까지 대표이사를 맡다가 가족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지금은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임 장로는 이날 “개발도상국의 낙후된 수도관을 갱생하고, 태양광 LED나 전신주 설치 기술 등 한국이 보유한 선진 기술을 전수하여 지역사회 개발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해외 사업을 통해 활동이 점점 위축되는 현지 선교사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과거 여러 차례 현지 정부와 공동으로 지역개발 기회가 있었지만, 현지에서 투자 자금이 없다고 하여 번번이 무산된 경험을 했다는 그는 “해외 지역개발을 위한 사업 초기 자금은 현지 광미 개발권을 얻어 조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2016년 개발한 금 선별기. 자성체 선별과 부도체 선별을 마친 광물을 컨베이어 벨트로 이송하면서 전기전도 방식으로 금만 선별할 수 있다. ©임승수 장로

임 장로는 하나님이 주신 아이디어로 전자계 반응 효과를 이용해 사금 등 목적 광물을 선광하는 방법과 선광 장치(출원번호 제10-2016-0027901호)를 2016년 발명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현지에서 광산 채굴 후 남은 광물찌꺼기인 ‘광미’에 섞인 미량의 금을 추출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전기전도선별 방식을 사용하여 폐수가 적을 뿐 아니라, 자체 정수 처리 시스템을 갖춰 광산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 발생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광미 개발 시 발생하는 이윤은 현지 국가와 절반씩 나눌 계획이다.

 

납땜 분야 중진으로 국내 납땜 기술 발전에 기여

임승수 장로는 원래 20대 후반부터 납땜 전문 기술자로 국내 대기업 생산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 올린 뒤 1994년 서울대 공대 최고산업전략과정(AIP)을 수료하고 2012년 일본 와세다대학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납땜 현장에서 실무진들이 활용할 수 있는 ‘납땜 실무기술’(1999), ‘무연 마이크로 솔더 실장 응용’(2001)의 공저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국내 납땜 기술 분야의 중진으로 인정받은 뒤에는 국내외 기업 강연과 정부 연구개발과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그가 발명한 질소 자급 기능을 가진 솔더링 머신(특허 제0514353호), 액체유도펌프를 이용한 땜납조(특허 제10-1140155호)는 특허권을 취득했다.

임 장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자제품 없이 살 수 없는 이때, 제어장비 생산에 중요한 납땜 기술의 중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며 “납땜(soldering)은 본딩(bonding, 접착)이 아닌 웰딩(welding, 용접)이며, 전자제품 생산의 ‘꽃’과 같다. 생물같이 관리를 계속 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자동차제어판 제작 시 로봇이 앞뒤로 제어판을 납땜하는데 0.1mm의 오차도 없어야 할 뿐 아니라 지속해서 관리해야 급발진 원인 등이 줄어든다”며 “앞으로 우리 회사는 예열 시간, 납 온도, 용접 시간 등의 기록을 담은 보존시스템을 적용해 바코드를 찍으면 전문가들이 관련 정보를 바로 확인하고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공장에 수출한 납땜자동화기계 모습 ©임승수 장로

㈜일특기전은 생산 현장에서 쌓은 기술 경험과 일본의 기술 협조로 개발한 인라인화 자동납땜장치를 국내 대기업들과 800여 중소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 10여 개국에 총 1만여 대를 납품해 품질과 기술을 인정받아 왔다. 1997년에는 과학기술처장관 표창장, 2003년에는 과학기술부장관 표창장, 2006년에는 국무총리상 표창장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발생 이후 해외 출장이 어렵고, 국내 경기 위축으로 매출이 줄자 보증금과 월 1% 대의 임대료를 받고 최신 기계를 렌트해 주는 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목표는 2021년 12월 말까지 50세트를 렌트해 주는 것이다. 임승수 장로는 “납땜기계 렌트 사업으로 남는 수익 역시 선교사업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내 노후 급수관 갱생 신기술로 키르기스 진출했으나 내란으로 좌절

인간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려는 크리스천 엔지니어의 몸부림으로 탄생한 옥내 노후 급수관 갱생 기술은 임 장로가 해외 개발도상국에 전수하고 싶은 또 다른 기술이다.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지원으로 2006년부터 관련 기술을 연구하여 2009년 개발을 완료했다.

 

옥내급수관 갱생기술로 노후 건물의 수질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임승수 장로

건축한 지 20~30년이 지나면 급수관이 노후화돼 내부에 녹이 스는데, 녹과 중금속에 오염된 물을 사람이 마시면 설사, 아토피, 호흡기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위암 등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신기술 인증을 받은 볼텍스(voltex, 회오리) 기류를 이용한 옥내 노후 배관 갱생용 연마 및 도장 장치 기술(인증번호 제0098호)과 과부식 방지 장치(특허 제 0442092호)를 활용하면, 급수관 교체로 건물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급수관을 갱생할 수 있다. 연마제가 든 강한 회오리바람으로 노후 배관 내부의 녹을 제거하고 다시 부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코팅하는 방식이다. 옥내 급수관과 옥내 난방 배관, 선박 배관, 소방 배관, 산업용 배관 등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코팅제에서 환경호르몬 검출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해 ‘갱생한 급수관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승인도 받았다.

 

임 장로는 2009년 지자체와 공동으로 노후 급수관 갱생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뜻밖에도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혔다. 노후 아파트의 수질이 개선되면 재개발·재건축 선정에 불리해진다는 게 이유였다. 정계 인사들을 만나 “급수관 개선은 사람 사는 문제니 도와달라”고 했지만 “재건축 통과를 공약으로 내걸어서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해외로 눈을 돌려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터키, 이스라엘까지 기술 소개 동영상을 영어, 러시아어로 제작해 알렸다. 2009년 말 키르기스스탄 정부에서 연락이 와서 2010년 2월 한국 정부의 고위직이 방문해 키르기스스탄 수도관 갱생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그해 4월 키르기스스탄에 내란이 발생해 계약은 물거품이 됐고, 큰 손해를 입은 회사는 같은 해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임 장로는 사재를 털어 회사를 살리려고 했지만, 결국 함께 운영하던 ㈜티에스를 청산하면서 2017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현재 ㈜일특기전은 2018년 1월 재창업했다. 그는 “사업도 결국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자원개발로 얻는 수익금으로 지역사회 개발하고 선교사 도울 것”

 

작년 키르기스스탄의 한 사금광산을 방문한 ㈜일특기전 부회장 임승수 장로. ©임승수 장로

약 7년의 법정관리 기간에도 임 장로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4년 키르기스스탄 열 병합 발전소를 계약하고, 2015년 석금, 사금광산 5개소 탐사 및 화학강화유리 개발에 집중했으며, 2016년 도시고형폐기물(MSW·Municipal Solid Waste, 생활쓰레기) 사업과 키르기스스탄 사금광산 사업을 추진했다.

 

임 장로는 “키르기스스탄을 비롯하여 중앙아시아 국가를 자주 방문하면서 투자할 곳을 소개받았는데 금광이 많았다. 지질학자와 현장 답사를 해보니 환경문제, 기술 부족 등으로 개발되지 못한 금광이었다”며 “기존 채광 방법으로는 사업이 어렵고,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여 기도했다”고 말했다. 임 장로는 전자의 힘만으로 액체가 된 납을 뿜어 올리는 자동납땜기계의 원리를 활용해, 결국 전기전도만으로 광미에서 금을 선별하는 기술과 기계(GSM·Gold Selection Machine)를 개발하여 특허를 받았다. 이 기술은 금뿐 아니라, 희소성이 높은 백금, 로듐, 팔라듐, 희토류 등의 다른 금속도 선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르기스스탄 사금광산 모습. ©임승수 장로

임승수 장로는 우선 국내에서 채산성이 떨어져 폐쇄된 금광 개발에 이 기술을 활용하기로 하고, 지난 6월 충청도에 위치한 한 금광에서 광미를 공동 선별, 제련하는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또 키르기스스탄, 북한을 비롯한 해외 광산 개발권을 얻어 발생한 수익은 개발도상국의 노후 급수관 갱생 사업 등 지역개발 사업의 초기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임 장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광미 개발 사업은 다른 사업처럼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상품 재고 문제로 불황을 겪을 일은 없다고 본다”며 “해외 사업이 본격화되면 비자 문제로 체류가 불안정하거나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 선별기로 시험 생산한 사금. ©임승수 장로

“죽음의 고비 넘기고 연단 받아...여생은 하나님 일 힘써 행하고 싶어”

 

서울 구로 남현교회에서 체육관리위원장으로 섬기고 올해 1월 장로은퇴 감사예배를 드린 임승수 장로는 작년 5월 예장 합동 서울지구장로회연합회 체육대회 탁구부문에서 우승했다. 상금 50만 원은 월세를 못 낸 개척교회에 지원했다. 알고 보니 임 장로는 20년 넘게 합기도를 하고 1996년 남동공단 체육대회 종합우승, 2015년 키르기스스탄 시니어 탁구대회 우승 등의 경력을 가진 ‘스포츠맨’이었다.

사실 그는 두 번 큰 고비를 넘겼다. 1998년 서울공대, 미국 플로리다대, 경원대와 함께 폐타이어 보일러 개발 도중, 직원이 확인 과정에서 문을 열면서 공기 공급으로 보일러가 재점화돼 문 앞에 서 있던 임 장로가 800℃ 불길에 휩싸였다. 순간 낙법을 이용해 뒤로 뒹굴었지만, 얼굴 전체와 양손, 양다리에 1~3도 화상을 입었다. 가까운 병원이 그를 받아주지 않아 다른 병원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도 ‘죽어도 좋다’는 각서에 가족이 서명한 후에야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의사는 그가 곧 죽을 것으로 생각하고 “3일 후에 치료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3일 뒤 가래에서 더이상 검댕이 나오지 않았다. 임 장로는 “하나님의 은혜로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첫날 병원에서 가족들이 울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나는 괜찮다’고 말하고 싶은데 말이 안 나왔고 통증도 없었다”며 “얼마 후 다시 감각이 돌아왔는데 너무 아픈 거다. 3일 뒤부터 의사는 매일 매일 거즈를 풀고 탄 살을 벗겨내고 드레싱을 했는데 무지하게 아팠다”고 말했다.

 

각종 체육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임 장로는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승수 장로

그때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중환자들은 고통을 참지 못해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 주사를 맞으며 버텼다. 그러나 그는 모르핀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통증을 감내하며 치료에 매달렸다. 그러면서도 다른 중환자의 기도 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기도해주었다. 임 장로는 “의사들은 60일 후 경과를 보고 피부이식수술이나 2차 치료를 하자고 말했는데, 정확히 28일 만에 기적적으로 퇴원했다”며 “‘저는 영업사원이니 얼굴만은 깨끗하게 해주셔야 한다’고 하나님께 생떼를 썼는데 들어주셨다. 지금은 제 나이 또래에 비해서 주름도 적다”며 웃었다.

 

2008년에는 운동을 좋아하는 그에게 갑자기 뇌졸중이 찾아왔다. 1주일을 입원하며 약물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나, ‘예전으로 돌아가려면 근육이 빠지는 것의 두 배 이상 운동해야 한다’는 의사의 충고를 듣고 걷기부터 뛰기, 근육 운동을 하며 몸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데 3년이 걸렸다.

이날 임승수 장로가 건넨 인생 소개서에는 출생 당시부터 2020년 현재까지만 기록돼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인생 후반전’을 시작한 2019년부터 10년 단위로, 100세가 되는 2048년까지의 미래 계획이 함께 담겨 있었다. 자원개발(NGR·New Gold Recycling) 신기술 인증, UN에 NGR 신기술 등록과 각각 해외 5개국·10개국·15개국 이상 NGR 신기술 실행, 80세·90세·100세 이상 세계탁구 시합 우승 목표가 눈에 띄었다.

임 장로는 “지금까지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 눈에 보기 좋은 일을 이루기 위해 고집했다면, 남은 인생은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하나님의 방법으로 살고 복음에 합당한 성도로 자라가는 데 온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리스천 젊은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입을 뗐다. “힘든 세상이지만 눈을 들어 크게 바라보면 하나님이 이 세계를 얼마나 넓고 멋있게 만들어주셨는지 알게 될 거예요. 세상 앞에서 자신감을 갖고 기도하고 꿈을 꾸면서 기쁘게 살라는 이 말,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